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수다 김동인 기자 독자 번호:111080489이름:장찬홍(43)주소:경기 의정부시18년 차 건축설계사인 장찬홍씨는 요즘 시국을 ‘수비 축구’에 비유한다. “뭐랄까 지고 있진 않지만, 뭔가 화끈한 느낌은 없는 것 같다고 할까요?” 스스로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장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을 화끈한 ‘공격 축구’에 빗댔다. “화나는 일은 많았지만 화끈하게 비판했던 시기잖아요. 정권이 바뀌었지만 계속 수비해야 한다는 느낌이랄까.”장씨는 깊이 있는 정보를 얻고 싶어 〈시사IN〉을 구독했다. 2011년 이명박 정부 후반기, 굵직굵직한 이슈가 쏟아져 나오 기사 후~폭풍 김동인 기자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사랑의교회 기사에 독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상원 기자가 쓴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지하교회 이야기’는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에서 많은 이들에게 전달됐다. 교회 뒤편 이면도로 지하를 파고들어 지은 사랑의교회 예배당은 8년간 법적 다툼을 겪은 끝에 원상회복(철거) 판결을 받았다. 이 복잡하고 긴 문제를 Q&A 형식으로 풀어낸 기사에 독자들은 공감과 분노를 자아냈다. 한 독자는 “개신교 전체를 욕되게 하는 행위를 했다”라고 꼬집었다.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던 전두환씨의 골프 동영상이 “육류 대용품이 아니다 이 고기는 신세계다”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의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한국 면(Korean noodles)’이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을 SNS로 접했다. 궁금해진 나는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사보았다. 간편식 용기에 담긴 냉동식품은 비건 대체육(代替肉) 코너에 있었다. 콩을 주재료로 만들었다는 대체육 조림이 쌀국수 위에 얹혀 있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지 않는 면과 간장소스, 향신료 범벅이었다. 베트남이나 멕시코 요리에 쓰는 ‘코리안더(고수)’가 이 제품에도 들어 있다. 나는 스웨덴 회사가 이 코리안더를 일부러 ‘코리안’으로 이름 붙인 상술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60초 후에도 계속된 대국민 사기극 10년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불안한 눈빛을 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 있다. 뜨거운 조명 아래, 사람들은 긴장과 더위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다. 그런 이들의 상태는 아랑곳없이 늘어선 수십 대의 카메라는 사람들의 흔들리는 동공, 긴장감으로 흐르는 땀방울, 떨리는 손가락이나 입술을 클로즈업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모든 상황의 칼자루를 쥔 진행자는 영원 같은 10여 분간 프로그램 이름, 무대에 서 있는 사람들 이름, 이들이 획득하게 될 상금 액수와 상품 등 이미 충분히 노출된 정보를 무의미하게 반복한다. 시청자의 참을성이 극에 달할 즈음 그가 마침내 외친다. 기막히게 완벽한 거장의 세계관 김문영 (이숲 편집장) 한 남자가 친구 에두아르를 땅에 묻으며 애도한다. 그 남자 에밀은 친구의 장례 이후 큰 슬픔과 마주한다. 우리 모두의 젊은 시절이 그렇듯, 한때 좋아하던 것들에 탐닉하고, 예술과 문학에 대해 토로하며 우정을 최대 가치로 여긴 그들. 세월과 함께 푸르른 날들은 사라져가고, 그렇게 하나둘 작은 새처럼 세상을 떠난다. 며칠 후, 에밀은 친구가 죽기 전에 부친 편지를 받는다. 운명은 그에게 마지막 친구의 선물을 가져다준다.친구가 말한 주소로 찾아가는 에밀. 마음에 드는 걸 딱 한 가지만 고르라는 친구의 말에 그는 온갖 화려한 예술품으로 가 여성이 ‘꾸밈노동’ 거부하는 까닭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탈코르셋(脫corset, corset-free)에 관한 책 세 권을 읽었다. 〈아름다움이 그대를 속일지라도-탈코르셋 인문학〉(인간사랑, 2019)을 쓴 연희원은 기호학 박사이지만 그가 꾸준히 연구해온 주제는 ‘패션 철학’이다. 지은이의 논문과 저서는 키르케고르나 칸트 같은 철학자들이 패션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복식과 나체에 대한 사유는 어떠했는지에 관한 것이다. 패션(fashion)은 옷을 입는 행위에서 발생하는 양식(樣式)이나 유행을 뜻하는데, 그것은 개인의 순수한 자유와 개성을 표현하는 자기만족의 산물 표절인지 참조인지 아무튼 낯 뜨겁다 강홍구 (사진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 우연히 한 지자체의 축제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녹색 바탕에 문자와 드로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드로잉이 어쩐지 낯익다. 