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테이크 속에 보물이 있나니… 김성민 (경주대학교 교수) 아웃테이크(outtake)는 영화, 음악, 텔레비전, 쇼, 게임, 그리고 사진 등과 같은 창작 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다. 영화 혹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최종 편집 때 제외된 촬영분을 말한다. 만약을 대비해 여러 번 촬영한 것들 중 한 부분이거나 NG가 나서 사용되지 못한 부분을 포함한다. 촬영팀은 여분으로 필요 이상을 촬영해두기에 아웃테이크는 넘쳐나기 마련이다.아웃테이크는 ‘감독판’ 같은 또 다른 에디션을 위해 사용된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출시될 때 팬서비스 차원에서 삽입된다. 가장 유명한 아웃테이크는 청룽(성룡) 영화에 매번 조선 땅 푸르게 푸르게 어느 일본인의 헌신 김형민(SBS Biz PD) 조선 태조 이성계는 자신이 묻힐 묏자리를 찾아다니다가 오늘날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 근처에서 마땅한 자리를 점찍었어. 궁궐로 돌아오는 길 고갯마루에서 이성계는 “이제야 근심을 잊겠구나”라며 기뻐했다고 해. 그래서 나온 지명이 망우리(忘憂里). 즉, 걱정을 잊은 마을이라는 전설이 있어. 1933년 일제는 이 망우리에 대규모 공동묘지를 조성했고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데 수만명이 묻힌 이곳에 한 일본인의 묘가 단정하게 조성되어 있단다. 아사카와 다쿠미라는 사람이야.아사카와 다쿠미에 대한 소개는 그의 묘비명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한 비슷한 듯 다른 여정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요즘 사람들은 음식에 관심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는 여행객의 SNS, 텔레비전 프로그램, 음식 관광 정보를 담은 서적 등 음식 이야기가 이렇게 풍성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물론 맛있는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 이전에도 존재했다. 이런 일상의 입맛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은근하면서 강력한 힘을 경제와 정치에 미치고 있다.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너무 평범해 관심을 갖지 않는 일상의 입맛을 자본주의 발전 경로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로 고려했다. 밀·밀가루·빵의 회사를 그냥 관뒀다 황두영 (자유기고가) 회사를 관뒀다. 이직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나왔다. 남의 돈을 받는 만큼의 짜증과 지겨움이야 당연히 있었지만 새삼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퇴사를 고민하면서 퇴사는 가족 문제라는 걸 체감했다.대부분 기혼자인 선배들은 내가 결혼도 안 하고 자녀도 없으니 한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느냐 하기도 하고, 심지어 부러워하기도 했다. 한편 아직 결혼하지 않은 후배는 빛 좋은 개살구인 회사라도, 번듯한 직장이 없으면 ‘결혼 시장’에서 밀려난다고 주장했다. 결혼을 해서 혹은 안 해서 회사를 참고 다녀야 한다면 나처럼 철없는 사람 아니고서야 과거사 청산 독일도 배상금 앞에선 머뭇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독일은 일본과 달리 과거사 청산 작업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받지만, 배상 문제는 매듭짓지 못한 상태다.지난 6월, 그리스 정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끼친 피해 배상 협상을 독일 정부에 요구했다. 그리스 특별위원회는 나치 독일의 침략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최대 2900억 유로(약 396조원)에 이른다고 계산했다. 독일군 점령 당시 그리스에서는 저항군 약 8만명이 목숨을 잃고, 유대계 그리스인 6만명이 수용소에서 학살당했다.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지역도 있다. 경제적 수탈 때문에 발생한 기근으로 최대 45만명이 교과서는 틀렸고 선생님은 몰랐다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아파트 한 동이 반으로 뚝 끊겨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출입구도 따로, 엘리베이터도 따로이고, 계단은 십몇 층에서 막혀 있다. 계단이 그대로 천장과 맞닿아 끊어져 있는 모습에 숨이 턱 막힌다. 분양 층인 고층 사람들은 땅으로 내려올 수 있지만, 임대 층인 저층 사람들은 옥상으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 불이 나서 옥상으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냐고 기자는 묻는다. 그 아찔한 현장에 이 그림책이 겹친다.봉제공장, 인형공장, 단추공장이 모여 있는 서울 독산동.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은이가 산다. 할머니들이 잘못 만든 인형은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 위한 중동 판짜기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까지 중동 분쟁을 당사자들의 관계와 내부의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고질적 분쟁,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종파 갈등, 부족과 종교 그리고 국가가 부딪히는 정체성의 투쟁, 이슬람 내부의 노선 논쟁 등 다양한 갈등선을 다루었다. 