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이후 통합진보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는 가운데 당내 '혁신파'가 사실상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키로 가닥을 잡고 '구당권파'와 결별을 선언했다.

심상정 전 원내대표,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 노회찬 의원, 조승수 전 의원, 강동원·서기호 의원, 천호선·이정미 최고위원 등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보적 정권교체와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한 혁신추진 모임(가칭)'을 가졌다.

당내 국민참여당계와 진보신당 탈당파인 통합연대, 구 민주노동당계 비주류인 인천연합 등으로 구성된 '혁신 3주체'가 공식석상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이석기·김재연 제명안 부결로 내홍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신당창당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전 공동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강동원, 서기호 의원, 천호선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보정치혁신모임을 열고 있다. 유시민, 조준호, 심상정 전 공동대표와 노회찬 의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현재의 통합진보당으로는 더 이상 대중적 진보정치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사실상 '신당 창당' 쪽으로 방향으로 잡은 셈이다.

또 구당권파를 겨냥, "당원과 국민들이 바라는 상식적 수준의 당내 혁신을 거부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만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행위와 민주질서를 파괴하고도 아무런 사과와 반성이 없는 당내 패권주의와는 단호히 결별할 수 밖에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향후 신당 창당 과정과 관련해서는 "진보적 정권교체와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복무하고 기여한다는 자세로 진보정치의 재구성을 바라는 당 내외의 제반세력과의 다양한 논의와 모색을 전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혁신파는 오는 13일 예정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결과에 따라 향후 신당 창당 일정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 지지철회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구당권파와 함께 갈 수 없음을 거듭 강조하며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통합진보당은 사회적 약자 및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정치하는 정당으로 낙인됐다"며 "이런 파국은 우리를 벼랑 끝에 세웠다. 아프고 죄송하지만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는 국민에게 한 약속을 더 이상 이행할 수 없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조준호 전 대표는 현재 당이 내홍을 겪는 것과 관련, "이런 상황은 우리가 의도적 만든 것이 아니라 일부 패권적 정파에 의해 이뤄진 상황"이라며 "노동자, 농민에게 희망을 던지는 정치는 접어야 하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어렵더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의원은 "통합진보당은 마치 흐르는 물처럼 낭떨어지를 만나도 폭포처럼 내려가도, 큰 산을 만나도 휘감으면서 민중의 바다로 갈 것을 약속하며 출발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녹조 낀 4대강 물처럼 흐르지 않고 있다. 고여서 썩은 물처럼 됐다"고 현 상황을 개탄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