몸매가 뚱뚱한 남녀 관광객이 뭔가를 쳐다보고 있는 자세인데 틀림없이 누군가의 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하이퍼리얼리즘 조각가로 유명한 두에인 핸슨의 작품인 듯싶었다. 이상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역시 두에인 핸슨이 맞았다. 물론 조각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고 선으로 형태만 따왔다.핸슨은 실제 사람의 몸에 석고를 발라 떠낸 다음 주조한 조각에 채색하고, 실제 옷을 입힌다. 가구 등 소 하이힐은 어떻게 여성의 전유물 되었나 위민복 (외교관) 하이힐은 원래 남성이 신었던 신발이다. 타이밍과 운, 권력 이동 등이 모두 결합하면서 남성의 액세서리였던 하이힐이 오늘날 여성의 전유물이 되었다.‘이렇다 할 만한’ 하이힐이 처음 등장한 지역은 페르시아다. 당시 하이힐의 형태는 오늘날 카우보이 부츠와 유사했다. 15~16세기 당시 베네치아와 스페인의 초핀 혹은 쇼핀(Chopine)도 어떻게 보면 하이힐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역사 속에서 하이힐을 유행시킨 것은 프랑스 절대왕정이다.태양왕 루이 14세의 키는 163㎝였다. 17세기 기준으로 보자면 작은 키는 아니다. 그는 높은 곳의 농민들이 오해하는 걸까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한자 ‘십(十)’과 ‘일(一)’을 합하면 농업의 근간인 ‘흙’을 뜻하는 ‘토(土)’가 된다. 십일월 십일일(11월11일)이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정해진 이유다.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널리 알리고, 농민의 노고에 감사하는 날이건만, 주인공인 농민들은 축제 대신 상경 투쟁을 불사하며 거리로 나섰다. 최근 정부가 앞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WTO 협정 중 하나인 농업협정은 개도국에 농산 피카소도 벌벌 떤 대한민국 검사님 김형민(SBS Biz PD)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파블로 피카소의 이름은 알 거야. 우리나라와는 별 인연이 없는 것 같지만 피카소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유명한 그림을 남긴 사람이기도 해.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이야. 1980년대 수정주의 사학자 브루스 커밍스가 쓴 책 〈한국전쟁의 기원〉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던 이 그림은 황해도 신천에서 일어났던 대학살을 묘사한 것이라고 해.배를 내민 임신부, 영문을 모른 채 총 앞에 선 남녀, 아직도 흙장난을 하고 있는 아이와 영문을 알아차릴 만큼은 철이 들어 공포에 질린 채 엄마에게 달려드는 아이를 향해 중세 기사 같 사회가 아프니 의사도 아프다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쉬기로 결정했다. 잔병치레가 늘더니 급기야 대상포진을 진단받고 나서야 이게 ‘알람’이구나 싶었다. 직장과 활동가 동료들에게 ‘번아웃’을 선언하고 퇴직과 휴식을 준비 중이다.번아웃이라는 단어는 일터에서 에너지를 과도하게 요구받는 상황에서 불만·피로가 누적되고 좌절감·냉소에 빠지며 효율성이 저하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어떻게 노동조건을 개선할지, 어떻게 하면 노동자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노동을 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 의료계에서도 의료인의 직무 스트레스와 에너지 소진이 공중보건의 중요한 이슈이다. 고 박선 Adiós cocalero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인도 앞에서 한풀 꺾인 세계 최대의 ‘약한 FTA’ 이종태 기자 11월4일 타이 방콕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6개국 정상이 모였다. 정상들 중 15명은 이날까지 준비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협정문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그러나 ‘RCEP가 타결되었다’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각국별로 ‘여러 품목의 관세를 어느 정도의 시기 동안 어떤 수준까지 인하하느냐’ 같은 구체적 사안은 아직 협의 중이기 때문이다. RCEP 같은 국제조약 체결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인 국가수반들의 서명이 내년 상반기로 밀렸다. 무엇보다 수험생 부모들의 안녕을 빈다 정지은 (서울 신서고등학교 교사) 그녀를 봤을 때 나는 헉헉, 하고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마라톤 연습을 하다 숨이 차서 잠깐 쉬고 있었다. 문득 고개를 들자 내 앞을 지나가는 행인의 티셔츠 문구가 눈에 띄었다. I don’t know.I don’t care.난 모르겠어. 상관 안 해.번역하면 그 정도 되는 심플한 두 문장에서 강렬한 메시지가 읽혔다. 반백의 그녀는 뒷모습으로 추정컨대 60대 초반쯤 되어 보였다. 수십 년간 가족에게 자신의 예쁜 것, 소중한 것을 내준 분이 평균적으로 많이 분포된 연령대. 그래서일까, 간결한 영문 문구에서 홀가분함이 느껴졌다.난 몰라 김재덕, 친구와 산다 그게 어때서?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20년 전으로 돌아가 젝스키스의 팬에게 ‘미래에는 젝스키스 멤버와 H.O.T. 