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이 있다. 귀에 익숙한 말이라 당연히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 속담에 동의하고 살아왔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특히 지방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는 수많은 모임과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 속에서 때로는 불끈하는 동료 의식으로, 때로는 끼리끼리 동병상련으로, 때로는 속닥속닥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서로 이익을 나누기도 하고, 서로 나뉘어 싸우기도 한다.
중소 도시나 지방의 경우 이 문제는 더 심하다. 어떤 이는 모임이 서른 개가 넘는다고 한다. 매일 한 곳씩 모임에 참여한다고 해도 한 달이 부족하다. 왜 이렇게 모임을 많이 가질까? “팔은 안으로 굽잖아요. 서로 알고 지내면 아무래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모임에 참석해요.”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도, 정치를 하는 사람도 모임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주류 시장이 불야성을 이루는 것은 전적으로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