중동 분쟁을 설명하면서 외세 변수를 빼놓을 수 없다. 외세는 식민지 내재적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고, 직접 전쟁에 개입하는 등 분쟁 당사자이기도 했다. 특히 열강의 개입은 안정보다는 중동의 정치 질서를 어지럽히는 방향으로 작동했다.100년 전 1차 세계대전 당시 사이크스-피 점거 투쟁이 빚어낸 ‘대중의 힘’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국토교통부(국토부)는 2015년 11월,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부지로 성산읍을 최종 결정했다. 국토부는 제주도에 또 하나의 제주 국제공항이 필요한 근거로 2045년까지 공항 수요자가 4500만명으로 늘어나리라는 자체 예측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제주에 제2공항을 짓는 것을 반대하는 도민들은 현 공항을 확충하는 대안을 지지하는 동시에, 국토부가 제주에 건설하려는 제2공항의 성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한다.국토부가 성산읍에 지으려는 제2공항의 성격을 옳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는 기나긴 공식 명칭을 가진, 서귀포시 김신영의 열정과 재기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김신영은 ‘최고령 걸그룹’이라는 4인조 셀럽파이브에서 (리더는 아니고) ‘주장’을 맡았다. 최근 셀럽파이브의 예능 〈판 벌려:이번엔 한복판〉에서 센터(한복판) 자리를 놓고 모든 멤버가 동등하게 경쟁하기로 했기에 주장 자리는 내려놓은 상태다.셀럽파이브는 송은이가 ‘비보TV’를 중심으로 펼치는 다양한 ‘판’의 하나다. 여성 예능인들과 함께 새로운 판을 벌려나가는 그의 기획력과 감각에 대해서는 제법 이야기가 다뤄졌다. 셀럽파이브에 한정하자면 김신영의 지분이 그 못지않다. 데뷔곡 ‘셀럽이 되고 싶어’는 원래 일본 도미오카 고교의 여학생들이 400명이 ‘감염’된 500년 전 춤바람 위민복 (외교관) 1518년 7월, 독일과 프랑스 접경 지역인 스트라스부르에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그 시작은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한 여성으로부터였다. 당시 여러 기록에 따르면, 7월14일 트로페아(Troffea) 부인이 거리에 나와서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배경음악은 당연히 없었고, 그저 춤을 추었을 따름이다. 보다 못한 남편은 아내에게 그만하라고 간청했으나 그녀는 남편을 무시하고 춤을 멈추지 않았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어둠이 깔리자 허기와 피로에 지친 트로페아 부인이 쓰러졌다.트로페아 부인은 왜 춤을 추었나 다음 이 주의 신간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포퓰리즘카스 무데·크리스토발 로비라 칼트바서 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펴냄“포퓰리즘은 기생한다.” 내가 하면 정책이요, 남이 하면 포퓰리즘이다. 우리 정치인들의 흔한 이중 잣대다. 그럼 어디까지가 정책이고 어디서부터 포퓰리즘일까. 저자는 유럽의 극우 정당,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대통령, 미국의 티파티 등 현대의 대표적인 포퓰리즘 운동을 두루 살핀 뒤 포퓰리즘을 규정한다. 포퓰리즘은 ‘순수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로 진영을 나누고, 정치란 민중의 일반의지의 표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를 모은다.포퓰리즘이 민주주의의 적으로 성 한국에도 절실한 ‘잠정적 유토피아’ 전혜원 기자 “정권을 잡을 가능성을 보아서 행동 강령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정권을 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가 행동 강령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에른스트 비그포르스가 남겼다는 이 말을 읽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비그포르스는 20세기 스웨덴에서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설계한 핵심 인물이다. 보수파는 시장의 자연치유를 기다리고, 마르크스주의는 혁명의 그날을 기다릴 때, 비그포르스는 ‘지금 여기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 결론이 ‘잠정적 유토피아’였다. 비그포르스는 사회민주당(사민당)이 궁극적으로 기억에서 사라진, 가보지 못한 북한의 바다 고재열 기자 ‘겨울철 물고기잡이 전투를 힘있게 벌리자!’ ‘바다가(바닷가) 양식을 대대적으로 하자!’ ‘남포 갑문 건설을 힘있게 지원하자!’ ‘배마다 만선기 휘날리자!’ ‘모두 다 정어리잡이에로’ ‘청소년들이여! 모두 다 해양체육에로!’부산 영도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에 가면 이런 낯선 구호가 관람객을 맞는다. 〈잊힌 바다, 또 하나의 바다, 북한의 바다〉전(10월13일까지)에 전시된 북한 포스터에 쓰인 구호다. 요란한 구호 사이로 들어서면 또 다른 선전·선동의 바다가 관람객을 맞는다. 광복절 해양 기념식에서 북한 청소년들이 선상에서 매스게임을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믿는 이들에게 임지영 기자 고등학생 때였다. 입시를 준비하던 겨울,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따뜻한 교실에 모였다. 난로가 있었다.