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로 한국 게임 시장에 열풍을 몰고 왔던 닌텐도가 다시 Wii(사진)라는 게임기 출시를 앞두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휴대용이었던 닌텐도DS와 달리 Wii는 가정에서 TV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비디오 게임으로, 기존 게임기가 손가락을 사용해 버튼과 스틱으로 조종했다면 Wii는 실제 동작을 인식하는 막대형의 컨트롤러를 사용해 주목되었다. 이미 미국에서 발매되어 큰 인기를 얻은 제품이다.

게임기의 인기와 더불어 정식 발매가 되기도 전에 도마 위에 오른 이슈는 한국판 Wii의 지역 코드 문제다. 이제까지 소니·MS·닌텐도 등 게임 회사는 북미·유럽·일본 3대 시장에만 전용 코드를 부여해왔다. 이것도 효용성이 점차 없어지면서 점점 전용 코드를 없애가는 추세다. 하지만 닌텐도는 이번에 한국판을 공식 발매하면서 한국에 국가 코드를 줬다. 한국닌텐도에서 정식 발매하는 게임 타이틀이 아니면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일본판이나 북미판 타이틀을 갖고 있더라도 코드가 맞지 않아 구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본판 Wii를 갖고 있는 사용자 또한 한국판 타이틀을 즐길 수 없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닌텐도 게임을 즐기던 마니아 사용자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이들 사용자 중에는 이미 일본판 Wii를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한국판 정식 발매 소식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기색이다. 반발의 또 다른 이유에는 과거 출시되었던 이전 기종인 게임 큐브 타이틀과의 호환성 문제도 함께 들어 있다.

4월14일 ‘닌텐도 Wii 런칭 콘퍼런스’가 열린 자리에서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통해 최대한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하면서도 “거치형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유통시장은 매우 중요하며 국내 비디오 게임 유통 채널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지역 코드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말로 불법 복제를 방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이 배경에는 마니아보다 일반 사용자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겠다는 닌텐도의 계획이 깔려 있다. 마니아가 게임의 보급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사용자층보다는 더 넓은 의미의 고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닌텐도DS의 성공이 그대로 Wii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아직 많은 사용자가 온라인 게임에 몰두해 있는 데다 지역 코드 및 게임의 호환성 같은 문제로 사용자들은 구매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콘퍼런스 현장에는 장동건의 뒤를 이어 닌텐도 게임기 모델이 된 원빈이 직접 나와 Wii 게임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기자명 임지호(출판사 북스피어 편집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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