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다이아몬드 본사에서 일어난 일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지난 1월이었다. 집회 도중 인근 음식점 사장이 사회자에게 소리를 질렀다. “왜 우리 집 앞에서 난리예요!” 사회자는 “이 아파트에 사는 ○○○ 회장이 직원 임금을 떼먹었어요. 양해 부탁드려요”라고 답했다. 그러고도 그 사장은 한참을 임금 떼인 노동자들을 향해 화를 내고서야 돌아섰다. 원인을 제공한 사용자보다는 눈앞에 농성하는 노동자가 먼저 보이는 탓이었을까. 그때만 해도, 말로 따지는 걸 넘어 ‘소장’으로 응수하는 제3자를 보게 될 줄 미처 알지 못했다.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와 간부 2명 앞으로 ‘146명에게 1인당 84만원씩 기사 후~폭풍 장일호 기자 하루가 다르게 퍼져나가는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촉각이 곤두서는 요즘이다. 〈시사IN〉 독자들이 주목한 기사도 다르지 않았다. 김영화 기자가 코로나19 최일선에 있는 간호사들을 취재한 ‘우리는 이들에게 사명감만 기대하는가’ 기사(제652호)에는 격려 댓글이 가득했다.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 독자 장윤영씨는 ‘박수’로 끝낼 문제는 아니라는 점까지 짚었다. “무조건적 희생보다 합리적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긴 병에 효자 없다.” 안재은씨도 “간호사 인력 충원 등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라는 댓글로 독자와의 수다 장일호 기자 독자 번호:118080063이름:김계정(50)주소:강원 원주시영업시간에 방해될까 봐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했다. 주소지가 카페여서다. 카페 ‘아라비’ 김계정 사장은 흔쾌히 통화를 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는 커피 마니아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10년 된 로스터리 카페 역시 피해 가지 않았다. 김씨의 남편 김충렬씨는 2019년 국제골든커피어워드(IGCA) 에스프레소 부문에서 1위를 한 커피 로스터다. 손님 그림자조차 볼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며 2·3호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김씨의 본업은 누드 크로키를 그리는 화가다. 한때는 카페 아 국민체육진흥공단, 코로나19 피해업체 특별 융자 시행 기업 PR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 융자 ‘튼튼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포츠기업을 지원한다.특별융자 금리 1.5%, 전년 대비 매출액 10% 이상 감소한 스포츠기업 우선이번 특별융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원 감소, 휴업, 중국 수출 판로 중단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포츠업계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운전자금 융자다.지원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인증 우수 체육용구생산업체, 민간체육시설업체, 스포츠서비스업체이다. 금리는 기획재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기금 융자계정 변동금리(1/4분 말미잘 속의 흰동가리처럼 그렇게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키우던 고양이 맹랑이가 세상을 떠났다. 골목길 쓰레기통 위에서 목이 찢어져라 울던 한 달짜리 아깽이를 데려와 키운 지 근 14년이었다. 털이 다 벗겨져 빨간 살이 드러난 콧등, 끝이 꺾인 꼬리, 진드기 가득하던 귓속. 목이 쉬다 못해 양철 긁는 소리로 빽빽 울던 녀석의 몰골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우리는 같이 여행도 이사도 무던히 다녔다. 평균 1년에 한 번이었을 것이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그렇게 떠돌게 한 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제주도까지 함께 이사 가서 꽃동네 산책하는 호강도 시켰으니 그걸로 퉁친 셈 치자. 그게 무슨 호강이야 “What democratic states need to combat COVID19” Gwanyul Cheon The fight against COVID-19 is actually a fight to preserve values of self-sacrifice and solidarity against the instincts of self-preservation. Citizens affected in one form or another must be prepared to safeguard these values. In times of emergency, the leader must be able to speak up for noble cau 코로나19와 국제공조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바야흐로 ‘각국도생(各國圖生)’의 시대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판단에 따라 특정 국가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을 격리하거나 출입국을 제한하고, 마스크 등 의료용·방역 물자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 각기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확진자를 진단하고, 격리하고, 이동경로를 추적한다. 