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상한 마음이 들어 교실을 나왔는데 교사가 왜 안 들어가느냐고 물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감각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한참 뒤, 홈리스 아동들을 만났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0년 넘게 가족과 학교를 벗어나 중첩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이 나보다 인생을 열심히 살지 않은 건가?’ 그렇다고 말할 수 없었다. 무력감을 느꼈다. 사회가 바뀌어 기술과 의학이 장애를 없앨 거라고? 김초엽 (SF 작가·〈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코니 윌리스가 쓴 〈여왕마저도〉는 여성들의 생리가 사라진 미래를 그린다. 미래 여성들은 단결해서 생리로부터 해방을 쟁취했다. 암메네롤이라는 생리 억제 장치가 보편화된 근사한 사회다. 나는 대학생 때 페미니즘 스터디에서 이 소설을 소개하며 ‘기술은 여성을 해방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사실 SF에는 여성의 재생산으로부터 해방을 그리는 소설이 꽤 많은 편인데, 일부러 이 단편을 다룬 이유는 〈여왕마저도〉의 암메네롤과 비슷한 기술이 현실에도 있어서였다. 바로 체내 장기 피임장치다. 임플라논, 미레나 등 체내 삽입형 피임장치는 피임 [우리들]이 선물했던 행복한 시간과 재회하는 영화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열두 살 하나(김나연)의 집은 전쟁터다. 엄마는 매일 뾰족한 말로 아빠를 찌르고 아빠는 늘 날선 표정으로 짜증을 난사한다. 그럴 때마다 방문 닫고 몸을 숨기는 하나. 그러나 저격과 응사의 험한 언어는 언제나 너무 쉽게 방문을 넘어온다.이럴 때 아이들은 참호를 판다. 자신만의 방공호를 만들어 숨는다. 그 안에서 잠시나마 열두 살의 여름을 되찾는다. 내 편이 없는 집에서 필사적으로 자기편을 만들어낸다. 누구에게는 책이, 누구에게는 혼자 하는 상상이, 그리고 또 누구에게는 곁에 있는 친구가 바로 그 참호다. 믿고 의지할 내 편이다.열 살 기사 후~폭풍 전혜원 기자 ‘두 개의 서방’이라는 제목의 굽시니스트 만화가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 com/sisain)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많은 이들에게 도달해 굽시니스트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였다가 현재는 공터로 남아 있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의 빈 땅을 소개한 ‘서울 한가운데에 이런 공터가 있다니(제620호)’ 기사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독자는 “이 앞을 지날 때마다 이건 뭐지 했는데”라며 신기해했다. 할리우드의 다양성 전략을 짚은 임지영 기자의 ‘어떤 인종이든 인어공주 될 수 있다’와 독자와의 수다 전혜원 기자 독자 번호:114100545이름:최태식(48)주소:부산 해운대구최태식씨는 서울역 서점에서 〈시사IN〉을 사보던 ‘초기 독자’다. 2014년 10월 정기 구독을 시작했다. ‘편집국장의 편지’를 먼저 읽으며 이번 호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늠한다. 음악에 관심이 많아 ‘배순탁의 음란서생’도 즐겨 읽는다. 그렇게 5년째 정기 구독 중이다.최씨는 공들여 쓴 심층 기사가 많다는 점을 〈시사IN〉의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고용노동부 부산동부고용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가끔 기사를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 ‘공포의 KKK’ 부활? 미국이 떨고 있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2015년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한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딜런 루프(21),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맞선 맞불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동차를 돌진시켜 1명을 숨지게 한 제임스 앨릭스 필즈(22), 2018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을 마구 쏘아 11명을 숨지게 한 로버트 보어스(46), 지난 8월3일 엘패소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0명을 숨지게 한 패트릭 크루시어스(21). 지난 몇 년간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검찰 조서에 김학의 수사 외압 내용 기록돼 있다” 김은지 기자 ‘김학의 사건’에 대한 검찰 특별수사단(단장 여환섭 당시 청주지검장) 수사의 핵심 과제는 두 가지였다. 첫째, 검찰 특별수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력·뇌물 등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나? 둘째, 김 전 차관을 형사처분 할 수 있다면 2013년(1차 수사)과 2014년(2차 수사) 검찰 수사 때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나?2013년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경찰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거나, 고위 검사 출신 김학의 전 차관을 검찰이 봐줬다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에 집중된 권한(영장청구권·수사권·수사지휘권·수사종결권·기소권 등) 문제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