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후~폭풍 나경희 기자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적 알력 다툼의 원인과 전망을 짚은 제611호 ‘신냉전 시대’와 ‘미·중 무역전쟁 본질은 하나부터 열까지 북한?’ 기사가 심층적인 분석으로 호평을 받았다. 커버스토리 기사를 쓴 이종태 기자와 남문희 기자가 출연한 〈시사IN〉 팟캐스트 ‘시사인싸’에는 “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자주 이런 방송 부탁한다” “지금까지 전문가들 얘기 수없이 많이 들었는데 최고 수준”이라는 응원 댓글들이 달렸다.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에서는 ‘여경 무용론? 문제는 그게 ... 성소수자들의 ‘부모 되기’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퀴어 퍼레이드(퀴퍼)가 20돌을 맞았다. 혐오 세력의 확성기 공격을 뚫고 경찰 벽을 넘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무지개 깃발들을 보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내 책상 위에는 세 아이가 자라고 있다. 조카, 후원하는 에티오피아 소녀, 그리고 김민호씨(가명) 부부의 아이다. 민호씨는 FTM(Female to Male) 트랜스젠더로 호르몬 치료와 성기 절제 수술, 주민등록상 성별 정정까지 완료했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혼인신고까지 해 법적으로도 당당한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은 2세를 고민하던 중 나를 찾아왔다. 민호...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시 유 어게인 in 평양 트래비스 제퍼슨 지음, 최은경 옮김, 메디치 펴냄 “나라 전체가 거대한 지하 범죄조직처럼 돌아간다.” 북한에 온 외교관들은 대개 세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첫 번째는 깨달음의 단계, ‘이 나라가 진정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드디어 이해했다’는 생각이 드는 때다. 두 번째는 좌절의 단계, ‘사실 이 나라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기분이 드는 때다. 마지막은 포기의 단계다. ‘이 나라를 이해할 수도 없고 더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는 마음이 드는 때다. 저자는 한 단계를 더 거쳤다. 바로 희망을 품는 ... 쿠데타 막아낸 인터넷 개척자들 위민복 (외교관) 1991년 8월19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크림반도로 휴가를 갔다가 억류되었다. 공산주의 체제 복귀를 꾀하던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이끄는 공산당 강경파와 군부 강경파가 쿠데타를 일으킨다. 이때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인 ‘화이트하우스’로 들어간다. 옐친이 화이트하우스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은 모스크바 시민들은 의회 앞에 운집해 바리케이드를 쌓기 시작했다. 8월20일 화이트하우스를 공격하느냐 마느냐로 군부가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이, 사람들은 점점 더 모여들었다. 옐친 편의 코베츠 장군이 화이트하... ‘아이돌 2회차’ 케이는 진화 중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아이돌 2회차’라는 말이 있다. ‘프로 아이돌’의 또 다른 표현으로 무대에서 제 몫을 다 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남다른 끼, 넘치는 예능감각, 공과 사의 명확한 구분은 물론 적절한 수위의 팬 대응까지 아이돌 인생을 두 번째 사는 것처럼 매사 능숙한 이들에게 붙는 극찬이다. 누가 정리했는지 모르지만 케이팝 시장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아이돌이 갖춰야 할 101가지 덕목’의 모든 항목을 데뷔와 동시에, 아니 태어날 때부터 손쉽게 해결한 이들 가운데, 케이가 있다. 케이가 속한 8인조 걸그룹 러블리즈는 2014년 미니 앨범 〈걸스... 주변의 존재자와 결합하는 사이보그 김원영 (변호사·〈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2011년 가파른 경제성장의 궤도에 올라 있었다. 비 온 뒤 도심 곳곳에는 물웅덩이가 다음 날까지 남았고, 유목 생활을 접고 올라온 사람들의 판잣집이 도시 입구에 줄을 서듯 길게 들어섰지만, 현대식 건축물과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활력이 넘쳤다. 그해 8월, 몽골에 장애인 인권을 위한 사회·정치적 인프라를 놓기 원하는 인권운동가들이 울란바토르에 모였다(당시 나는 로스쿨 학생이었다).한국·몽골·네팔·타이완·일본·파키스탄 등지에서 온 장애인·비장애인 인권활동가들이 함께 거리에서 장애인 이동권 캠페인을 펼 다큐멘터리 사진의 사회적 책무와 힘 이상엽 (사진가) 조니 뎁은 분명 우리 시대 명배우다. 〈나이트메어〉로 데뷔해 〈가위 손〉으로 인정받고 〈에드 우드〉로 골든글로브 상을 받았다. 