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 661호 - 뉴딜 혁명 고제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IN/ 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 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 포토IN/ 10년11개월, 3925일, 9만4200시간COVER STORY IN민주당 장기집권 ‘문재인 뉴딜’에 달렸다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이 유권자 정렬을 바꾸는 사회 재계약 프로젝트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성공하면 한 세대 이상 가는 민주당 다수파 시대를 열 수도 있지만, 실패하면 우리도 포퓰리즘의 역습을 맞을 수 있다.ISSUE IN 주간 코로나19/방역 2라운드 성패는 노동 문제에 달렸다 ‘돌연변이’ 코로나, 너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여기, 우리, 함께희정 지음, 갈마바람 펴냄“싸우는 사람들은 하늘에 오르고, 땅에 온몸을 붙이고, 수십 일을 굶고 나서야 세상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다.”공장을 점거하고, 굴뚝에 오르고, 오체투지를 하는 이들이 있다. 408일간 굴뚝 농성을 했던 파인텍 노동자들, 510일 동안 망루 농성을 했던 택시 노동자, 7개월간 노숙 농성을 이어갔던 톨게이트 노동자들…. 이 책은 투쟁하는 사람들, 그 곁에서 밥을 짓고, 노래를 부르며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왜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싸우느냐’라는 질문이 향하지 책을 펼치면 정신과 진료실이 열린다 임지영 기자 눈을 떴으나 몸이 묶여 있었다. ‘좌우로 들썩거리며 몸을 칭칭 동여맨 벨트에 저항했다.’ 잠든 채 병원으로 실려 왔고 12시간 만에 깨어났다고 간호사가 알려주었다. 병실을 배정받은 뒤 데스크에 문의해 뇌파검사 종이를 달라고 부탁했다. 정신과에선 뇌 활동을 측정한 뇌파검사지가 폐지로 버려진다. ‘얇으면서도 만지면 쫄깃한 느낌이 들었고 연필 볼펜 어느 것으로 쓰든 필기감이 좋은’ 종이였다. 뇌파검사지 일기장을 만들었다. 일간지 기자이기도 한 이주현 작가가 병원에 다시 강제 입원했다. 한 달 만이었다.2001년 조울병이 발병했고 2006 스페인 독감의 정체가 밝혀진 순간 김형민(SBS Biz PD) 인류 역사에는 태풍같이 몰려왔다가 안개처럼 사라진 병마가 많다. 대표적인 건 15세기 말에 시작해 16세기까지 영국을 강타한 발한병(發汗病·sweating sickness)일 거야. 최초 발병 기록은 1485년 8월. 영국의 왕위를 둘러싸고 귀족들이 혈투를 벌인 ‘장미전쟁’이 종료될 즈음이었어. 병의 증세는 매우 간단했어. ‘땀을 흘리면서 잠에 빠졌다가 그냥 죽는다.’발한병을 연구한 의사 존 케이어스의 증언을 보면 그야말로 괴질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구나. “환자는 흑사병보다 더 심한 고통과 괴로움을 당했다. (···) 어떤 사 ‘삼베 장인’의 한 많은 사연 정희상 기자 전남 보성군 복내면 유정리에서 삼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찬식씨(76)는 스스로를 ‘삼베에 미친 사람’(마광)이라고 부른다. 40년 전부터 삼베 밭 갈고, 씨앗 뿌려 가꾼 뒤 수확해서 실 만들고, 베를 짠다. 그가 이렇게 만든 삼베옷이 ‘보성포’다. 9년 전에는 삼베옷 외에도 삼으로 만든 독특한 종이(삼지)까지 개발했다. 이씨가 만든 삼지는 해외에서 더 인기다. “영국 왕실에서도 가져다 썼고, 일본과 타이완에서도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문화재청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더니 함축성·항염성·방염성이 기존 한지에 비해 우수하다고 알려왔다.”이 정부가 지원금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비견할 만한 팬데믹은 1918년 스페인 독감일 것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전파되었고, 전 지구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이 병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사망자가 2000만명에 이른다. 당시에도 여러 도시가 봉쇄 조치를 취했다.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고, 스포츠 이벤트는 취소되었으며, 사적인 모임 또한 금지되었다.스페인 독감의 경제·사회적 영향은 크고 길었다. 단기적 충격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더글러스 아몬드 교수가 2006년 〈정치경제학 저널 제국들의 부활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위험은 외부로, 책임은 아래로’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본질은 노동으로 인한 위험을 사회가 분담하자는 것이다. 2009년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하고 산재신청을 했다. 임신 초기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는 점이 명백했다. 그들이 제주의료원의 간호사로 일하지 않았다면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분명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수급권자인 노동자 본인의 질병이 아니므로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터에서의 위험이 고스란히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된 사태다. 