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강:‘나꼼수’ 3인방이 말하는 ‘나의 20대’
사회:탁현민(공연연출가)
출연:김어준·김용민·주진우
김어준(〈딴지일보〉 총수):살아오면서 어머니와 딱 두 번 싸웠다. 한 번은 고3 때. 고1 때부터 담배를 피운다고 말하고 시작했는데, 항상 밖에서만 피웠다. 그런데 어차피 피울 건데 나가서 피우는 게 이상했다. 그래서 방에서 피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집에서는 피우지 마라, 네 아버지 권위도 있지 않으냐’, 나는 ‘숨어서 피우면 좋겠느냐’고 대꾸했고 말다툼이 시작됐다. 당시는 어렸으니까. 한참을 싸우다가 어머니가 ‘꼭 집에서 피워야겠냐’고 해서 난 ‘꼭 방에서 피워야겠다’ 했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어머니가 난생처음 내 뺨을 한 대 때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펴라, 이 새끼야.”(웃음) 그게 첫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내게 뭘 하지 말라고 해서 다툰 사건이다.
두 번째 다툼은 대학 졸업하고 회사에 안 들어가겠다고 할 때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니 이것저것 해보겠다고 했다. 어머니의 주장은 이랬다. ‘너한테 별달리 해준 건 없다. 그래도 10대 시절 아버지가 벌어주는 돈으로 밥을 먹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최소한 3년 정도는 네가 그럴듯한 회사에 다님으로써 자랑할 기회는 줘야지 공평한 것 아니냐?’ 싸우다가 가만 듣고 보니 어머니 이야기가 일리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 들어갔다. 당시 가장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를 골라서. 첫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내게 뭘 하라고 해서 다툰 사건이다.
회사는 연수 기간 빼고 3개월 정도 다녔다. 왜 그만두었냐. 어느 날 회식을 했다. 새벽 4시까지. 그런데 이사가 아침 7시까지 출근하라고 했다. 원래 8시30분 출근이었다. 그래서 집에 가자마자 샤워하고 바로 6시에 출근했다. 자면 못 일어날 것 같아서. 그런데 새벽 4시에 헤어지면서 7시까지 출근하라던 그 부서장이 아침 6시에 자리에 있는 거다. 그 사람은 회사로 바로 온 거다. 나는 신입사원이고, 그는 이사인데. 나를 자기 자리로 불렀다. “내가 왜 아침 일찍 나오라고 한 줄 아냐. 바로 이 정신. 전날 술을 새벽 4시까지 먹고도 다음 날 새벽 일찍 나오는 이 정신으로 내가 여기까지 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인생의 교훈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난 그 사람이 불쌍했다. 대략 50대 초·중반이고, 대기업의 이사인데 사회 초년생에게 줄 수 있는 교훈이 그 정도인 게. 50년 넘게 살면서 자기가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게. 그 사람이 너무 안되어 보였다. 그래서 그날 사표를 냈다.
김용민(시사평론가):나는 199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찍은 사람이다. 선거 결과를 보고 방에서 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00년에 집에서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스포츠조선〉까지 내 돈 내고 구독한 보수 청년이었다. 이 땅에 깨끗한 보수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진보 좌파는 상당히 ‘싸가지’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내가 2000년에 직장에서 한 번 해고되고, 2002년에 또 잘렸다. 그때 나를 해고했던 사장 모두 보수적인 사람들이었는데, 그런 분들이 비판 좀 했다고 힘의 논리로 짓밟고 내쫓는 상황을 보면서 너무 기가 막혔다. 그렇게 잘리니까 세상이 바로 보였다. 아들이 두 번 해고되니까, 아버지도 동반 전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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