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책 얘기를 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설을 맞아 상대적으로 그럴 기회가 적을 분들에게 ‘책을 핑계 삼아 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달라’는 주문을 넣었습니다. 좋은 책도 추천받고, 책에 얽힌 개인사도 엿듣고, 시쳇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하는 심정으로요. ‘내 인생의 책’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거창하다며 손사래를 치는 분도 계셨지만 어쨌거나 여기 ‘10인 10색’의 리스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아흐리만’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20대 논객 한윤형씨는, 자신의 고교 시절 낯선 이름이었던 진중권과의 조우에 대해 고백합니다. 한국 사회의 어른으로 존경받는 남재희 전 장관은 부당한 대접에 시달리는 어휘의 역사에 대한 상념을 전해오셨습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박완서 산문집 〈호미〉와 자신의 시골살이를 교직한, 만만치 않은 필력의 수필을 송고해와 편집국을 놀라게 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한때 누구도 피해갈 수 없어 경원의 대상이었던 학창 시절의 교과서가 돌이켜보니 진정 자신의 인생의 책이었노라고 고백했습니다. 아, 최재천 교수는 방황하던 연구자에게 섬광 같은 가능성을 열어주었던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을 반추하셨군요.

독자 여러분, 10인의 책 이야기 ‘즐감’하세요. 

기자명 노순동 기자 다른기사 보기 lazysoo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