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천씨(40)는 최근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의 정책 보좌관이 되었다. 최씨는 1980년대 말의 이른바 ‘고운’(고등학생 운동) 출신이다. 이 조숙한 소년은 ‘좋은 세상 만드는 정직한 방법은 진학이 아니라 노동현장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로공단 등에 있는 기업에서 5년여간 현장 활동을 하며 기술 자격증을 땄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모처럼(?) 공부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경제학과에 진학한다.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 창당준비위’에 결합해 지난해까지 ‘진보 정당 일꾼’으로 활동해왔다. 진보신당 서울시당 부위원장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을 역임했다.


ⓒ시사IN 백승기

이런 경력의 그가 민주당을 택하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그럴 법하다’는 반응도 제법 많았다. 그가 이미 2~3년 전부터 야권의 세력 재편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촛불시위에 큰 충격을 받았다. ‘급진적 요구를 토해내는 시민들이 저렇게 많은데 진보 정당의, 그리고 야권의 지지율은 왜 오르지 않는 것인가? 시민들은 이명박 정권만이 아니라 ‘진보 세력’의 이데올로기와 가치, 세력 구성에도 침을 뱉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슷한 시기, 민주당은 강령에 ‘보편적 복지국가’를 채택하고 ‘양극화 갈등’을 당 차원의 해결 과제로 삼기 시작했다. 더 크게 가야 당초 진보 정당을 창당할 때 상정했던 본연의 가치와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의제 제기와 구호를 넘어 ‘밥이 되는 정치’, 단 1㎝라도 복지국가 쪽으로 더 다가갈 수 있는 ‘실천적 정치’를 만들어가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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