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MBC TV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41) PD가 가수 캐스팅 원칙을 밝혔다.

신 PD는 14일 서울 여의도 MBC에서 "자문위원단과 청중평가단,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진이 최종 결정한다"며 "가창력 있는 가수를 전제로 남녀 비율을 비슷하게 하고 장르를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사람의 음악 인생과 음악에 대한 진정성, 한국 대중음악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고려한다"며 "가수들의 순위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음악하는 사람한테도 욕 먹기 쉬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순기능이 더 많다는 것에 수긍하고 '나는 가수다'의 철학에 동의하는 가수들을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녹화 이후의 JK김동욱(36) 자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결과 발표를 하는 녹화날 자퇴하려는 것을 알고 이소라씨와 제작진이 만류했는데 다음날 제작진에게 연락이 왔다"며 "심적 부담, 룰을 어긴 것에 대한 죄송함이 커서 자퇴하겠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제작진이 압박을 가했다는 루머에는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다. 만류했으나 본인의 의지가 컸기 때문에 계속 붙잡을 수만은 없었다"고 답했다.

'나는 가수다'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고음 지르기'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한국 가요뿐만 아니라 기승전결로 연결되는 노래들이 많다. 그런 흐름이 있기 때문에 지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편곡을 어떻게 했는지 그것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 만약 고음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는 판단이다. 

신 PD는 '나는 가수다'가 가요계의 권력이 됐다는 지적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시장에 비해 한국은 가요계에 지상파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가요는 방송사와 기획사 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진행된 듯한 느낌도 든다"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이 대중문화의 큰 권력이 됐다고 말한다. 권력을 누리거나 행사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일정부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긍정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소통을 하는데 힘쓰고 좀 더 겸손한 자세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자세다.

녹화내용 유출에 대해서는 "청중평가단을 포함해 관계자 등을 모두 합하면 1000명 정도가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데 그것을 스포일러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지만 시청자들의 재미를 저해하는 부분은 스포일러라고 생각한다"고 봤다. "특히 옥주현씨와 이소라씨에 대한 악성 스포가 돌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적잖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생방송 전환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고려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공연의 재미가 가장 크고 스토리가 형성되고 가수들의 인터뷰를 통한 긴장과 떨림으로 재미와 감동이 구체화된다." 

공동 연출자 김유곤(38) PD는 스포일러 홍수에 대해 "가수들의 공연이다보니 시청자들의 몰입도와 관심이 여타 프로그램보다 큰 것 같다. 또 처음 시도하는 포맷이다 보니 제작진과 가수들의 충돌, 제작진 간의 충돌도 있다"면서도 "어느 프로그램도 이러한 갈등과 의견 충돌은 있다.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것은 아니다"고 억울해 했다.

신 PD는 '나는 가수다'가 예능과 현실의 경계에 있다는 점도 체감했다. "시청자들이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도 있고 제작진이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더욱 리얼하게 흐르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인 것 같다. 아직은 과도기라 논란도, 의혹도 많은 말많은 프로가 됐다"고 평했다.

김 PD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이 불거진 후 이것이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건모가 첫 탈락자가 됐을 때 후배 가수들과 제작진은 말로 할 수 없는 당혹감을 느꼈다. 충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때는 이렇게 논란이 될 것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서바이벌이라는 룰을 가져왔지만 아직 사고는 온정주의에 머물러 있었던 탓도 있었다"며 "처음 가보는 길에서 부작용이 나온 것 같다. 재도전을 했을 때 사회적인 충격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 PD는 12일 탈락한 가수 이소라(42)에게는 "'나는 가수다'의 원년 멤버로서 MC로도 활약했기 때문에 '나는 가수다'의 기둥같은 역할을 해준 분"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MC 마이크까지 내려 놓은 배경에 대해서는 "이소라씨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내상을 크게 입은 것이 사실"이라며 "큰 결심을 하고 출연을 했는데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깊은 상처를 입었다. 계속 MC직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상처를 알기에 계속 붙잡을 수는 없었다"고 알렸다.

한편 '나는 가수다'는 일본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포맷 판권 수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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