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또 듣고 미친 듯이 또 듣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이 밴드의 이름을 언제 처음 들었더라. 대략 2010년대 초반 즈음이었을 것이다. 맨체스터 오케스트라(Manchester Orchestra)라고 해서 당연히 맨체스터 출신 밴드인 줄 알고 정보를 굳이 검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영국 밴드인 줄 지레짐작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미국, 그것도 애틀랜타 출신 밴드였다. 애틀랜타는 참고로 흑인 비율이 미국 내에서도 높은 도시다. 뭐, 그렇다고 해서 백인 록 밴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어느 정도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 맨체스터 오케스트라는 미... 고기 좀 뜯게 된 게 이 근육 덕이었어? 이상희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인류학과 교수)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은 무엇일까요? 바로 엉덩이에 붙어 있는 볼기근(Gluteus)입니다. 볼기근은 큰볼기근, 중간볼기근, 작은볼기근으로 나뉘며, 큰볼기근은 인간에게만 큽니다. 다른 동물들의 볼기근은 그다지 큰 근육이 아닙니다. 인류의 진화 역사 속에서 큰볼기근(Gluteus Maximus)이 커지게 된 배경은 아직 수수께끼입니다(여기서 잠깐 보충 설명이 필요합니다. 성인, 특히 성인 여성의 도톰한 엉덩이는 볼기근보다는 엉덩이 부위에 쌓인 피하지방층 때문입니다. 피하지방층에 가려져서 볼기근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보디빌딩 대 영화만큼 흥미로운 [기생충] 포스터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영화 〈기생충〉이 화제의 중심에 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영화를 본 많은 전문가와 관객들이 분석을 시도한다. 좋은 일이다. 나도 영화를 보았다. 영화 자체에 대한 감상과 비평은 차고 넘치니, 나는 〈기생충〉 포스터에 대해 말하고 싶다.〈기생충〉 포스터는 영화감독 겸 디자이너인 김상만의 작품인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영화에 관해 모르더라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내용은 간단하다. 공들여 만들었다는 박 사장의 저택 세트 마당에 여섯 사람이 있다. ‘포용복지’가 부족한 포용국가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소득 격차가 계속 논란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건만 가시적인 성과가 안 보이니 정부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특히 ‘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국가를 주창했음에도 최하위 계층의 소득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이거나 노동시장에서 불안정한 취업자들이다.노동복지 영역에선 기대해볼 만한 정책들이 눈에 띈다. 올해 저소득 취업자들에게 제공되는 근로장려금(EITC)이 대폭 강화되었다. 대상자는 작년 166만명에서 334만명으로 2배, 예산은 1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3배 늘었다.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페더럴리스트 알렉산더 해밀턴 외 지음, 박찬표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공화국에서는 사회의 한 부분을 다른 부분의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18세기 후반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미국인들은 ‘어떤 국가권력을 만들 것인가’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싸웠다. 한쪽에서는 주(州)의 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국가’를 주장했다. 다른 쪽에서는 강력하고 능률적인 중앙정부(연방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와중인 1787년, ‘주로부터 중앙정부로의 권력 이전’을 명시한 신헌법이 제안되자 그 비준 여부를 두고 국가적 ... ‘포괄적 차별금지법’ 공약하라 황도윤 (자유기고가) 노무현재단은 올해 서거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노무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5월18일 흥겨운 문화제를 만들었다. 슬픔과 분노를 넘어 노무현 정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촛불을 통한 정권교체를 거쳐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로 집권 3년차를 맞은 민주당의 자신감과 의지가 느껴졌다. 한국 민주당(정당 이름은 여러 차례 바뀌어왔으나 현 더불어민주당의 계보를 ‘민주당’으로 통칭)은 세계 정당사를 살펴봐도 ‘성공적으로 민주화를 이뤄낸 정당’으로 손꼽을 만하다. 