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작 창 너머의 청와대는 분주하지 않았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 일정 없이 온종일 청와대에 머물렀다. “대통령이 국정 구상도 하시고 생각도 많이 하신다”라는 청와대의 친절한 설명이 있었지만, 취임 직후 가장 바쁜 시기에 국정 구상이라니.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진다.
정부조직법 처리가 지연되고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난항을 겪으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 원인이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이라는 지적에는 별 대꾸를 못한다. 44%라는 국정 지지율이 그들의 입을 닫게 만든다.
국민이 자주 볼 수 없는 대통령, 소통 없는 대통령이 된다면 몇 년 후 전시장을 찾은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건 청와대가 아닌 대통령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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