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외국인에 대해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3월14일 서귀포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재물손괴)과 업무방해 혐의로 영국인 앤지 젤터 씨 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앤지 젤터씨는 1951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평화·환경 운동가인 그는 스스로를 항상 ‘글로벌 시티즌’이라고 소개해 왔다. 세계적인 비폭력 운동 단체 ‘트라이던트 플라우쉐어즈(Trident Ploughshares)’ 공동 설립자로 2012년 노벨평화상 후보자이기도 하다.  삼지창(Trident)으로 상징되는 미사일(무기)을 논밭을 가는 쟁기(농기구)로 변환시키자는 뜻을 담고 있는 트라이던트 플라우쉐어즈는 세계 각국 미군기지의 철조망을 끊는 반핵·평화운동(일명 스노볼 캠페인)으로 유명해졌다. 이로 인해 앤지 젤터씨는 벨기에·캐나다·영국·말레이시아 등에서 100번 넘게 체포되고 16번 징역을 산 기록을 갖고 있다. 1999년에는 핵 잠수함 기지에 잠입해 핵무기 반대 선전 활동을 하다가 체포된 경력도 있다.  


ⓒ시사IN 조남진3월7일 영국 출신 환경운동가 앤지 젤터 씨(오른쪽 사진 왼쪽)가 카약을 타고 구럼비 바위에 올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깃발을 들고 있다.

지난 3월12일 오후 6시께 강정포구 동방파제에서 철조망을 절단하고 구럼비에 진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젤터씨는 제주에 온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주에는 평화와 자연의 문제가 동시에 걸려있다. 전쟁과 군으로는 평화를 지킬 수 없다.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되돌릴 수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고 모든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나의 문제다”라며 강한 연대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

한편 이 날 오후 법원은 앤지 젤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오후 4시30분 현재 젤터 씨가 출입국관리소로 이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젤터 씨의 경우 출입국관리소로 이송되면 적법하지 않은 정치 활동을 이유로 최장 10일간 보호조치를 거쳐 강제 퇴거될 수 있다(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1조 1항).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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