그런데 〈론 레인저〉 이후 최악의 영화와 배우를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 남우주연상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런 조니 뎁이 내년에 개봉하는 아주 특별한 영화를 찍고 있다. 사진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휴머니즘 사진의 대명사 유진 스미스 역을 맡았다. 사실 그렇게 많은 영화 속 직업인 중에 가뭄에 콩 나듯 등장하는 게 사진가다. 그 유명한 로버트 카파도 헤밍웨이를 다룬 영화에서 스치듯 등장할 정도니 말이다. 한국 경제 거덜 낼 ‘재정긴축’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6월5일 문재인 대통령은 ‘환경의 날’을 맞아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2016년 대비 30% 이상 줄이겠다”라고 약속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6조7000억원에 불과한 추경예산이 언제, 어떤 조건으로 통과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선거제, 사법제도 개편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문제 삼고 있다. 최근 암울한 경제지표가 잇따르자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추경예산을 볼모로 대통령과의 담판을 요구하고 있다. 대재앙에 맞선 청년의 살신성인 김형민(SBS Biz PD) 약 45억 살의 지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재앙’을 겪어왔고 지구상의 생명체 태반이 멸종하는 파국을 몇 차례 경험하기도 했어. 공룡을 멸종시킨 백악기의 대멸종이나 그보다도 훨씬 전, 대략 2억5000만 년 전에 엄습해서 지구상 생명체의 80~95%를 없애버렸던 ‘페름기의 대멸종’ 같은 경우가 되겠지. 인간 비슷한 존재가 지구상에 나타난 건 기껏해야 수백만 년일 뿐이지만 그사이에도 빙하기라든가 화산의 대폭발이라든가 또는 대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혀왔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고 에베레스트에 오른다, 남북... 친구야 잘 가 76년 뒤 또 만나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옛날 옛날, 먼 우주에 작은 별이 살고 있었어요. 작은 별은 외로웠어요. 그 별 주위에 다른 별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했다. 글 텍스트를 모두 옮겨 적어본 것이다. 왜 그러고 싶어졌는지는 모르겠다. 어쩐지 이 이야기는 들춰보고 뜯어볼 일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대로 폭 잠겨야 할 것 같았다. 수많은 노래로 친숙한 작가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조곤조곤 흐르고 있는데, 그걸 멈춰 세우면 안 될 것 같았다. “어느 날 저 멀리 어디에선가 불처럼 빛나는 꼬리를 지닌 혜성... 범죄자의 인권이란 무엇일까 나경희 기자 77명을 죽인 청년은 자신의 손에 난 상처를 걱정했다. 방아쇠를 당길 때 튄 피해자의 뼛조각이 스친 자국이었다. 저자인 예이르 리페스타드는 2011년 노르웨이 오슬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의 변호를 수락하며 그의 상처 난 손과 악수한다. 리페스타드는 브레이비크가 왕성한 식욕으로 피자와 콜라를 먹어치우는 것을 보며 문득 깨닫는다. “브레이비크는 살아 있다. 생명이야말로 내가 변호할 의무가 있는 바로 그것이 아닌가? 브레이비크는 생명을 무시하고 파괴했지만, 바로 이 생명의 일부다.” 그러나 ‘노르웨이 역사상... 헤겔이 ‘어용 철학자’라고?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날씨가 더우면 읽는 책이 얇아지고 주제도 가벼워진다. 더위가 닥치기 전에 두껍고 무거운 주제의 책 세 권을 미리 읽었다. 첫 번째 책은 남기호의 〈헤겔과 그 적들〉(사월의책, 2019). 헤겔은 마르크스에 의해 관념론(정신이 곧 실체) 철학을 대표하는 반동적인 철학자로 낙인찍혔다. 이후로 헤겔에게는 프로이센의 왕정복고를 지지했던 어용 철학자이자 ‘국가야말로 시민의 자유와 이성이 완벽하게 실현된 현실태’라고 강변했던 국가 철학자라는 악명이 줄곧 따라다녔다. 지은이는 이런 오해를 교정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서구 철학계에서 헤겔... 몸으로 들어온 ‘그놈’ 예술적으로 몰아내다 임지영 기자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니터에는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이 일시 정지 상태였고 ‘그날이 오면’의 악보가 피아노 위에 펼쳐져 있었다. 수십 장의 아크릴 그림이 붙어 있는 천장에 눈길이 갔다. 미켈란젤로를 따라 했다는 오재형 작가(34)의 말에 웃음기가 섞였다. 그림으로 시작해 피아노, 영상을 넘나들며 다양한 창작 활동을 벌여온 ‘예술잡상인’의 작업실 풍경이다. 그중엔 공황장애를 다룬 그림도 있다. 작가의 경험을 반영한 작품이다. 한때 그는 창밖으로 그림같이 펼쳐진 북한산에 올라가 막걸리를 따라 놓고 산신령에게 절을 하기도 ... 