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빛나는 스토리텔링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FM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 〉진행자) 지금이 기회다 - 행복한 방구석 ⑬ 다시 볼만한 영화 〈툴리〉〈툴리〉감독:제이슨 라이트먼출연:샤를리즈 테론·매켄지 데이비스·론 리빙스턴·마크 듀플래스 나이 마흔. 애가 둘. 그중 둘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의심되는 사내아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뱃속에서 셋째 대기 중. 한밤의 진통. 출산. 퇴원. 인생의 제3차 세계대전 발발. 하루하루가 백병전. 집안 전체가 노르망디. 남편은 이번에도 전선 이탈. 언제나 그랬듯이 나 홀로 최전방. 메이데이! 메이데이! 숨이 막힌다. 구조 바람. 메이데이! 메이데이!자, 이런 나에게 누가 이렇게 ‘나이스함’과 ‘메타함’의 케빈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아직도 엑소나 방탄소년단 등 일명 3세대 그룹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탄탄한 퍼포먼스로 선전하는 신인 그룹이 있으니 바로 더보이즈이다. 이 중 케빈은 메인 보컬로, 캐나다에서 자란 일명 ‘해외파 아이돌’이다.그는 크리에이티브하다. 더보이즈가 라디오 방송에서 밴드 라이브를 보여줄 때는 자연스럽게 건반을 잡는다. 손재주도 많다. 자기 해시태그를 달고 그림이나 캘리그래피 작품을 올리기도 한다. 가수가 되기 전에는 밴쿠버 친구들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음악적 재능을 뽐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한 토크 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극과 극의 음악 섞고 ‘밈에서 밈’ 창조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17주다. 그렇다.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1995)와 ‘데스파시토 (Despacito)’(2017)가 보유하던 16주 연속 1위 기록이 얼마 전 경신되었다. 주인공은 미국 출신 힙합 뮤지션 릴 나스 엑스(Lil Nas X), 곡 제목은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다.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은 극과 극이라 할 힙합과 컨트리를 섞은 데 있다. 즉, 흑인 뮤지션이 백인 장르인 컨트리를 시도한 셈이다.릴 나스 엑스가 컨트리를 시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올해 초 미국에서 화제를 모은 ‘이햐 어젠다 ‘죽음’ 옆에 선 노동자의 외침 박희정 (인권 기록활동가) 두 해 전이었다. 노동절로 법정 공휴일이었지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평소처럼 분주했다.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오렌지빛의 거대한 800t급 골리앗크레인과 32t급 지브크레인 역시 쉬지 않았다. 북해에 정박해 석유를 퍼 올릴 해양플랜트 ‘마틴 링게’ 모듈의 건조 공정이 예정보다 훨씬 뒤졌기 때문이다.휴식 시간을 7분 앞둔 시각에 사고가 일어났다. 오후 2시53분,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지브크레인의 붐대와 와이어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레일을 따라 직선으로 이동하던 골리앗크레인이 정지해 있던 지브크레인을 보지 못하고 밀어버 ‘강자의 횡포’ ISDS 폐지해야 한다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법원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기업은 패소하고도 배상을 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기업이 가진 자산을 강제로 팔아 그 돈으로 배상을 받는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대개 이렇게 마무리된다. 외국 기업이면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외국 기업은 한국 법원의 판결로 ‘손해배상을 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도리어 한국을 제소할 수 있다. 허무맹랑한가? 어쩌면 우리는 곧 이런 일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한·일 무역전쟁의 촉발제가 된 대법원 판결이 바로 그 대상이다.지난해 말 대법원은 일본제철, 미쓰비 일본 ‘리버럴’의 책임을 묻다 엄기호 (문화 연구자) 자이니치로서 비판적 지식인인 서경식은 오래전부터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일본의 저항 세력인 ‘리버럴’의 책임을 끈질기게 질문하던 사람이다. 그는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인 다카하시 데쓰야와 나눈 대담을 묶은 책 〈책임에 대하여〉에서 일본이 왜 이렇게 극우화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리버럴의 책임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묻고 있다.