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의 대가
티에리 크루벨리에 지음/전혜영 옮김/글항아리 펴냄

1975년에서 1979년까지 캄보디아를 통치했던 크메르 루주는 대학살을 자행했다. 깡 켁 이우라는 본명보다 두크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S-21 교도소 책임자는 이 교도소에서 1만2000명이 넘는 사람을 죽였다. 2009년 3월, 그가 국제 재판소 재판정에 섰다. 국제 전범재판을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한 프랑스의 저널리스트가 그 법정 진술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전한다.

책 제목은 중의적이다. 두크라는 인물은 자백을 받아내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갖춘 인물이라는 뜻이다. 또한 이 제목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두크의 ‘법정 자백’을 뜻한다. 그는 비상한 기억력으로 30년도 더 지난 일을 세세하게 기억해냈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법적 그물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정치적 고백으로 일관했다. 지은이는 두크의 생애와 관련 정보를 다방면으로 수집했다. 크메르 루주에 속하기 전에 수학 교사로 살았던 젊은 시절과 크메르 루주가 쇠퇴기를 겪으면서 두크가 외국으로 건너가 살게 된 과정까지 치밀하게 취재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악행의 보고서다.


 
자본주의 고쳐 쓰기
세바스티안 둘리엔 외 지음/홍기빈 옮김/한겨레출판 펴냄

지은이들은 ‘괜찮은 자본주의(Decent Capitalism)’라는 낯선 조어를 만들어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들은 현재 불거진 경제 문제가 시장경제 그 자체에서 나온 게 아니라, 시장이 제대로 규제받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본다. ‘천박한 자본주의에서 괜찮은 자본주의로’라는 이 책의 부제는 결국 ‘규제받지 않는 시장에서 규제받는 시장으로’를 뜻한다.

지은이들은 지난 30여 년 동안 규제받지 않은 시장이 글로벌 경제를 어떻게 위기로 치닫게 했는지를 밝힌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규제받지 않은 시장이 벌여놓은 사고를 정부가 개입하면서 풀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들은 금융 부문의 규제 완화가 결국 주주 수익 중심의 자본주의를 이끌었고, 이는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으로 이어져 사회 전체의 소비 수요를 줄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은이들은 복지와 공공부문의 확장, 노동시장의 개선, 금융에 대한 규제 등을 주장한다. 독일 사회민주당의 자매기관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후원으로 쓰인 이 책은 ‘시장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다움의 조건
스튜어트 월턴 지음/이희재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

다윈은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행복·슬픔·분노·공포·혐오·놀람을 들었다. 지은이는 여기에 질투·수치·당황·경멸을 추가해 10가지 감정이 어떻게 인간 사회를 바꾸었고, 또 인간 사회는 어떻게 감정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문학과 예술, 철학 등을 통해 본 감정의 문화사. 


 

 

 

큐레이터 송한나의 뮤지엄 스토리
송한나 지음/학고재 펴냄

지은이는 뮤지엄 큐레이터다. 역사, 과학 등 여러 분야의 박물관이 다루는 유물과 자료를 수집·연구하고 이를 전시하는 일을 한다. 특히 전쟁·역사와 관련된 박물관에 관심이 많았던 지은이는 시드니 유대인박물관,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등에서 일을 했다. 그가 전하는 박물관 이야기.

 

 

 

잡지, 시대를 철하다
안재성 엮음/돌베개 펴냄

〈파업〉의 작가 안재성씨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옛날 잡지와 신문을 통해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을 펴냈다. 일제강점기 대중잡지였던 〈개벽〉부터 조선공산당 기관지 〈해방일보〉까지 다양한 매체로부터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사를 추려내 소개했다.

 

 

전쟁의 경제학
비제이 메타 지음/한상연 옮김/개마고원 펴냄

평화운동가이자 작가인 지은이에 따르면, 서구 국가들은 군산복합체와 한몸이 되어 분쟁을 조장한다.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 이른바 ‘불량국가’와도 흔쾌히 거래했던 서구 ‘민주주의’ 국가의 악행이 소개된다. 전쟁과 무력 분쟁을 통해 먹고사는 경제 시스템을 통렬히 비판한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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