지난 4월29일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고 ‘임신한 노동자의 업무로 인해 ‘해고 없는 도시’, 전주시가 구축한 ‘재난 극복’ 모델 전주·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전라북도 전주시 구도심에서 기린대로를 따라 전주천을 넘어가면 팔복동이라는 동네가 나온다. 1969년, 이곳에는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공업단지 중 하나인 전주 제1일반산업단지(전주 1공단)가 들어섰다. 50년 넘는 세월이 흘러 공장은 낡고 먼지가 쌓였다. 가동을 멈춘 공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부 부지는 재개발에 나서고, 다른 부지에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인 팔복예술공장이 들어서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팔복동 1공단의 이런 변화는 인구 65만 중소도시인 전주시의 현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아졌고, 굴뚝산업보다는 장애인이 코로나19로 격리되는 동안… 문경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조직위원장) 어느 오후, 서울 양재천을 걷는데 휠체어 한 대가 스쳐갔다. ‘아차’ 싶었다. 절친인 장애인권 활동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휠체어와 활동보조사의 도움이 필요한 그녀는 “오랜 사회적 격리로 답답하고 두렵고 힘들다”라고 했다. 같이 한번 걸을걸, 왜 진즉 그 생각을 못했을까.최근 〈장애를 포괄하는 코로나19 대책〉이라는 자료를 보면서도 자탄했다. 대책은 유럽장애포럼(EDF)이 만들어 유럽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권고한 것이었다. EDF는 유럽 내 수많은 장애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이다. 12개 대주제로 분류된 총 72가지 정책은 세밀하고 전두환의 거짓말, 우리는 알고 있다 정희상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해 시민의 생명을 지킨 공직자가 있었다. 안병하 전남도경 국장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발포하라’는 전두환 신군부의 명령을 거부했다. 계엄군의 잔혹한 시위 진압에 맞서 시민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명령 불복종으로 해직됐다. 계엄사로 끌려가 당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1988년 생을 마감했다.5·18 민주화운동 40주기를 맞아 안병하의 이야기가 평전으로 나왔다. 당시 시민군으로 전남도청 상황실에서 활동하다 계엄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이재의 작가(5·18재단 비상임연구위원)가 ‘오늘의 사진’이 보여주는 ‘천 마디’의 말 김성민 (경주대학교 교수) 매일 오후 4시30분 정각,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저널리스트 20여 명이 맨해튼의 웨스트 43번가 229번지 4층 회의장에 모인다. 이들은 어떤 뉴스가 다음 날 〈뉴욕타임스〉 지면에 게재될지 결정한다. ‘페이지 원’이라는 이 모임은 〈뉴욕타임스〉 편집인들이 주요 기사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줄 두 장 혹은 석 장의 1면 사진을 선택한다. 모임 시간은 단 30분. 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뉴욕타임스〉의 얼굴을 만든다.여기에 모이는 편집인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저명한 리더들과 사상가들에게 검증될 것 청년 정치인들이 미래통합당으로 간 까닭은? 이상원 기자 “국민들이 꼴 보기 싫어하는 것만 골라 했다(조성은).” “유권자들과 교감하지 못하는 ‘좀 다른 사람들’이 됐다(김재섭).” “3분짜리 유튜브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당의 얼굴이 됐다(천하람).” 미래통합당의 30대 정치인들이 자당을 평가한 말이다. 이들을 포함한 20여 명은 4월27일부터 ‘청년비상대책위원회(청년비대위)’라는 당내 모임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본래 세 사람은 올해 초 브랜드뉴파티(조성은), 같이오름(김재섭), 젊은보수(천하람)라는 보수정당을 창당하려 했다. 미래통합당에 들어간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는다. 보수 통합 과 5·18에 대한 나의 기억 [프리스타일] 정희상 기자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나는 광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다녔다. 5월17일 비상계엄 확대가 내려진 이튿날, 조금 늦게 수업에 들어온 화학 과목 선생님의 충혈된 눈시울을 보았다. 그녀는 출근길 금남로를 지날 때 공수부대가 곤봉과 총검으로 무장한 채 난입해 젊은이로 보이는 사람을 무차별로 찌르고 구타해 끌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몸서리쳤다. 제자들에게 하교할 때 절대 금남로를 거쳐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더 이상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5월18일부터 광주 시내 곳곳에서 백주 대낮에 자행된 공수부대의 살인 진압은 지켜보는 ‘코로나19’ 감염되면 병원비는 얼마나 들까? 