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경순은 많은 여자를 만났다. 다른 공간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사는 여성들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노동자는 물론이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감독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가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국·일본·필리핀에서 만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레드 마리아〉가 4월 개봉된다. 한국·일본·필리핀이라는 각기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한 작품이다. 엄마로, 성 노동자로, 비정규직 노동자로, 위안부로, 제각각 다른 경험과 역사를 지닌 여성들의 일상을 꼼꼼히 기록했다. 영화엔 여성들의 다양한 ‘배’가 등장한다. 생리·임신·섹스 등의 능력을 가졌지만 드러내기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배’를 통해 여성의 ‘노동’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본다. (4월 극장 개봉)
전시 〈동물의 숲〉 숲에서 사는 고양이는 어떨까
전시 ‘2012 스위스 디자인 어워드’ 스위스 디자인이 궁금해?
서울에서 스위스를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그런데 스위스의 자연이 아니다. 스위스의 스타일을 만난다. 스위스의 대표 디자인 어워즈 수상작들이 전시된다. 스위스의 첨단 디자인 수상작을 보여주는 이 전시회는 1991년 스위스 랑엔탈 디자인센터에서 처음 시작했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디자인 도시를 표방한 서울에서 처음 여장을 풀고 월드 투어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디자인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하는 행사다.
연극 〈푸르른 날에〉 5·18, 잊을 수 없는 기억
연극 〈아메리칸 환갑〉 미국 이민 가족의 이야기
※ B급 좌판 아이템은 문화예술 현장 활동가 50명의 추천을 받아 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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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올레에서 녹나무 정령을 만나다
규슈올레에서 녹나무 정령을 만나다
고재열 기자
제주올레가 일본에 수출되었다. 일본에서 세 번째 큰 섬으로 우리의 도에 상응하는 현이 7개나 있는 규슈 섬이 제주올레를 수입했다. 제주올레와 공식 계약을 맺은 규슈관광추진기구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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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기억나니? 〈기억의 습작〉 처음 듣던 날?
너도 기억나니? 〈기억의 습작〉 처음 듣던 날?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건축학개론 수업 첫날. 교수님이 칠판에 서울시 지도를 붙여놓고 말한다. “자, 한 명씩 나와서 집에서 학교까지 오는 길을 지도 위에 표시하도록.” 서울? 넓다. 사는 곳? 다 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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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풍기는 아버지의 냄새
짜장면이 풍기는 아버지의 냄새
탁현민(공연 기획자)
짜장면은 짜장면이라고 해야 그 맛이 난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해야 한다는 저명하신 분들의 말씀이 있었지만, 그러나 짜장면은 어디까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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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귀기울일 이유는 아직 충분하다
용산에 귀기울일 이유는 아직 충분하다
정리 고재열·임지영 기자
용산특별전 〈여기 사람이 있다〉 용산은 아직도 신음한다또 용산 이야기냐? 지겹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죽은 사람들의 원이 풀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