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틀 된 일이겠느냐마는 최근 진행된 국정원 국정조사를 지켜보면서 도대체 국회의원이란 무얼 하는 사람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국회의원 하면 떠오르는 연관 검색어를 묻는다면 아마도 정책·비전·국민·국익보다, 비리·뇌물·늑장·무능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게다가 과거에 비해 권위 의식이 줄어들고 접촉면이 늘었다 해도 여전히 국회의원과 국민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어서 같은 나라에서 산다는 느낌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이런 격차를 줄여나가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민들도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려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말해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조카나 자녀를 응원하든 말리든 결정하기 전에, 국회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국회의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국회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과 자세는 무엇인지 등을 차분하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침 사계절출판사에서 펴내는 ‘일과 사람’ 시리즈 열다섯 번째 권으로 국회의원 편이 나왔다. 기호 3번 풀잎당 김영희 후보가 무상의료 정책이라 할 ‘온 국민 건강법’을 공약으로 내걸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데서부터 이후 각종 공청회, 상임위 논의 등을 거쳐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까지 다루며, 국회의사당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생생한 입법 현장, 그리고 선거에서 국민이 행사하는 한 표가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함께 알려준다. 초등학생을 독자로 만든 책이지만 국회의원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살펴볼 만한 책이다. 참, 이 책은 〈국민의 소리를 들어요!〉(이혜란 지음, 사계절 펴냄)이다. 제발 부탁이다.

기자명 박태근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인문·사회 MD)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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