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를 경찰이 문제 삼았다. 〈밴티지 포인트〉(왼쪽)라는 영화인데, 평화 회담 중 벌어진 미국 대통령 저격 사건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목격자 여덟 명의 시점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액션 스릴러다. 문제는 카피였다.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시기에 “대통령이 저격당했다!”라는 문구가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민원이 들어온다며, 혼동을 일으킬 수 있으니 철거하든지 문구를 가리라고 경찰이 영화 배급사에 요청했단다. 일부 극장에서는 직접 압수까지 한 모양이다.

네티즌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블로거는 “영화 포스터를 보고 실제와 헷갈렸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의아스럽지만, 현직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경찰이 이를 수거한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황상의 시대가 도래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경찰을 비꼬았다. 

배급사 측은 취임식을 염두에 두고 개봉 날짜를 잡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추측하는 블로거도 있다. 실제로 압수당한 포스터는 공식 포스터가 아닌 ‘대통령이 저격당했다!’라는 문구만 강조한 전단에 가까운 홍보물이었다.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실제로 오해할 만한 소지가 분명하다는 것. 이 홍보물은 경찰에 압수당하거나 경고를 받을 목적으로 만들었으며, 시민의 신고 또한 배급사 측의 언론 플레이와 더불어 교묘히 사전 기획되었다는 추론이다. 결국에는 정식 포스터까지 문제가 되었지만 확실히 많은 기사가 정식 포스터와 문제가 된 대량 홍보물을 혼동하는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위의 블로거가 지적한 전단지에 가까운 홍보물은 실제로 거리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며, 단순히 취임식 특수를 노리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그걸 본 몇몇 시민이 걱정하는 마음으로 경찰에 신고했을 수도 있다. 별것 아니라면 별것 아닌 일이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과 태도를 보며 사람들이 느낀 불안이 이 해프닝을 통해서 간접으로 드러났다고 볼 만한 여지는 없을까. 결국 배급사는 원래의 포스터를 폐기하고 새 포스터를 제작하기로 했다.

라면은 거의 생활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라면 값 인상 소식은 다른 어떤 물가 인상 소식보다 충격이 컸나 보다. 교통비나 여타 공공재 인상 때의 불만이 두런두런 표출되었다면 이번에는 분통을 터뜨리며 술렁거리는 수준이다. 또한 전국의 대형 할인점에서 라면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기도 했다.

기자명 임지호 (출판사 북스피어 편집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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