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은 아니다. 재산은 아직 많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해 재산을 54억9659만8000원으로 신고했다(아래 표 참조). 이 대통령은 강남구 논현동에 327.58m²짜리 단독주택(35억8000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또 대통령 명의의 제일컨트리골프클럽 회원권(1억7900만원)과 블루헤런 골프장 회원권(1억3200만원)을 갖고 있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강남구 논현동 349.60m² 규모의 땅(13억7392만8000원)과, 롯데호텔 헬스클럽 회원권(570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대통령 재산은 전년에 비해 4억원이 늘었다. 특이한 것은 김윤옥 여사에게서 우리은행 예금 2억1803만원이 새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청와대에서는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10년 가까이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한 사람의 실수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 재산에 BBK 사건으로 구속된 김경준씨에게 받을 소송 채권 30억원(LK이뱅크 청산 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LK이뱅크 소송 채권은 재판에서 승소한다 해도 김경준씨로부터 돈을 받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 대통령 실소유 의혹을 샀던 (주)다스는 BBK에 투자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140억원을 김경준씨에게서 모두 회수했다. 2007년 다스는 ‘BBK에 2000년 투자한 190억원 중 반환되지 않은 140억원을 돌려달라’며 김경준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기각당했다. 결국 다스는 재판에 지고도 돈을 돌려받은 것이다(다스는 현대자동차 등에 시트를 독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로 지난해 매출 4700여 억원을 기록했다.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에서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로 바뀌었다). 구속된 김경준씨가 대통령 빚은 안 갚고, 다른 회사 빚은 갚은 것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 대통령의 재산은 아들 시형씨(34)의 재산을 따져봐야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지만 정권 출범 이후에는 이것이 어렵게 됐다. 시형씨는 2007년 재산 3650여 만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에는 독립 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하고 있다. 시형씨는 지난해부터 다스에서 일한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