먼저 이 두 사람은 일본이 일종의 ‘도금(鍍金)’된 상태였다고 진단한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일본 사회는 전쟁을 낳은 근본 원인을 돌아보고 철저히 발본색원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이런 불철저한 반 손기정 남승룡과 함께 달린 일본의 양심 김형민(SBS Biz PD) 1931년 양정고보생 김은배는 조선신궁대회 마라톤 경기에서 2시간26분12초라는 비공인 세계기록을 수립한다. 조선 전체가 요란법석, 흥분의 대표 선발 도가니가 된 건 당연하지. “조선인이 지은 세계적 기록의 효시로서 홀로 김군의 영예일 뿐 아니라 널리 조선인 전체의 자랑이라 아니할 수 없다(〈동아일보〉 1931년 10월20일).”일본 메이지 대학에 재학 중이던 권태하도 조선에서 세운 세계신기록 소식에 한껏 들뜬 사람 중의 하나였다. 학교에서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하던 권태하는 김은배의 쾌거를 전해 듣고는 산에 캠프를 차리고 맹훈련을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현재의 판결, 판결의 현재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지음, 북콤마 펴냄“새로운 사법 권력은 판결 비평에서 나온다.” 장문은 기본. 모르는 단어 투성이. 문턱 높은 법원만큼이나 판결문은 멀게 느껴진다. 그만큼 시민의 감시가 잘 가닿기 힘들다. 입법·사법·행정 3부 중 가장 비판의 시선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곳. 참여연대가 나섰다. 2015년 세월호 선장과 선원 대법원 판결부터 2019년 낙태죄 위헌 결정까지 최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판결을 비평했다. 2014년 출간된 〈공평한가?〉에 이어 두 번째 판결 비평서다. 대중의 언어로 강제징용과 원폭 피해자 유족의 끝나지 않은 싸움 정희상 기자 “승소했다고 한국에 있는 일본 전범기업 자산을 강제 매각할 생각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과거사에 대한 아베의 진정 어린 사과다.” 강제징용 피해자 14명이 낸 소송의 박상복 원고단 단장(74)이 말했다. 그의 부친 고 박남순씨는 일본 히로시마의 미쓰비시중공업 군수공장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했다. 1945년 8월6일, 미국이 투하한 원자폭탄에 피폭됐다. 아버지는 목숨만 부지한 채 귀국해 피폭 후유증을 겪었다. 평생 신경성 질환에 시달렸다. 피해자 모임 집계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말기(1943~1944년) 경기도 수원·평택 일대에 한국 언론 그리고 일본 언론 [프리스타일] 김동인 기자 지난해 가을, 도쿄의 한 찻집에서 일본 기자를 만났다. 주요 일간지 소속인 그는 서울에서 오랫동안 한국 특파원으로 일한 만큼 한국어가 유창했다. 당시 나는 ‘아시아의 독립 언론과 탐사보도’라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 일본 언론인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에게 한·일 양국 언론 환경 차이에 대해 물었다.그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본 언론사 대부분은 정치부 기자들에게 각각 담당해야 할 정치인을 배정한다. 일종의 ‘마크맨’ 체계다. 여기까지는 우리 언론사와 비슷하다. 차이는 ‘기간’이다. 한번 특정 정치인의 마크맨이 되면 ‘안중근의 총’ 복각 프로젝트를 아십니까? 정리·차형석 기자 ‘잃어버린 총을 찾아서.’ 안중근 의사의 총을 찾아 나선 세 명(이성주·강준환·이영상)이 내건 프로젝트 이름이다. 출발선에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2018년 봄, 중국 하얼빈에 있는 안중근기념관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전시된 안 의사의 총은 실제 거사에 쓰인 총(M1900)과 상관없는 총(브라우닝 하이파워)이었다. 이들은 서울 중구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했다. 어디에도 M1900 실총은 없었다. 관련 영상 자료를 뒤졌다.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까지 봤다. 그 영화에도 다른 총(리볼버 ‘종이 방패’ 든 홍콩 청년들 홍콩·장진영 (사진가) 종이박스를 여러 개 덧대어 만든 방패와 우산. 청년들의 보호장비는 경찰의 최루탄과 고무탄을 막기에는 미약해 보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을 향해 한발 한발 전진했다. 7월28일 범죄인 인도법안 완전 철회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8주째 계속되었다. 우리는 김대중 체제를 살고 있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첫 정권 교체. 초등학교 4학년은 아버지가 환호해 좋은 일로만 기억. ‘우리는 김대중 체제를 살고 있다.’ 인상적인 첫 문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 커버스토리를 쓴 전혜원 기자입니다.첫 문장 의미는?‘87년 체제’라는 말을 많이 쓰고,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1998년은 ‘IMF 체제’로 규정하는데 신자유주의 체제로 부정적 의미로 쓰이죠.