공유되는 정보도 제각각이다.각국도생의 길은 필연적으로 국가 간 경쟁을 유발한다. 한 나라가 담을 높이면 다른 나라의 담도 잇따라 높아진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 상대국도 맞불을 놓는 지구상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니 하미나 (작가)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 중이던 친구 ‘용’은 내가 도착하기 몇 주 전부터 언제 오냐며 몇 번을 재촉했다. “언니랑 꼭 가고 싶은 데가 있어.” 그가 연거푸 말하던 ‘꼭 가고 싶은 데’는 베를린의 악명 높은 나이트클럽이었다.외투와 휴대전화를 라커룸에 맡기고 들어간 클럽 풍경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종류의 것이었다. ‘인간이 끝내 지구상에 이런 공간을 만들고 말았구나’라는 경이로움을 느꼈다. 이것은 섹스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곳에서는 외모나 나이는 물론 성별 지향과 장애 여부 등등이 인간 사이의 위계를 만들지 않았다.거대하고 축 처진 두 레즈비언은 계급에서 탈출한 자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올해로 112번째 여성의 날을 맞이한 3월8일,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살해)’가 심각한 멕시코에서 분노한 3만명의 여성이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 모였다. 여성들은 광장 바닥에다 최근 몇 년간 목숨을 잃은 여성들의 이름을 흰 종이에 써서 붙이고, 거리 행진의 선두에는 피살된 여성들의 어머니들이 앞장섰다. 2019년 한 해 동안 멕시코에서는 여성이 3825명 살해됐고, 수천 명에 달하는 여성이 실종됐다. 하루에 10명꼴로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멕시코의 사례는 그 원인으로 마초(macho) 문화가 지목되지만, 같은 해 총을 든 나이팅게일 “내 환자는 내가 지킨다” 김형민(SBS Biz PD) 1950년 6·25 전쟁이 터지고 사흘도 안 돼 서울은 함락 위기에 처했어. 서울 대학로에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은 전방에서 실려 온 국군 부상병들로 그득했다. 대통령은 일찌감치 남쪽으로 튀었고 한강 다리는 끊겨버렸지만 의사와 간호사들 대부분은 환자를 두고 갈 수 없다며 자리를 지켰다. 당시 간호학교 사감은 휘하 간호사들에게 이렇게 훈시했다고 해. “언제 죽을지 모르니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 죽어 누가 우리 시체를 보더라도 깨끗한 모습이어야 한다. (···) 여러분들이 담대한 마음으로 백의의 천사답게 일하길 당부한다(당시 서울대학교 ‘잘생긴 또라이’의 탁월한 보컬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아이돌 세계에는 성취의 기념비가 많고도 많다. 차트나 시상식의 성적이 대표적으로, 몇 회 연속 무엇을 수상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언론과 팬들의 입길에 일상적으로 오른다. 그중에서 육성재는 남들이 좀처럼 얻기 힘든 트로피를 하나 갖고 있다.〈우리 결혼했어요〉의 ‘승자’ 중 하나라는 것이다. 남녀 연예인의 가상 결혼생활을 보여주던 이 프로그램은, 팬들의 원성과 상호 저격이 끊이지 않은 전쟁터이기도 했다. 거기서 육성재와 그의 파트너 조이는 생존했다. 훈훈하고 귀여운 커플로 남은 아주 드문 사례의 하나다. 두 사람은 여느 커플처럼 곧잘 꼭 챙겨 보아야 할 언론 이야기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2017년 6월8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자회견. ‘도쿄의 모치즈키입니다.’ 마이크를 붙잡은 모치즈키 이소코 〈도쿄 신문〉 사회부 기자는 40분 동안 23회에 걸쳐 질문을 퍼부었다. 가케 학원 스캔들(수의대 신설을 두고 아베 정부가 가케 학원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이토 시오리 씨의 미투(Me too) 폭로 관련 질문이었다. 관방장관 정례 브리핑은 10분 정도로 마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모치즈키 기자는 이 ‘무언의 룰’을 공개적으로 깨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시사IN〉 제583호, ‘현직 기자가 말하는 일본 저 ‘코리아’와 ‘한마음’ 속에서 자란 감염병 장일호 기자 아프면 ‘민폐’인 시절이다. 평소보다 더 꼼꼼히 위치 기반 애플리케이션 스웜(swarm)에 방문 장소를 체크인하고, 만난 사람과 시간을 메모해둔다. 소액결제도 되도록 신용카드로 쓴다. 기억력을 믿기보다 기록을 남겨놓으면 역학조사관의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을까. 홀로 조심한다고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만에 하나 발생할 상황에 대비하는 마음이다.지난해부터 4월을 기다렸다. 