그후 1년이 지났다 여전히 그는 가족이 그립다
  • 송지혜 기자
  • 호수 320
  • 승인 2013.11.0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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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 한종선씨(37)가 쓴 <살아남은 아이>(문주 펴냄)가 세상에 나오자, 26년간 묻혀 있던 ‘형제복지원’ 사건의 민낯이 드러났다. 1987년 3월22일, 직원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숨지고 35명이 탈출하기 전까지 12년간 형제복지원에서 531명이 사망했다. 전국 최대 부랑인 수용소로, 당시 수용된 인원만 3500여 명에 달했다. 부산진구에 세워진 이곳은 ‘부랑인을 선도할 목적’으로 매해 20억원씩 국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됐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div>

1984년 10월, 여덟 살 종선씨는 11살 누나와 함께 한 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갔다. 형제복지원이었다. 곧이어 아버지까지 입소했다. 어린 종선씨에게 그곳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3년 동안 매일같이 구타와 기합·고문·성폭행·강제노역이 이뤄졌다. 형제복지원을 떠난 뒤에도 소년의집, 갱생원을 거치고 나서야 사회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아버지와 누나는 그때의 충격으로 지금도 정신병원에 갇혀 산다.

한씨 가족이 우여곡절을 겪는 사이, 당시 형제복지원 박 아무개 원장은 횡령죄 등으로 징역 2년6개월형을 받았다. 불법구금과 폭행, 살인에 대해서는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다. 삶을 잃은 피해자가 수천명 존재해도, 가해자는 없었다. 공소시효마저 지나 가해자 처벌은커녕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칫 잊힐 뻔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은 한씨의 책 출간과 지난 10월10일 열린 형제복지원 피해자 증언대회로 재조명됐다. 11월15일∼12월15일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무대에 오르는 연극 <해피투게더>도 형제복지원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다. 자신의 손을 잡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종선씨는 아버지와 누나와 한집에서 함께 살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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