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20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 청문회 중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겨냥한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의 '광주경찰' 발언을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현안 논평에서 "어제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조명철 의원이 권은희 과장에게 '광주경찰이냐'고 물은 것을 듣고 충격이 매우 컸다. 이북의 고위층으로 지내다가 주체사상을 충분히 공부한 조명철 의원이 보여주고 있는 정치는 새누리당이 청산해야 할 정치를 고스란히 닮아가고 있고 오히려 그것을 숙성 진화시켜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뉴시스〈/font〉〈/div〉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13회 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정치·외교·통일·안보·경제·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13회 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정치·외교·통일·안보·경제·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조 의원을 겨냥, "이 일과 관련해서 사과하라. 권은희 과장에게 사과하라는 게 아니라 그 말을 듣고 절망했을 우리 국민들에게 사과하라. 그래야 주체사상을 어디까지 공부했느냐는 치졸한 질문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당 김정현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도대체 국정원 댓글사건 청문회와 권 전 수사과장을 비롯한 김모 증인이 광주 출신이라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어제 청문회에서는 또 다른 새누리당 의원이 다른 증인을 향해 특정학교를 거론하며 '어디 출신 맞느냐' '누가 고등학교 선배 맞느냐'고 추궁해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면서 "이 정도면 어제 청문회는 지역감정 조장대회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문회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들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발언 경위를 공식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전남·전북 출신 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 국정조사의 품격을 떨어뜨렸고 13만 경찰공무원의 명예를 짓밟았다"며 "광주시민들의 마음속 상처를 다시금 터트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정원 국정조사는 사상 초유의 국가 정보기관에 의한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데에 있는 것이지 증인의 출신지와 사상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대한민국의 분열을 조장하고 경찰공무원의 명예를 짓밟은 조 의원은 대한민국 경찰과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조 의원 비난 성명을 냈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특위위원이 증인으로 나온 권 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질문한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 발언은 명백하게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권 과장이 광주출신임을 부각시켜 권 증인의 발언에 지역주의 색깔을 칠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대한민국 경찰 전체의 명예도 훼손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찰은 대한민국 경찰 그 자체이지 광주·부산·대구 등 특정지역 출신만으로 구성되는 경찰이 어떻게 따로 있을 수 있냐. 상식과 정도에 너무나 어긋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누구보다도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서야 할 국조특위 위원이 자극적 언사를 통해 상대방을 자극함으로써 격한 대립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명백한 직무유기 행위"라며 조 의원을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박 대통령이 국민대통합을 강조하고 대통령직속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까지 설치한 마당에 대통령이 속한 정당의 의원이 공공연하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한다면 정부의 정책 의지를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앞서 조 의원은 전날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전남 광주 출신인 권 전 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 경찰이냐"고 질문, 논란이 일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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