아이들은 뛰는데 성교육은 걸음마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아이 아빠가 옷을 고르며 “남자는 핑크지” 했다. 아이가 나무랐다. “그거 편견이야.” 얼마 전 휴대전화를 바꿀 때에도 이 말을 했는데 당시 아이는 시큰둥하고 나만 웃었다. 그렇다. 우리 부부는 은연중에 ‘성별 고정관념 뒤집기’라는 20세기형 의식과 실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씩씩한 여자아이를 격려하고 차분한 남자아이를 칭찬하는 식의.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는 이미 그런 구분 자체를 넘어서 있는데 말이다. 내가 “그냥 아재 개그”라고 하자, 아이가 “아재가 무슨 죄냐”며 “솔직히 엄마 개그가 더 구리다”라고 덧붙인다. 쩝, ... 결착 옵션 검토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세월호와 함께 떠난 막내를 그리는 노래 나경희 기자 외삼촌이 노래방을 운영했다. 학창 시절 외삼촌의 노래방에 꼬박꼬박 출퇴근 도장을 찍었다. 대세는 고음이었다. 가수 김경호, 그룹 ‘야다’와 ‘더 크로스’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공개 오디션을 통과해 한 소속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노래방 독학파’가 어릴 때부터 준비해온 친구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해 무대 뒤에서 공연이나 이벤트를 운영하는 실무를 배웠다. 입사한 공연·기획 대행사에서 한창 일하고 있을 때였다. 2014년 4월16일, 권오현씨(33)는 전남 여수로 출장을 가고 있었다. 천안을 ... 50대의 삶에서 ‘여성’을 길어 올리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또 들어왔다. 오늘도 거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고양이 한 마리. 털이 하나도 없어서 쭈글쭈글하고 까칠하게만 보이는 녀석이, 닫힌 집안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 길이 없다. 고양이의 못생김이 손에 묻어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글로리아(줄리앤 무어)가 미간을 찌푸리며 손끝으로 녀석을 잡아 바닥에 내려놓는 첫 장면. 어쩌면, 슬프게도, 지금 그의 처지가 녀석을 닮았다. 50대라는 나이가 고양이처럼 삶에 숨어들었다. ‘쭈글쭈글하고 까칠하게만 보이는’ 자신의 초상이 내가 보는 거울 속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난민은 우리 사회 미래와 관계된 문제” 김연희·김영화 기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난민정책 주무부처이다. 난민 심사를 담당하고, 난민 관련 제도를 총괄한다. 2017년 9월부터 본부를 이끌고 있는 차규근 본부장은 국적·난민 문제 법률 전문가로 변호사 출신이다. 앞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개방직으로 모집한 법무부 국적·난민과장 자리에 지원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일했다. 6월5일 차 본부장을 만나 예멘 난민 문제와 한국 난민정책에 대해 물었다.국적·난민과장으로 일했던 10년 전과 2019년 국내 난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2013년 난민법이 제정되면서 난민과가 독립했지만 그 정우성, “난민의 고통은 우리의 고통” 장일호 기자 우후죽순 임시방편으로 지어진 집들은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었다. 많을 때면 한 달에 1000명 이상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국경을 이루는 나프강을 건너왔다. 제멋대로 어깨를 겯고 선 지붕과 골목 사이에서 맨발로 뛰놀던 아이들이 튀어나왔다. 낯선 이를 마주한 아이가 미소를 보내왔다.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이면 그들이 박탈당한 미래를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고 싶었다.지난 5월19~23일 정우성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했다. 2017년 12월에 이어 1년6개월 만이다. 정씨 ‘스토킹 처벌법’이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 막는다 김동인 기자 원룸 빌딩 1층 출입구 방향을 바라보는 CCTV는 총 5대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출구에서 집까지 불과 150여m. 신림역에서 이곳으로 걸어오는 동안 마주친 CCTV만 스무 대가 넘었다. 그중에는 경찰에서 실시간으로 감시 중인 방범 카메라도 있다.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골목 입구에는 신림동 자율방범대 본부가 위치해 있다. 감시체계가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었지만 범죄를 막지는 못했다. 5월28일 오전 6시20분 무렵. 조 아무개씨(30)는 이곳 골목길을 따라 귀가하던 한 여성의 뒤를 쫓았다. 원룸 빌딩 복도까지 쫓아 올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