전혜원 기자 코로나19에 걸리면 병원비는 얼마나 들까?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330만원, 중증이면 1200만원, 위중한 환자는 7000만원이다. 하지만 통장 잔액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코로나19 진료비는 ‘0원’이다. 검사비 16만원도 방역 당국의 검사 대상이거나 의사 소견이 있으면 안 내도 된다.만약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사람이 돈 때문에 검사를 주저해야 한다면 어땠을까. 그게 실제로 일어난 나라가 있다. 미국이다. 3월5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며칠 뒤 양성 판정을 받은 대니 아스키니는 검사비만 907달러(약 111 ‘강간 문화’를 간과하는 나의 법관 동료들에게 정욱도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내겐 강압적 성행위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 이 선언에서 부끄러움과 위화감을 함께 느낀다. 나는 성범죄가 어떻게 피해자를 파괴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단죄해야 할 법관이다. ‘○○양 동영상’이 공유되던 시절, 나는 그 영상을 보는 게 범죄 가담처럼 느껴져 누가 건네주던 고화질 버전을 애써 거절했다. 이런 판타지는 당혹스럽다. 지인들도 위화감을 느낄 게 분명하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따로 없다. 사회인으로서 망신과 법관직에 대한 비난까지 감수하며 이런 선언을 하는 이유?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와 싸우는 모든 이들을 위해, 우리의 ‘ 브리핑 하랬더니, 블러핑 하고 있네 워싱턴·데이비드 레빈탈 (CPI 선임기자) 미국은 여전히 코로나19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약 120만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7만여 명이 사망했다. 이토록 상황이 악화된 이유가 무엇일까.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공공청렴센터(CPI·Center for Public Integrity)의 데이비드 레빈탈 선임기자가 미국의 부실한 의료 서비스를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보내왔다. 국가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을 자임하는 CPI는 1989년 비영리 저널리즘 언론사로 문을 연 이래 각종 특종을 터뜨리며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했다. 데이비드 온라인 성착취 뿌리에 ‘그루밍’이 있다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심리학 박사) 이른바 ‘n번방’ 사건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상응하는 법과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 형사정책 수립과 범죄 방지를 위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앞으로 5주에 걸쳐 디지털 성범죄 및 성착취 문제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관련 형사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고, 변할 수 있는지를 짚어볼 예정이다.‘n번방 사건’ 가해자들은 SNS, 채팅 앱 등으로 피해자를 물색하고 접근했다. 피해자의 어린 나이, 경제적 빈곤 같은 취약함을 이용해 관계를 형성하고 성범죄로 나아갔다. 전형적인 그루밍(grooming) 성범죄 수법이었 당신은 고향을 떠나고 있습니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김유담의 첫 소설집 〈탬버린〉(창비, 2020)에는 단편소설 여덟 편이 실려 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나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 연작소설인 것은 그것이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한 사람의 주인공이 주변 인물을 차례로 관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탬버린〉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그런 요건을 갖춘 게 아닌데도 연작소설인 것처럼 읽힌다.이 소설집에 나오는 여주인공인 인숙(‘핀 캐리’), 하경(‘공설운동장’), 영주(‘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지연(‘멀고도 가벼운’), 인희(‘가져도 되 어쩌다 이렇게 잔인한 세상이 되었을까? 김문영 (이숲 편집장) 진보와 발전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었을지 몰라도 우리가 느끼는 행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편해졌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면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디어의 공해도 한몫을 한다.사는 데 늘 꽃길만 펼쳐질 수 없지만, 지금 창궐하는 바이러스처럼 세상에는 많은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교통사고가 나고, 배가 가라앉고, 테러가 일어나고, ‘묻지 마 살인’이 벌어지는가 하면 온갖 추악한 성폭력 범죄가 발생한다. 안심하고 살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