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반환된 캠프 페이지는 현재 한라건설 컨소시엄이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체 부지 64만여㎡ 중 오염된 4만8000여㎡를 대상으로 정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캠프 페이지는 1958년 조성되었다.
캠프 페이지가 핵무기 기지로 밝혀진 것은 2005년이다. 당시 최성(현 고양시장) 국회의원이 미국 정보공개 청구 자료를 인용해 이곳이 핵무기 기지였음을 국회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그동안 주한 미군의 핵무기 보유 여부는 심증만 있었지 물증이 없었다. 핵무기 존재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미국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정책 때문이었다.
앞서 1999년 국내 핵무기 배치 자료가 일부 공개되었다. 미국의 〈원자력과학자 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가 미국 국방부 보고서를 분석해 한국 등에 핵무기가 배치되었음을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핵무기 배치는 1958년 1월에 시작했다. 〈시사IN〉 인터뷰에 응한 스넬 씨가 사고가 났다고 주장한 바로 그 어니스트 존 미사일이 이때 처음 배치되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어니스트 존 미사일을 시작으로 1991년 11월 ‘국가안보명령 64’에 따라 핵무기 철수가 완료될 때까지 핵무기가 배치되었다.
2005년 최성 의원이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자료를 바탕으로 캠프 페이지, 캠프 에임스 등 주한미군 기지 16곳에 핵무기가 배치됐다고 폭로했다. 이때 최 의원은 캠프 페이지 로고가 붙은 ‘한국무기지원단(WSD)-한국 핵작전 표준절차’라는 기밀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문서에는 캠프 페이지의 핵무기 입고 절차와 이동 시 매뉴얼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지난 2월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미국 국방부가 1978년 2월 작성한 기밀문서 ‘1945년부터 1977년까지 미국 핵무기 배치 역사’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스넬 씨가 겪은 핵무기 사고가 난 1972년 한국에는 핵무기 684개가 배치되어 있었다.
2005년 반환을 앞두고 캠프 페이지에 대한 환경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반환기지 36곳에 대한 환경조사가 이루졌는데 특이한 점이 있었다. 다른 기지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만 조사했는데 캠프 페이지에서는 방사능 오염 조사가 포함되었다. 춘천시 관계자는 "캠프 페이지 안에 핵배낭 등 핵무기 보관고가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방사능 오염 측정을 포함시켰다"라고 말했다. 이때 방사능 표면 오염도 허용치 기준이 4Bq(베크럴)/㎠ 이하인데, 측정치는 0.18~0.89Bq/㎠로 낮게 나왔다. 조사보고서는 ‘지표면, 대기 침토양 중 방사능 오염 조사에서 방사능 오염이 발견되지 않음’이라고 결론지었다. 하상준 춘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005년 방사능 조사가 정밀하지 못했다. 소문에 근거한 채 부실하게 이뤄져 특별한 게 없었다”라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기사는 5월30일 발행되는 시사IN 194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