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복지제도나 남북관계의 토대가 그때 만들어졌으니 ‘김대중 체제’로 호명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첫 문장에 담았습니다.김대중 체제에서 특별히 복지에 주목한 이유는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이타미 준의 건축 세계 임지영 기자 2006년, 정다운 감독(44)과 김종신 프로듀서(44) 부부가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각각 케임브리지 대학 건축대학원과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건축영상과 영화연출을 공부한 뒤였다. 김 프로듀서의 고향 제주도를 찾았다. 아버지가 가볼 데가 있다며 두 사람을 이끌었다. 도착한 곳은 수풍석 박물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일대의 물, 바람, 돌을 테마로 삼은 건축물이었다. 미술품이 아니라 자연 자체를 수집해놓은 체험 공간이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위로를 받았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지만 침잠하지 연출한 사진 드러난 진실 이상엽 (사진가) 한·일 간 무역분쟁 중에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3년마다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표현의 부자유·그 후〉 기획전이 정부와 우익의 압력으로 사흘 만에 중지되었다. 이 전시는 그간 일본 내에서 여러 압력과 검열, 배제로 전시되지 못한 작품들을 모은 기획전이다. 2012년 니콘 살롱에서 전시를 거부당한 안세홍 작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도 포함되었다. 특히 한국 위안부 운동을 상징하는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미니멀유목민’의 비우고 넓히는 삶 김동인 기자 터전을 일구고 재산과 물건을 늘린다. 안락한 집과 안정적인 소득을 갈구한다. 식구와 살림이 늘면서 소비는 물과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지고 차츰 불필요한 것들이 쌓인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렇게 소유라는 연료로 작동한다. 우리는 대개 그렇게 살다가 삶을 마감한다. 여행작가 박건우씨(35)는 통상적인 삶과는 반대로 살아왔다. 음악가에서 여행자로, 다시 여행작가로 삶의 지평을 넓혔다. 2009년, 타이의 한 여행자 숙소에서 만난 아내도 베테랑 여행자였다. 함께 여행하며 성장하는 삶을 약속했다. 여행은 늘 짐과의 싸움이었다. 10년 넘게 여행 비스무리수 외래 용어들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이 계속되고 있다 전혜원 기자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8월1일 개막한 지 사흘 만에 중단되었다. 공공시설 등에서 전시를 거부당하거나 철거된 작품을 모아 표현의 자유를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였다. 작품 중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 불타고 남은 쇼와 일왕 이미지를 담은 ‘태워져야 하는 그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주최 측은 8월3일 안전 문제로 전시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사흘 동안 3000건에 가까운 항의 전화나 메일, 팩스가 쇄도해 사무국이 마비되었으며, 팩스 중에는 ‘(전 교사에게 반바지를 허하라 차성준 (남양주다산중학교 교사) 올해도 덥지만 지난해 여름은 폭염으로 특히 더 힘들었다. 학교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나오는 교실은 살 만하지만 교실 밖을 나가는 순간 덥고 습한 공기가 엄습했다. 너무 더운 나머지 반바지를 시도하는 ‘용기’를 내는 교사도 있었다. 어느 학교의 한 교사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가 교감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고 집에 가서 긴바지로 갈아입고 오기도 했다. 학생들의 하복 반바지 착용이 예정된 학교였는데도 말이다.필자도 매년 여름만 되면, 운동복(반바지)을 입을 수 있는 체육 교사가 부럽다. 여름에 시원하다는 리 야코프 푸거를 아시나요 김동인 기자 야코프 푸거(1459~1525), 16세기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를 기반으로 활약한 거상(巨商)이자 르네상스 시대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그는 신성로마제국 황제나 교황을 돈으로 겁박할 수 있었고 유럽 정치사의 주요 국면마다 유동성으로 역사의 흐름을 뒤바꿔놓았다.종교혁명에서도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1514년, 베를린 근방을 다스리던 알브레히트는 푸거로부터 돈을 빌린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마인츠 주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였다. 알브레히트는 푸거에게 갚을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다 묘안을 떠올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