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수다 이상원 기자 독자 번호:217110098이름:신미경(38)주소:인천 연수구신미경 독자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다. 학교 도서관에서 여러 시사주간지를 읽어왔다. 2년여 전 후원 광고를 보고 〈시사IN〉을 정기 구독하게 되었다.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던 건 아니다. “치우치지 않은 논조가 마음에 들었다.” 〈시사IN〉은 양쪽 입장을 모두 알 수 있는 기사가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교육 현장에 있는 그는 정시 확대 논쟁을 다룬 2019년 11월 기사 논조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모든 교육문제의 진원으로 지목하는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관계의 과학김범준 지음, 동아시아 펴냄“많은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인간 사회도 대표적인 복잡계다.”물리학은 우주부터 원자까지, 초거대 세계와 초미시 세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학문이다. 딱 하나, 사람 사는 세상만 빼고. 그건 물리학으로 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보통 생각한다.물리학자인 저자의 〈관계의 과학〉은 전작 〈세상물정의 물리학〉을 더 심화시킨 신작이다. 그가 다루는 주제는 촛불집회, 좋은 지도자의 조건, 친구 찾기의 규칙,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 유행 만들기 등이다. 사람이 관계 맺고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그는 통계 기사 후~폭풍 이상원 기자 천관율·김연희 기자가 취재한 ‘사법농단 톺아보기’ 세 번째 기사에 이탄희 변호사 인터뷰가 실렸다. 그는 법원개혁과 검찰개혁이 한 덩어리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법원과 검찰 사이에서도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IN〉 페이스북(facebook.com/sisain)에서 많은 독자가 응원을 보냈다. 2019년 5월부터 매주 두 번씩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을 취재하고 이를 기록한 김연희 기자의 ‘사법농단 재판정 진풍경 관찰기’에는 “길이길이 역사에 남을 겁니다. ‘흑역사’로” “사법부가 언제 중심을 잡을지…” 등 댓글이 달렸다. 다시, 10년의 복지 역사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2010년대가 저물었다. 지난 10년 대한민국의 변화를 상징하는 주제를 꼽으면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복지’일 터이다. 복지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으로 열풍을 만들어내며 빠르게 발전해왔다. 무상급식 논쟁은 금세 복지설계도를 다루는 보편복지-선별복지 전선을 구축했고 2012년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미래 비전으로 복지국가를 내걸도록 했다. 이후 무상보육, 기초연금, 국공립 보육시설, 문재인 케어, 아동수당 등 선거 때마다 새로운 복지제도가 선보였다. 비록 급여 수준은 충분치 않지만 복지가 역동적인 국민 의제로 자리 잡 ‘다르푸르 학살’의 죗값을 치르나 이상원 기자 오마르 알바시르(75) 전 수단 대통령의 축출은 2019년 남반구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1989년 쿠데타를 일으킨 그는 30년간 집권해왔다. 대규모 시위 이후 군부 세력이 일으킨 쿠데타로 2019년 4월 사임했다.지난 12월22일 수단 정부는 “2003년부터 자행된 범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알바시르 등 이전 정권 인사들은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범죄’는 다르푸르 학살을 말한다. 알바시르의 지시와 묵인으로 20만명 넘게 죽고 25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세계적으로 가장 악 2020년, ‘뛰는’ 여성 더 만날 수 있기를 양정민 (자유기고가) “체육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스포츠계 미투와 성폭력 문제 해결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지난 12월20일 문화체육관광부 최윤희 제2차관이 첫 출근을 하며 밝힌 각오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외치며 2019년을 열었다면, 그 외침이 2020년에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임을 재확인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최 차관 임명은 최초의 여성 선수 출신 차관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행정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차관직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만큼 앞으 콜카타 인력거꾼 나디프 이야기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나디프 씨(45)는 내 또래다. 남들이 보면 내 할아버지라 해도 믿을 정도로 치아가 반절은 없는 사내지만 나보다 두 살 어리다. 과거 인도제국의 수도였던 콜카타에서 인력거를 몬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그는 1988년 2379명의 사망자를 낸 대홍수 때 인도로 무단 월경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당시 콜카타에는 방글라데시에서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난민이 몰려들었다. 