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찰 논란에 휘말린 김제동씨가 입을 열었다.

4월2일 〈시사IN〉과의 통화에서 김제동씨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둔 2010년 5월경 국정원 직원을 두 번 만난 일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만남은 국정원 직원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평소 이 직원과 일면식이 없던 김씨는 국정원이 왜 자신을 만나자고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요청에 응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직원이 김씨가 살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로 김씨를 두 차례 직접 찾아왔다는 것이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2010년 5월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 콘서트 사회를 보고 있다.
두 번의 만남에서 이 직원은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 콘서트 사회를 본다는 게 사실이냐”라며 추모 콘서트 관련 건을 주로 물었다고 한다. “왜 그것을 굳이 당신이 해야 하느냐. 당신 아닌 다른 사람도 많지 않느냐”라며 콘서트 사회를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회유도 덧붙였다.

그러나 김제동 씨는 그해 5월23일 예정대로 봉하마을 추모 콘서트 사회를 맡았고, 그 직후 방영을 앞두고 있던 MNet 김제동쇼가 폐지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당시 MNet 김제동쇼는 가수 비를 출연시킨 1회 방송분을 이미 촬영해놓은 상태였다.

김제동 씨는 그 뒤 국정원 직원과의 접촉 사실을 평소 가까이 지내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에게도 귀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남경필·정태근 의원이 2010년 7월 사찰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김씨에게 함께 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연예인 사찰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김씨는 “국정원 직원과의 접촉 당시 이를 협박이나 압력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며 “내가 당한 일이 사찰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일로 인해 특별히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직원이 사적으로 (김씨를) 만났을 수는 있지만 공적인 접촉은 보고된 바 없다. 우리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다.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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