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스라엘 교도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사망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자라다트 씨(30·사진)의 의문사로 시작된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의 한 고위 관리는 주유소 직원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자라다트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신베트는 주로 이스라엘의 국내 보안을 담당하는 비밀 경호 정보기관이다. 신베트는 국제 인권단체로부터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함부로 다루고 학대한다는 비난을 자주 받아왔다. 이번에 발화점이 된 자라다트도 부검 결과 몸 여기저기에 멍이 있었으며 갈비뼈도 두 곳이나 부러져 있었다고 팔레스타인 정부는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도 그의 몸에 남은 멍과 갈비뼈 골절이 그가 고문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것임을 시인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서의 수감자 인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3년 이래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 있는 케트지오트 수용소에 수감 중이던 4000여 명이 수용소 당국의 인권 유린에 항의해 단식 투쟁을 벌인 일을 비롯해 지난 20여 년간 수시로 수감자 인권 문제가 불거졌다. 이스라엘 교도소의 수감자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교도관들의 무차별적인 몸수색에 시달린다고 증언했다.

2004년부터는 이스라엘 교도소에 억류된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신체적·정신적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은 신체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고문 방법을 찾기 위해 의사들의 의견을 구한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팔레스타인 인권센터 책임자 라지 수라니 씨는 “팔레스타인 억류자들은 대개 첫 6일 동안 극심한 고문에 시달린다. 이렇게 죄수들을 고문하는 것은 전쟁 범죄나 다름없다”라고 비난했다. 자라다트도 체포된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지난해에도 이스라엘의 교도소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0명이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 수감자들은 이스라엘 교정 당국의 독방 감금과 가족 면회 금지 등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단식 투쟁은 1500명에서 2500명으로 점차 늘었고 일부 수감자는 40~70일 동안 단식하기도 했다. 몇 달간 계속되는 단식 투쟁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이집트 측이 마련한 중재안에 서명하며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당시 이집트의 중재안은 현재 독방에 구금된 재소자들을 일반 감옥으로 옮기고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 출신 수감자에게 가족 면회를 허용하는 내용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또 4명의 장기 단식 투쟁자가 나오는 등 이스라엘 교도소의 인권 문제는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서른 살 수감자가 희생된 것이다.

기자명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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