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합의가 뭐기에… 전혜원 기자 문재인 정부 첫 ‘사회적 대화’의 결과물이 나왔다. 사회적 대화란 정부와 기업,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 공식·비공식 협의를 의미한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2월19일 탄력근로제 최장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합의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Q. 탄력근로제란 무엇인가? A. ‘탄력적 근로시간제’, 말 그대로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제도다(근로기준법 제51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동자에 대해 1... 전문가다운 전문가가 직업병 판정하라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직업병 판정은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에서 한다. 필요한 경우 역학조사를 하기도 한다. 직업병이 불승인되면 재심사를 청구하거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시 판단받을 기회가 있다. 이 과정에는 의사, 산업위생사, 법조인 등 여러 전문가가 참여한다.2009년, 뇌종양에 걸린 27세 여성이 산재 신청을 했다. 열아홉 살에 LCD 제조업체에 들어가 6년간 일하다가 무월경이 지속되어 퇴사했다. 그 여성은 납을 포함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 천 마스크와 얇은 비닐장갑을 끼고 작업하거나 맨손으로 만지기도 했고, 환기장치는 근처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묻지 마 건강검진’에 유전자 검사까지?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하루는 부모님 댁에 갔더니 두꺼운 파일 뭉치를 내놓으면서 이게 다 뭔지 설명 좀 해달라신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정기 검진에 돈을 보태 모처럼 종합검진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파일 뭉치는 결과표였다. 아무리 장롱면허라지만 그래도 딸이 의사인데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 마음대로? 검진기관 주소를 보니 심지어 가깝지도 않네? 혼자 여기를 어떻게 가신 거야? 알고 보니 검진센터에서 미니버스를 보내주어 동네 어르신들이 같이 다녀오셨단다. 뭔가 더욱 찜찜한데? 아니나 다를까 파일을 펼쳐 결과지를 넘기다 보니 아드레날린이 서서히 상승했다... “내일 식당 쉽니다 숙취가 심해서요”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인도 바라나시에 ‘구미코 하우스’라는 곳이 있다. 인도인 남자와 일본인 여자가 운영하는 싸구려 숙소다. 일본인 여행자 미즈키를 만난 건 구미코 하우스의 도미토리에서였다. 지독하게 더럽고, 묘하게 편안한 그 숙소에서는 다 같이 누워 발가락을 까딱이며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사실 이 집의 장점은 그게 다였다. 시간이 솜털처럼 끝없이 이어지리라 믿었던 시절이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 어느 날 미즈키가 말했다. “환타, 일본에 와보고 싶지 않아?” “일본? 거기 너무 비싸잖아. 내가 돈이 어딨어. 돈 있으면 여기 이러고... 행동하는 연예인, 보통 사람 김동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신화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H.O.T.와는 달리 신비주의를 내세우지 않은, 친근함으로 인기를 모은 아이돌이다. ‘보통 사람’처럼 구는 아이돌. 그게 역설적으로 신화를 특별하게 했다. 여섯 멤버 중 한 명인 김동완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는 한술 더 떴다. 그의 탈아이돌적인, 보통 사람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일화가 있다. 아이돌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가 1998년에 열린 첫 팬 미팅 때 던진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현장은 요즘 말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안익태는 애국자여야 했을까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올해 나온 책 가운데 이해영의 〈안익태 케이스〉(삼인, 2019)만큼 언론에 많이 소개된 책은 없다. 이 책은 〈조선일보〉를 뺀 중앙의 모든 일간지가 큰 비중으로 기사를 쓰거나 지은이와의 대담을 실었다. 그런 끝에 이 책과 저자는 공중파 텔레비전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까지 진출했다. ‘국가 상징에 대한 한 연구’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기 좋은 폭발력 있는 화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한 줄로 요약하면 ‘애국가를 만든 사람에게 애국심이 없었다!’ 