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호 표지는 클로즈업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얼굴이었다. 늘 밝던 표정이 보름 만에 반전됐다. 굳은 얼굴 하나가 천 마디 말보다 많은 걸 말해줬다.

커버스토리 ‘박원순 ‘위기’’는 첫 장 편집이 인상적이다. 박 후보 진영의 초조함을 잘 나타냈다. 기사는 박 후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찾고 그 의미를 곱씹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한편으로 아쉬움도 남는다. 조·중·동과 공중파가 검증론을 몰아치며 이미 선거판을 지배한 모양새다. 이럴 때 〈시사IN〉은 낡은 판을 뒤집고, 이번 선거를 정당의 책임을 묻고 정책을 대결하는 장으로 이끌 ‘묘수’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특집 1의 ‘고삐 풀린 주한미군 범죄’에서는 “범죄자 처벌 아직도 ‘so far’”라는 문구가 재치 있었다. 기사의 전체적인 편집도 좋았다. 통계자료의 막대가 기사 자리를 치고 들어오니, 대충 넘기기 쉬운 통계에 한 번이라도 눈길이 더 갔다.

기자가 직접 서교동·동두천 등 미군 관련 범죄가 잦은 지역을 찾은 딸린 기사에서는 미군들의 인터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매번 ‘SOFA’ 개정만 외치기보다는, 때론 가해 집단의 자성 있는 목소리를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특집 2 ‘개그 전쟁 불붙다’는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신선한 소재가 좋았고, 기사도 생동감 있었다. 문제는 내용. 앞 기사와 뒤에 딸린 기사 간 ‘내용의 충돌’이 있어 독자로서 대체 ‘개그 전쟁’의 의미가 뭔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명 박종오(제9기 독자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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