많은 나라에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포퓰리즘과 부패... 옛날이나 지금이나 ‘오보 1등’ 조선일보 김형민(SBS Biz PD) ‘할 말은 하는 신문’을 자처하며 대한민국 1등이라고 자랑하는 신문사가 있어. 더불어 그 신문사는 오보(誤報)를 많이 내기로도 ‘1등’을 다퉈온 내력이 유구하단다. 최근에는 북한과 관련된 오보가 화제가 됐지. 〈조선일보〉는 얼마 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의 책임을 물어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비롯한 실무자들을 처형했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도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를 당했고,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근신 중”이라고 보도했어. 그런데 이 보도가 나오... 명민한 트레이너 주헌의 무한질주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엠넷(Mnet)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은 아이돌 연습생들이 주인공이지만, 가끔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 5월24일 방송의 수혜자는 뜻밖에도 몬스타엑스의 주헌이었다. 일일 랩 트레이너로 출연한 그는 세븐틴의 노래 ‘박수’ 무대를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아직은 큰 무대가 어색한 함원진 연습생에게 그는 관객 호응을 이끌어내야 하는 라이브에서는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며 ‘박수’의 선창 부분을 반복해서 코칭했다. 이 모습은 밈(me... 100년의 PTSD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잘나가는 와중에 금리 내리는 속사정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노동부는 6월7일, ‘5월의 일자리 증감’ 수치(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를 공개했다. 비농업 부문(제조업, 서비스업 등)에서 새로 창출된 일자리가 7만5000개였다. 일자리 전망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경제 전문가들의 당초 전망치인 18만 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4월의 일자리 증감 수치 22만4000개에 비하면 참담한 수준이다.그런데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오히려 0.7% 올랐다. 정보통신 기술주들이 집중돼 있는 나스닥 종합지수도 0.5% 상승했다. 일자리 전망 악화는 통상 다테야마 고원에서 개마고원을 상상하다 도야마현·고재열 기자 일본 북알프스 지역의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답사 제안을 받았다.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다테야마 고원지대가 개마고원과 닮았다는 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은 “개마고원을 트레킹하고 싶다”라고 밝혔는데, 그처럼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개마고원은 로망이다. 하지만 개마고원이 아웃도어 성지가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것이 있다. 혹독한 자연조건이다. 고원 지역은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난개발을 하면 풍광을 망친다. 개마고원과 닮은 고원지대를 일본은 어떤 ... ‘살인의 진실’ 밝힌 그때 그 변호사 남문희 기자 악몽과 같은 사건을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다. 그 상처를 딛고 가족들이 “누군가에게 교훈이 되어 경종을 울릴 수 있다면 좋다”라며 영화 제작에 동의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 당시 초등학교 4학년으로 친아빠와 의붓엄마의 협박에 ‘동생 살해범’을 자처해야 했던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이제 담담히 지켜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영화 〈어린 의뢰인〉(장규성 감독)에는 ‘미안하고 죄스럽고 반성하는’ 제작진의 마음이 담겼다. 인면수심의 어른들에게서 생명을 지...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바다를 건넜을까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인류가 자신이 태어난 동굴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방법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일 간단한 것은 지형지물 이용이다. 이 방법은 여전히 사용된다. ‘삼거리에서 편의점 있는 골목으로 들어와서, 파란 대문 끼고 우회전’ 하는 식이다. 지도는 이런 작업을 좀 더 쉽게 해준다. 