매년 여름만 되면 아수라장이 펼쳐지길 반복했다. 한때 영국령 인도제국의 수도로, 런던을 쏙 빼닮은 도시라는 말을 듣던 콜카타는 그렇게 밀려오는 난민들이 자리 잡았다. ‘죽음의 모두 똑같이 살 필요는 없잖아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우리 교육이 정말 사람을 위한다면 경제 논리를 내세워 폐교하기보다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서라도 학교를 지킬 겁니다. 더불어 학교가 가르치고 싶은 걸 가르치려 하기보다 학생이 바라는 걸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현실은 누구나 대입을 준비하고 취직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대학 진학과 취업이 고정관념이 되고 모든 사람의 삶이 되었습니다. 학력과 직업과 성별로 사람을 차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불행합니다.이제 우리가 배운 것을 의심하고 진짜 행복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진학도 취업도 결혼도 행복 “내 인생 첫 필름 카메라 작업”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말도 안 돼.’ 반발. ‘아니 왜?’ 현실 부정. ‘어쩔 수….’ 수긍. ‘2019 올해의 사진’ 취재에 대한 이명익 사진기자의 3단 반응.왜 반발?아니,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봤어야죠. 이번 작업이 내 인생 첫 필름 카메라 작업! 국장과 달리 저는 젊은 디지털 세대.현실 부정은 왜?아니, 연초부터 올해의 사진 염두에 두고 디지털 작업을 해왔는데…. 이거야말로 전대미문의 폭거!계속 부정하지, 왜 수긍?아니, 아니, 아니…. 그래도 송년호 전체를 필름이라는 유한의 형식에, 노동이라는 무한의 가치를 담는다고 해서. 이거야말로 전대 불편하고 매혹적인 참혹하고 아름다운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Magdalene.’ 우리말로 마리아 막달레나 혹은 막달라 마리아다. 무엇보다 예수의 제자이자 예수 부활의 최초 목격자로 유명하다. 생전 마리아 막달레나는 편견과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다름 아닌 여자라는 이유에서였다.이런 측면에서 예수는 진정 진보적 인물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여성을 인간 취급조차 안 했던 시대에 기꺼이 제자로 맞이했다는 점이 증명한다. 2016년에 가서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리아 막달레나의 기념일을 축일로 승격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그는 기독교의 성인 중 하나로 추앙받는다.FKA 트위그스. 본명은 탈리아 바 그 나라는 어떻게 핵을 갖게 됐을까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민간인 총책이었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1945년 7월15일, 뉴멕시코 사막 한가운데서 세계 첫 번째 핵실험을 하며 삼위일체를 뜻하는 ‘트리니티(Trinity)’라는 암호명을 붙였다. 삼위일체라면 보통 기독교 교리를 떠올리게 되지만, 동양철학에 조예가 깊었던 그에게 트리니티는 힌두교의 삼주신(三主神)을 뜻했다. 원폭 실험과 창조의 신 브라흐마, 파괴의 신 시바, 유지와 재생의 신 비슈누를 동시에 연관시키기란 상대성이론만큼 난해하다.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탄 개발에 착수한 이승만의 수족 자처한 국회의원들의 굴욕 김형민(SBS Biz PD) 국회의사당 건물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니. 국회에 가면 장대한 기둥들이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데 이 기둥들은 앞쪽과 뒤쪽 각 8개와 양옆 4개씩 모두 24개야. 전면의 기둥 8개는 ‘8도’ 즉 전국을 상징하고, 24개의 기둥은 1년 24절기를 의미한단다. 즉 ‘전국에서 온 국민대표 여러분은 1년 내내 국민을 잊지 마시라’는 뜻이겠지. 그러고도 모자랐는지 국회 천장 조명은 365개로 맞췄다고 해. ‘365일 내내 일하시라’는 걸까. 전쟁이 나면 돔이 열리고 로봇 태권브이가 나올 거라는 농담의 소재가 됐던 국회 지붕 돔에 어떤 의사의 죽음, 그 후 1년 나경희 기자 1년 전 한국 사회는 의사 한 명을 잃었다. 2018년 12월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를 보던 임세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상담 도중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는 환자에게 쫓기다 숨졌다.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환자에게 다가갔던 의사, 환자에게 늘 90°로 허리 숙여 인사하던 사람이었다.당시 상복을 입은 유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호소한 건 가해자 처벌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낙인이 찍힐까 봐 걱정했다. 고 임세원 의사의 스마트폰이 뇌를 따라갈 순 없지 이상원 기자 젊은 뇌과학자인 저자는 우리 뇌가 스마트폰 같다고 쓴다. “온종일 들고 다니지만 스마트폰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물으면 ‘에… 앵?’ 하고 얼버무린다.” 