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낙동강변에 ‘친환경’ 골프장이라고?
  • 김수민 (구미시의회 의원·녹색당+(준), kimsoomin.tistory.co
  • 호수 248
  • 승인 2012.06.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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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가 낙동강변에 골프장, 수상비행장 등을 짓는다는 계획을 밀어붙였다. 시민에게 이로운 골프장이라고 항변하지만, 과연 그럴까.
강변은 강변대로, 산기슭은 산기슭대로, 벌판은 벌판대로 자연스러운 용도가 있다. 강변은 골프장이나 지으라고 비워놓은 공간이 아니다. 이른바 세계 4대 문명은 강을 끼고 발전했고, 강이 황폐해지며 몰락했다. 낙동강이 도심부를 통과하는 구미에서 지금 파괴적 개발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구미시의회 2012년도 예산안 심사의 최대 쟁점은 낙동강변 개발이었다. 다가올 추경예산 심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구미시는 4대강 공사가 마무리된 뒤의 낙동강변에 수상비행장, 골프장, 마리나 시설, 오토캠핑장, 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수변복합도시 계획을 밀어붙였다. 척 보기에도 공원은 끼워넣기용이다. 낙동강 준설공사로 취수장 보가 유실되면서 5일간의 단수 사태까지 터졌건만, 이로 인해 시민들에게 집단소송까지 당한 주제에 시는 강변 난개발에 시동을 걸어버렸다.

   
ⓒ뉴시스
구미시는 낙동강변(위)에 골프장과 마리나 시설 등을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친환경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약속이지만, 왜 하필 골프장에 강변을 할애하는가? ‘친서민 골프장’이라고도 했다. 서민은 골프를 치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돈이 없어 못 한다는 식의 고약한 편견이 깔려 있다. 오토캠핑장은 상대적으로 찬성 여론이 높지만, 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강변이라는 공간의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마리나 시설? 강물을 보로 막아 호수처럼 만들어놓고, 녹조 현상과 보의 누수가 연신 언론 보도에 뜨는 가운데서 그렇게나 기분 내고 싶은가?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설을 건의하며 몹시도 집착했던 수상비행장의 경우  ‘극소수를 위한 시설’의 대표 사례로 가장 거센 반대 여론을 체감할 수 있다.

당시 예산 심사를 맞아 집행부 공무원들은 “시민 반대가 많으면 안 한다. 일단 이번 용역비만 통과시켜달라”며 잠시 의회 앞에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비 12억원은 골프장과 수상비행장을 포함한 총사업비 600억원의 2%에 맞춰 계상된 금액이다.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용역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이 아니니, 결론은 뻔하다. 설령 용역비가 집행되고 나서 시민 반대로 무산되더라도 이건 비용을 무의미하게 소요하는 것일 뿐이다.

반대 의원은 여럿 되었다. 나는 다른 한 의원과 함께 “통과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겠다”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12월16일 시의회 예산특위 계수조정회의는 이 쟁점을 남기고 찬반양론이 맞서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표결에 들어간 결과는, 한 표 차이로 삭감.

표결 결과 삭감 처리되었지만…

어떤 이는 “시민에게 이로운 수상비행장, 골프장을 야권 시의원들이 정치적으로 반대한다”라고 했다. 물정 모르는 헛소리다. 그들이 입에 올린 ‘시민’은 토건족과 투기세력일 것이다. 반면, 초당적인 반대에 동참했던 의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주변 시민한테 물어보라. 반대가 대다수다.” 구미의 두 국회의원 역시 골프장과 수상비행장 조성에 대해 반대 혹은 신중 견해를 밝혔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2009년 말 “수상비행장은 누구 약 올리려고 나온 얘기냐”라고 일갈한 바 있다.

그럼에도 구미시는 수상비행장, 골프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공청회를 하지 않더니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구미시장은 강변 개발을 벤치마킹하겠다며 캐나다를 다녀왔다. 추경예산안에 다시 포함된 용역비가 의회에서 통과되면 본격적인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나아가 강변 난개발이 시작되면 시장 퇴진(또는 낙선) 운동이 본격화될 것이다. 윈윈(win-win)의 길은 예산 삭감과 사업 무산! 반드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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