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지난 10월21일부터 아산공장 앞 굴다리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거대한 트럭들의 굉음과 진동이 한시도 끊이지 않는 공단 앞 다리 위에 농성장을 차린 이유는 단 하나, 법과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유성기업 파업에 관련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불법적인 ‘노조 파괴’에 개입한 사실이 인정되어 노무법인 설립인가가 취소되고 노무사 자격이 3년간 정지되는 징계처분이 내려졌지만, 정작 부당노동행위를 공모하고 돈을 지급했던 사업주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사이 노동조합 간부 27명은 해고됐고, 회사의 압박으로 사측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로 인해 금속노조 지회는 교섭권을 잃어버렸다.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회사와 그런 회사를 대변하는 복수노조의 등장으로 노동조합이 하나씩 파괴되어 나간다. 지켜지지 않는 법, 무시해도 괜찮은 법, 그렇게 법과 원칙이 무너진 땅에서 노동자들은 오늘도 자꾸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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