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무상급식 전국에서 시행돼야”
  • 이종태 기자
  • 호수 207
  • 승인 2011.09.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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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주 원광대 복지보건학부 교수(사진)는 나주시의 학교 급식 지원 사례에서 한국 농업의 회생 가능성을 읽는다. 그 이유를 들어봤다.

나주시의 경제 규모는 작은 편이다. 한국 농업에 미칠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
농업 생산은 결국 유통의 문제다. 그런데 나주시는 학교 급식을 위해 계약 생산을 맺는 유통 방식을 채택했고, 이는 다양한 농산물이 재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학교 급식은 가장 안정적인 음식 재료 공급처이다. 이를 통해 농민은 생산물의 가치를 보전받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받으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도 있었다. 앞으로 무상급식 등 공공 급식이 나주시 방식으로 시행되면 한국 농업에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공 급식이라면?
공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단체 급식을 의미한다. 학교·복지시설·군대 등을 생각하면 된다. 공공 급식의 가장 큰 특징은 공공 재원을 투입하는 대신 친환경 농업 활성화 등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는 ‘농산물조달청’ 비슷한 기관이 있는데, 단체 등에 공적 재원을 제공하는 대신 지역 내 친환경 농산물 사용을 강제한다. 지역 소농들을 살리기 위한 조처다.

   
ⓒ시사IN 조우혜
김흥주 원광대 복지보건학부 교수
우리나라에서도 학교 급식이 이미 시행되어왔다. 그런데도 우리 농업엔 도움이 되지 않았단 말인가?
결국 유통의 문제다. 현재 학교 급식 체계에서는, 영양교사가 농산물유통공사의 사이버 마켓에서 상품들을 비교해서 가장 싼 농산물을 사는 식이다(최저가 입찰). 그러나 학교 급식은 시장 효율성만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집단 식중독 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농민은 제 값을 받지 못하며 농업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음식 자재 조달 체계를 바꿔야 한다. 서울의 경우, 몇 개 학교를 묶어 설립한 급식지원센터가 필요 농산물의 양을 예측하고 예컨대 나주의 영농조합과 ‘생산계약’을 맺는, 공동구매-직거래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

전면 무상급식이 전국에서 시행된다면?
그것은 나주시의 친환경 농산물 지원 방식(계약 생산, 공동구매, 직거래)이 모든 음식 재료에 대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앞으로 WTO 체제 아래서는 국가의 농산물 수매나 보조금 지원이 금지된다. 한국 농업이 죽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교 무상급식을 통해 농업을 지원하면 WTO 규정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같은 모델로 학교 급식을 시행한다. 무상급식이 잘되면 소농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가 부활하고 우리 농촌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전면 무상급식과 관련, 서울시와 교육청이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서울시는 무상급식이 (단지 복지정책이 아니라) 한국 농업을 부활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측면에는 눈을 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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