멤버가 함께 산다’라고 말하면 누가 믿을까. 화나 안 내면 다행일 것이다. 저 명제의 주인공 김재덕조차 믿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H.O.T.의 토니 안과 한집에 살고 있다. 이들은 사이좋은 한 살 차이 친구이자 하우스메이트다.김재덕은 1997년 젝스키스의 멤버로 데뷔했다. 그는 귀여운 외모나 말투와 달리 몸을 사리지 않는 격렬한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특히 이재진이 만들고 김재덕이 주로 선보인 ‘백다운(몸을 직립한 상태에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정의의 미래 “공정”김인회 지음, 준평 펴냄“부패와 특권은 공정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입니다.”검찰이 만들어준 스테디셀러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2011)의 공동저자. 대학에서 형사법과 법조 윤리를 강의하는 저자가 ‘정의’와 ‘공정’을 파고들었다. ‘조국 대란’에서 보듯 정의와 공정은 2019년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이나 미래 전략을 세울 때 두 가치를 배제한다. 저자는 앞으로도 정의와 공정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책은 인간관에서부터 초과잉 사회와 불평등 문제 등 큰 이야기를 주로 담 본선 경쟁력은 ‘막강’ 예선 경쟁력은 ‘허약’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순자산 570억 달러,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정치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전격 뛰어든다. 민주당 경선 판도가 크게 흔들릴 조짐이다. 민주당은 현재 정치인 17명이 대선 후보로 경합 중이다.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경선에 합류한 것이다. 그는 11월12일 현재 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년 3월 앨라배마주와 아칸소주 민주당 경선에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그는 정치 초년생이 아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공화당 당적 탐사보도 키우는 ‘언론 인큐베이터’ 샌프란시스코·김영화 기자 명함을 받은 존 푸나비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교수(저널리즘 전공)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번 취재 통역을 맡은 장하다씨가 건넨 명함이었다. 대학원생인 장씨는 ‘게임 개발자’이기도 하다. 그의 명함에 적힌 게임 개발자를 본 푸나비키 교수는 “마침 주거 문제에 관한 탐사보도를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었다”라고 말했다.11월3일 ‘르네상스 저널리즘’이 참여하고 있는 베이 지역 협업 프로젝트(Bay area collaborative)에서 특종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언론인들이 협업해 실리콘밸리 내 50만 맛있게, 편하게, 멋지게 대륙의 밤이 바뀐다 베이징·양광모 통신원 중국의 밤이 달라지고 있다. 밤이 되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기던 고요한 10년 전 중국의 모습을 상상해서는 안 된다. 이젠 한밤중에도 직접 먹으러 나갈 수도, 전화로 배달시켜 먹을 수도 있다. 도처에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상점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음식점·헬스장·서점·편의점도 보인다.최근 중국 경제에서 ‘야간경제’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야간경제는 통상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 사이에 발생하는 서비스 중심의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야간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올해 강성·귀족 노조가 문제라고요?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요즘은 개선되었다고 하나 한때 경찰 수배 전단에 ‘노동자풍’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인 적이 있었다. 양복 차림의 깔끔한 인상은 ‘회사원·사업가풍’이며, 뭔가 깔끔하지 않으면 ‘노동자풍’이라는 설명과 함께. 회사원은 노동자가 아니고 노동자는 왠지 모르게 남루한, 40~50대 남성일 거라는 관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 있지 않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동질적이라고 생각한다. 외집단 동질성 편향이라나. 대부분 노동자가 되지만, 정작 스스로가 노동자에 속한다고 인식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라고 하면 빨간 띠를 두른 장년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