스마트폰을 알면 어떤 앱이 배터리를 잡아먹는지, 어디에 피싱 소프트웨어가 있는지 보이는 것처럼, 뇌를 이해하면 일상의 핵심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뭔가 잊어버렸는데 그게 무엇인지, 왜 상황이 끝나고 나서야 해답이 떠오르는지, 왜 잊고 싶은 기억이 새벽 3시에 떠오르는지 따위다.뇌는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낸다. 타인을 예측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 황교안 농성 ‘현장’에는 답이 없었다 [프리스타일] 이상원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 현장은 답이 없었다. 눈 돌릴 때마다 질문만 떠올랐다. 저 사람들은 누구인가. 왜 듣는 사람 없는 곳에다 화를 내는가. 뭐 때문에 나왔을까. 어떻게 아무 의미 없는 말을 각자 30분간 단체로 반복하면서 동시에 눈물 흘릴 수 있는 걸까. 2019년 11월 청와대 사랑채 앞을 취재하면서 든 생각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는 동안, 옆 대로를 점거한 개신교인들은 매일 집회를 열었다.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어야 하는데, 꽤 망설였다. 왜 망설이고 있는지 자문하자 완벽한 ‘사기캐’ 리사마저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케이팝 스타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니다. 타이(태국) 사람인 블랙핑크의 리사다. 지난 12월 넷째 주 현재 2780만명 넘는 팔로어가 그의 계정을 구독 중이다.리사는 블랙핑크의 메인 댄서이자 리드 래퍼다. 큰 키와 길쭉한 팔다리에서 나오는 힘 있는 댄스가 특징이다. 4개 국어를 구사하며, 영어 랩은 물론 한국어 랩 실력도 여타 한국 아이돌에 밀리지 않는 ‘사기캐’다.고향에서 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2000년대 말 2PM의 닉쿤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것이 계기가 몸 측정 사진에 담긴 식민 지배 정당화 이상엽 (사진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3만8000점에 달하는 유리건판 사진 아카이브를 디지털로 공개했다.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수집한 사진으로, 1876년 강화도조약부터 1945년 광복까지 방대한 기록물이다. 일제는 이를 두고 철수했고 사진은 신생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 소유가 되었다. 오랫동안 수장고에서 잠자던 사진을 1987년부터 인화 작업을 했다. 최근 600만 화소급의 디지털 파일로 공개하기까지 32년이 걸렸다.이 기록물의 가치는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이 사진을 근거로 논문 100편 정도는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조선고적도보〉를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면접위원으로 들어가서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부당노동행위일까요?” “아직 노동자가 아니어서 부당노동행위가 아닙니다.”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질문, 누군가 답변을 달아놓았다. 그래도 개념은 알고 있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 노동법 교육도 안 해주는 나라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알기란 쉽지 않다. 부당노동행위를 ‘노동 현장에서 겪는 부당한 행위’로 오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임금 체불, 초과근무, 병가 후 복직 거부, 이유 없는 전보, 왕따와 갑질, 이거 부당노동행위 아닌가요? 네, 아니에요. 부당노동행위 연희동서 날고 기는 ‘전두환 저격수’ 김연희 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는 지하철역이 없다. 그 이유를 두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우스갯소리가 하나 돈다. ‘전두환씨가 지하철을 못 들어오게 했다. 학생들이 데모하러 올까 봐.’ 연희동 전두환씨 자택은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을 관통하는 배경이었다. 주로 어두운 순간들이다. 육군 소장 전두환이 12·12 쿠데타를 모의했던 장소이며, 전 재산이 29만원이라 추징금을 내지 못한다는 전씨가 호화롭게 말년을 보내는 곳이다. 독재를 규탄하고 광주 학살의 책임을 묻는 시위대에게 연희동 자택은 종종 최종 목적지가 되었다.전두환씨를 추적하는 이들의 리스 ‘교복 입은 시민’, 투표권을 획득하다 이윤승 (서울 이화미디어고 교사) 지난 12월23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28일 통과되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 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하향하는 부분이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청소년과 함께 치를 수 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투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02년 4월 이전에 태어난 학생들과는 같은 유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 정말 기대가 크다. 한편에서는 학교가 정치화할 수 있다며 개정안을 취소하라고 하지만 교사로서 보기에 그런 주장이야말로 그동안의 학교 속 정치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학교는 이미 충분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