〈시사IN〉에도 2018년 안식월 제도가 도입됐다. 10년을 꼬박 일하면 한 달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겨울을 지나는 동안 항공권과 비자, 한 우리 시대의 ‘메리’를 위하여 장일호 기자 지난 2년간 김승섭 교수(고려대 보건과학대학)와 아홉 차례 긴 글을 ‘섞었다’. 그가 첫 원고를 보내며 내게 한 당부는 하나였다. “교수라는 직업이 무서운 게 사람들이 저한테 틀렸다는 지적을 잘 안 해요. 그러니까 마구마구 말해주셔야 해요.” 그는 무자비한 수정 요청을 받고도 “글이 훨씬 예뻐졌어요!”라고 감탄하곤 했다. 〈위험한 요리사 메리〉는 ‘차별당하는 몸’을 주제로 쓴 김 교수의 마지막 원고(〈시사IN〉 제652호 ‘당신은 정상인입니까, 그럼 특권층입니다’ 기사 참조)를 논의하는 동안 언급됐던 책 중 하나다. “바이러스가 정 기성 언론이 안 보고 못 보는 곳 보여주다 장일호 기자 언젠가는 ‘연극판’에서 일하고 싶었다. 서울 대학로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산하 연극아카데미 2년 과정을 마쳤다. 가장 좋아하는 걸 하면 가장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매일 울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행복하고 싶었다. 그때 ‘교육연극(Educational Drama & Theatre)’이라는 샛길을 봤다. 작품이 목적이 아닌 커뮤니티 안에서 연극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다룬 별도 학문이었다. 배운 것을 현장에서 접목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장애인 연극 모임을 소개받아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고독자루쉰 지음, 자오옌녠 그림, 이욱연 옮김, 문학동네 펴냄“저어… 사람이 죽어도 정말 혼은 남나요?”중국의 대문호 루쉰이 1924~1926년에 쓴 7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청나라 멸망 이후 중화민국이 건국되었으나 군벌의 난립과 외세의 침략으로 혼란스러웠던 대륙의 암흑기다. 가족들과의 불화로 루쉰의 개인사에도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밀어닥쳤다. 중국의 변화와 개혁을 열망해온 진보적 지식인인 저자 역시 이 시기엔 절망에 침식되고 만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비극적 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간과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던 오일러들의 정리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코로나로 멈춘 대학의 풍경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베스트셀러 책 제목처럼, 멈추니 보이기 시작했다. 지식의 최전선인 대학이 감염병 확산 저지의 최전선이 되면서 잊었거나 몰랐거나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당위론적인 구호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은 실제 생존의 문제였다. ‘대학도시’라는 말이 있듯이, 대학은 자신을 품고 있는 지역사회에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이 취소되자 인근 꽃가게는 물론 현수막 업체나 인쇄·디자인 업체 같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울상이다. 현재로선 학생 축제 같은 봄철 각종 행사의 개최 여부 인도가 코로나19를 막아내는 비결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인도는 ‘전염병 천국’이다. 많은 학자들은 수인성 전염병 중 하나인 콜레라가 갠지스강 유역에서 처음 발생했을 거라고 여긴다. 최초의 콜레라 대유행도 오늘날 콜카타가 속해 있는 벵갈 지방에서 비롯됐다.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불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 대유행 때는 인도에서만 무려 1400만명이 죽었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 중이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보 통제가 이루어졌기에 이름이 제각각이었다. 한동안 스페인 독감은 인도 내에서 ‘뭄바이 폐렴’이라고 불렸다.그래서일까?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현재 왜 코로나19로 아픈 사람들이 죄송해야 하나 조한진희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자) “죄송합니다.”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왜 사과했을까. 감염돼서 죄송하고, 출근하지 못해서 죄송하며, 감염당한 이후 자신의 들숨과 날숨에 누군가 감염되어 죄송했다. 정말 죄송해야 하는 게 그들일까. 코로나19가 인류에 의한 재앙이고 결과라면, 확진자나 의심자 상태인 이들은 ‘피해자’다. 그런데 왜 그들이 죄송해야 할까.우리는 약자들이 죄송한 사회를 살고 있다. 6년 전 ‘송파 세 모녀’가 남긴 마지막 메모도 ‘죄송합니다’로 시작해서 ‘정말 죄송합니다’로 끝났다. 만성질환을 앓는 큰딸과 부상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