사건 사고가 잇따를 수밖에 없던 ‘추측항법’ 비교할 대상이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 한가운데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나침반이 항해에 이용되기 시작한 이래, 항해자들은 목표 지점이 출발점으로부터 어느 방향에 있... “내 이름을 헛되이 부르지 마라” 엄기호 (문화 연구자) 영화 〈기생충〉이 개봉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계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반지하의 끔찍한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바퀴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여름이면 벽지에 눅눅하게 피어오르던 곰팡이 냄새를 다시 맡는 듯 끔찍해한다. 어떤 이는 영화를 보는 내내, 또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자기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지 킁킁거리며 맡는다. 가난이 어떻게 삶을 파괴하고, 존엄이 파괴된 사람들이 어떤 정치적 복수를 하는지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지구적 이야기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경제적 양극화와 가난한 이들의... 치열하고 처절했던 어느 ‘돌멩이’의 삶 정희상 기자 1970년 전태일은 한자투성이 근로기준법 법전을 붙들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노동 착취에 항거해 분신했다. 인천 삼원섬유 노동자 유동우는 전태일 열사를 이어 현장을 누비며 노동법 교육에 앞장섰다. 1978년 유씨는 참혹한 노동 실상을 다룬 자전 수기 〈어느 돌멩이의 외침〉을 펴냈다. 이 책은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함께 1970년대 말 유신정권 시절 대표적인 금서였다. 반면 민주화운동을 하는 이들과 대학생 사이에서는 3대 필독서였다. ... 난관의 연속 예멘 난민 취재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예멘 난민 장기 프로젝트. 취재 시작부터 벽. 난민 섭외 난망. 마감 시계는 계속 돌고 한숨은 늘고. 우여곡절 끝에 제613호 커버스토리 ‘예멘 난민 1년 보고서’ 마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디지털 특별 페이지 마감을 앞둔 김연희·김영화 기자입니다. 섭외가 어려웠던 이유는? 김연희:예멘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또 하나는 악플. 기사화 자체를 꺼렸죠. 김영화:시민단체가 취재원을 소개해 만나면, 취재원이 취재 거부. 그래도 설득해 인터뷰하면, 이번에는 사진 취재 거부.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조건으로 인... 기사 후~폭풍 남문희 기자 김은지·나경희 기자가 이탄희 전 판사를 인터뷰한 ‘법관을 탄핵하라’ 기사에 독자들 호응이 높았다. 이 전 판사는 법원 내 잘나가는 보직인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으로 발령받았다. 하지만 ‘판사 뒷조사 파일을 비밀리에 관리하는 일’이 자신의 새 업무라는 말을 듣자 다음 날 사표를 제출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건을 세상에 알린 주인공이다. 공직자로서의 공적 가치에 대한 이 전 판사의 소신 인터뷰에 〈시사IN〉 페이스북 계정 (facebook. com/sisain)으로 독자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판사직 복직하세요(임도하)... 272499 - 이 주의 그래픽 뉴스 최예린 기자 [카드뉴스] ‘여성’ 방문 노동자가 날마다 겪는 일 시사IN 편집국 ‘여성’ 방문 노동자가 날마다 겪는 일 #1 지난 5월 17일 경동도시가스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던 여성 점검원이 성추행을 당한 뒤 자살을 기도했다. 한 원룸에서 가스 안전 점검을 마치고 나가려고 하자 거주 남성이 “진짜로 점검만 하러 왔느냐”라며 1시간여 동안 감금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 2 가까스로 탈출한 피해자에게 경찰은 “몸에 터치도 없고 추행이 없었으니 조사하기가 애매하다”라고 답했다. 회사는 일주일간 휴무를 주고 성교육을 실시한 뒤 곧바로 업무에 투입했다. # 3 2015년 유사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회... 보라, 이 황폐한 아포칼립스를 박성표 (작가)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에 끼친 영향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그중 하나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최초로 ‘콘셉트 아티스트’를 고용한 일이다. 콘셉트 아티스트의 그림은 애니메이션에서 한 컷도 쓰이지 않았다. 오직 작품의 ‘분위기’를 그림으로 제시했다. 스웨덴 작가 시몬 스톨렌하그의 〈일렉트릭 스테이트〉는 일러스트 한 장 한 장이 모두 미래의 분위기를 포착한 ‘콘셉트 아트’처럼 느껴지는 독특한 아트북이다.〈일렉트릭 스테이트〉의 세상은 암울하고 황폐하다. 사람들은 ‘뉴로캐스터’라는 일종의 VR 기기를 자주 이용하는데, 뉴로캐스터는 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