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오후 서울 충정로의 한 오피스텔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벌어졌다. 비좁은 오피스텔 복도에 앉은 취재진, 봉쇄된 출입문, 누군가가 나올 때까지 2박3일 정도는 너끈히 기다릴 기세까지, 모든 게 대선 직전에 본 ‘국정원 댓글녀’ 집 앞의 풍경 그대로다. 이러다 안에 있는 이에게 심각한 인권침해가 재연될지도 모른다. 부모님도 못 만나고, 물도 못 마시고, 밥도 못 먹는 그런 심각한 인권침해 말이다.

하지만 주차장에 있는 차를 들이받아 이 오피스텔에 사는 이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인지 알아낼 필요까지는 없다. 사실 안에 없을 거라는 심증이 더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기다리는 건 대통령의 ‘입’인 그가 외교 역사상 최악의 결례를 남기고도 무책임하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절제된 브리핑’을 그리도 자랑스레 여기던 그는 어서 국민 앞에 나타나 ‘절제되지 못한’ 욕정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이 기약 못할 기다림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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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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