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집단 ‘현장’ 사진전
제주 강정마을 이야기

중앙대 사진 집단 ‘현장’은 제 이름값을 하는 동아리다. 2009년에는 〈프로젝트 우아-우리의 집은 당신의 집보다 아름답다〉를 통해 용산 참사를 알렸고, 2011년에는 〈어데로 전-흘리는 땀에서 흐르는 물로〉를 통해 4대강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팔당 두물머리를 알렸다. 이들은 최소 3주 이상 현장을 지킨다. 사진을 위한 사진이 아닌, 사람을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이다. 이번에 ‘현장’이 향한 곳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사진)이었다. 4년이라는 지난한 시간 동안 해군기지로부터 바다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현장’의 카메라에 담겼다. 이들은 기획 의도에 “둥그렇게 남을 해하지 않고, 작고 여린 생명들을 보듬는, 구럼비 바위처럼 굳세게 버티고 서 있는 강정마을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바위처럼-강정마을 이야기〉는 9월18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에서 열린다.(문의:02-765-6004) 



■ 서울노인영화제
노화 방지하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을지 몰라도 노인을 위한 영화는 있다. 그리고 노인을 위한 영화제도 있다. 올해로 4회째, 〈서울노인영화제〉가 그것이다. 추억의 영화를 상영하는 서대문아트홀 청춘극장에서 세월을 싣고 열린다. 한물간 영화를 모은 구닥다리 영화제라고 무시하면 안 될 것이, 정일성 촬영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고 김영진 평론가, 오정훈 인디다큐 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최규석 작가 등이 심사위원이다. 서울노인영화제는 말 그대로 노인이 만들어가는 영화제다. 미디어 문화 생산자로서 노인 감독에게 늦깎이 데뷔 기회를 준다. 물론 젊은 감독들도 참여한다. 노인의 삶과 노인 문제에 대해서 응시할 계기를 마련해준다. 70세 할머니가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제 트레일러는 최고의 노화 방지 처방전인 영화의 힘을 느끼게 만든다. 서울노인영화제 홍보대사는 ‘국민 할아버지’ 임현식씨가 맡았다.(9월30일~10월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대문아트홀 청춘극장) 


■ 숨; 쉬는 도서관
‘사람 책’ 대출해드려요

일단 찜하시라. 당신에게 한 사람의 인생이 올 것이다. 덴마크의 비폭력주의 NGO 단체에서 소통의 한 방법으로 시작된 ‘휴먼 라이브러리’(사진)가 마포에서 뿌리를 내렸다. 민중의 집을 비롯해 공간 민들레, 교육공동체 벗 등이 함께 운영하는 ‘숨; 쉬는 도서관’은 지난 6월 1차 대출에 이어 이번에 2차 대출을 준비했다. 이번 대상자는 2030 청춘이다. 주제는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 답도 없이 남들 하는 대로 앞만 보고 내달릴 게 아니라, 딴짓도 좀 하면서 숨 고르라는 의미이다. 이번에 준비된 ‘사람 책’은 〈체포왕〉의 임찬익 감독, 이든디자인의 황연주 대표, 경제교육 강사 박미정씨 등 모두 15명이다. 선착순 50명. 신청이 빠를수록 원하는 사람을 대출할 가능성이 높다. 9월24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살롱 드 마랑.(문의:humanbooks.net) 


■ 아트센터 나비
‘미디어 꽃밭’ 문 열다

10년간 미디어아트 외길을 걸었던 아트센터 나비의 작품 창고는 ‘기억’이다. 퍼포먼스와 설치미술 위주인 미디어아트는 창작자와 전시자의 기억 말고 달리 저장할 곳이 없다. 10주년 전시회를 통해 기억을 불러내 한바탕 좌판을 펼쳤는데, 이제 이 기억을 누구나 꺼내볼 수 있게 라이브러리(사진)로 만들었다. 노소영 관장은 라이브러리 개관을 알-유충-번데기를 거친 아트센터 나비가 드디어 성충 나비가 되는 표상이라고 말했다. 같이 날아보잔다.
정식 명칭은 ‘아트센터 나비 플랫폼:디지털 라이브러리’, 4개의 스크린과 강의실 그리고 카페로 구성된다. 미디어아트를 즐기고 연구하고 경험하는 ‘미디어 꽃밭’인 셈이다. 개관 행사로 디제이 스푸키의 〈테라 노바 프로젝트〉와 사운드 아티스트 류한길의 〈다른 것을 위한 서술법〉을 선보이며 다시 또 대장정을 시작한다. 10월에는 다양한 예술 장르와 미디어아트를 접목시킨 총체극 〈더 라스트 월〉을, 11월에는 대한민국 미디어아트를 총정리하는 〈육감 마사지〉를 기획하고 있다.(9월5일 개관, 서울 종로구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 



■ 추석 할인 연극 5종
명절증후군 날려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다. 명절증후군을 날려버릴 핵폭탄급 웃음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무려 30~40% 할인된 가격으로! 준비된 공연 목록도 빵빵하다. 〈너와 함께라면〉 〈웃음의 대학〉 〈스페셜 레터〉 〈늘근 도둑 이야기〉 〈옥탑방 고양이〉는 모두 대학로의 ‘스테디셀러’ 연극이다. 8세부터 80세까지 아우를 수 있는 〈너와 함께라면〉은 ‘온 가족 총출동용’으로 좋다. 70세 노신사와 28세 아가씨의 사랑을 둘러싼 가족들의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과 거짓말이 쉴 새 없이 이어지며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린다. 아예 제목에 ‘웃음’이 들어가 있는 〈웃음의 대학〉도 관객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벌써 6회째 앙코르 공연에 들어갔다. 웃음에 감동은 보너스다. ‘국가대표급’ 코믹 연극으로 〈늘근 도둑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는 김뢰하·최덕문 등 베테랑 배우가 대거 출연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문의:thebestplay.co.kr)

■ 콘서트〈인연〉
“우리 공부방은 안 돼요”

지난 6월12일 서울 강남구 포이동 재건마을 판자촌에 큰불이 났다. 불은 전체 96가구 중 75가구를 태워버렸다. 불 때문에 재건마을 초·중·고생 13명 중 10명이 비좁은 임시 거처에서 단체 생활을 했다. 두 달 뒤 어른들이 가건물을 짓기 시작했을 때 가장 크게 지은 건물이 바로 아이들 공부방이었다. 그런데 강남구청장이 보낸 용역 직원들이 새벽 어스름에 나타나 불법이라며 가건물을 부수었다. 그 와중에도 용역 직원들은 공부방만은 허물지 못했다. 몇몇 아이들이 “여긴 안 돼요. 우리 공부방이란 말이에요”라며 몸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 뮤지션들이 기타를 들었다. 사단법인 평화캠프가 매년 여는 〈인연〉 콘서트가 올해는 포이동 재건마을 아이들과의 인연을 만들기로 했다. 이 콘서트에 이상은, 황보령+SmackSoft, 허클베리핀, 강허달림, 시와무지개가 출연해 아름다운 인연을 선물한다. 콘서트 수익금은 포이동 인연 공부방을 위해 전액 기부된다.(9월16일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 B급 좌판 아이템은 문화예술 현장 활동가 50명의 추천을 받아 선정합니다.

기자명 정리 고재열·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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