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근 해역. 그린피스 에스페란자호에서 내려진 보트 두 대가 해양생물학자와 그린피스 사람들을 태우고 긴부리참돌고래 떼를 따라 바다를 달리기 시작했다. 

시동을 끄고 천천히 돌고래 떼 곁으로 다가가 수중음향장치를 투하하자 휘파람 소리 같은 돌고래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부산항에서 그린피스 고래탐사 캠프에 합류한 해양생물학자 켈리 뉴먼은 이렇게 돌고래나 고래의 소리와 배설물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그들의 습성과 먹이체계를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최근에 밝힌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정부는 고래의 개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수산 자원의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과학적 포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고래를 잡아 해체해 조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래와 인간이 공존하려면 무엇이 최선일까. 돌고래 떼는 휘파람 소리 같은 경쾌한 움직임으로 푸른 바다를 헤쳐나가고 있었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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