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사람도 아닌가?” 지난 9월8일 서울시 교육청 학생생활지도정책자문위원회(자문위)가 권고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초안을 보고 쥬리(본명 강민진·16)양은 버럭 화를 내고 말았다. 자문위는 기존 안에서 ‘성(性)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 금지’ ‘성 소수자 학생 보호’ 조항을 삭제했다. 또래 활동가들과 더운 여름 거리를 다니며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던 원안이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쥬리양은 “자문위가 조례안에서 왜 성 정체성을 빼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기독교 단체 등에서 원안을 흔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적 지향 차별 금지’ 등이 담긴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은 12월 중순 서울시의회의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시사IN 조남진

그래서 다시 거리에 나섰다.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무지개 엽서에 10대들의 의견을 담아 서울시 교육위원들에게 보냈다. 서울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성적 소수자 학교 내 차별사례 모음집’을 만들었다. 거리 선전전을 하다가 ‘게이를 위해 뭘 하냐’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굴하지 않는다. “사례를 모으다보니 성 소수자는 약자 중의 약자였다. 단지 주변 친구들과 좋아하는 대상이 다른 것뿐인데도, 차별받고 왕따당했다. 아우팅(타인에 의해 자신의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되어 자퇴까지 한 사례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다를 뿐 틀린 게 아닌데….”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