바... ‘녹’과의 사투 125년 맥주를 캔에 담다 김동인 기자 만약 한순간 인류가 사라진다면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 전문가들은 인간의 돌봄 없이는 문명 구조물이 금세 허물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다리는 무너지고 동상은 바스러지며 자동차나 배는 자취를 감출 것이다. 금속 때문이다. 단단하고 영원할 것 같은 금속은 사실 매우 연약하고 유한한 물질이다. 부식, 그러니까 ‘녹’을 관리하지 않으면 금속으로 쌓아 올린 인류 문명은 의외로 쉽게 무너져 내린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어느 날 중고 요트를 구입했다가 녹의 위력을 실감했다. 겉보기에 멀쩡했던 요트의 속은 이미 골병(녹)이 퍼져 있었... 분위기, 타오르다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카드뉴스] 진짜 협상가들의 진짜 협상 시작되나 시사IN 편집국 진짜 협상가들의 진짜 협상 시작되나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 외교가에서는 제3차 정상회담을 위해 '전문가들의 디테일한 실무 협상'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뒷말이 무성하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기존 외교 절차를 무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거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외교'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 ===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교 외교'를 우려해온 측근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 황폐한 북녘 산에 ‘걷기 좋은 숲’ 어때요? 고재열 기자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낚시 도구나 그물을 주면 된다. 그렇다면 나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황폐한 산림을 복원해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양묘장을 만들어주면 된다. 지난해 11월 방남한 송명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은 “물고기보다 낚시 도구와 배를 지원해달라. 양묘장을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라며 남측에 양묘장 지원을 부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한 산림 훼손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전당과 전군에 ‘산림복구 전투’ 총동원령을 내린 그는 매년 양묘장을 방문... 여성 독립운동가 공적을 기리는 협동조합 정희상 기자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택수(95·오른쪽)·김영준(66·왼쪽)씨 부자는 ‘가족사랑나라사랑협동조합’이라는 이색 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한다. 선대의 항일 독립운동사를 기리고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이 협동조합에서 아버지 김택수씨는 이사장을 맡고, 아들 영준씨는 상임이사로 활동한다. 김영준 이사의 외할머니는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로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 노순경 지사다. 지금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여옥사에는 유관순 열사와 나란히 노순경 지사의 수형 기록 등 독립운동 공적물이 전시돼 있다. 노순경 지사... ‘대한 독립 만세’ 외친 조선 팔도 기생들 김형민(SBS CNBC PD) 아빠 회사 근처에는 아담한 규모의 영화 박물관이 있어. 그 초입에서는 20세기가 막 열렸을 무렵, 즉 1901년께 대한제국의 생생한 풍경을 볼 수 있단다. 미국 시카고 대학 사진학과 교수였던 버튼 홈스가 한국을 방문해 찍었던 활동사진 기록이야. 흥미로운 장면이 많은데 여성 몇 명이 함께 춤사위를 펼치며 춤을 익히거나 잔뜩 긴장한 채 일대일로 조선 춤 수업을 받는 듯한 모습도 등장해. 이들은 기생(妓生)이었지.조선 시대 기생들은 황진이처럼 양반 뺨치는 학식과 교양을 지닌 이가 많았어. 춤과 노래 등 저마다의 장기를 지닌 연예인이자 예 어느 조선족 엄마가 보낸 이메일 [프리스타일] 김동인 기자 댓글에 무덤덤한 편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라도 웬만하면 다 읽는다. 유쾌한 댓글만 있는 건 아니다. 독자의 반응은 새겨들어야 하지만, 종종 내용 없는 인신공격성 댓글로 가득할 때도 있다. 욕을 3000~4000개 정도 읽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 댓글이나 이메일 패턴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다. 슬프게도 이 일을 하다 보면, 폭력에 무뎌진다. 지난 1~2월, ‘대림동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이라는 기획기사를 온·오프라인에 실었다(〈시사IN〉 제594·595호 ‘우리가 몰랐던 세계’ 기사 참조). 나름 명과 암을 모두 다루려 노력했... 천사들의 악기로 사랑을 나누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㉙ 곽정퀸의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도입부에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를 막 시작하기 직전에 나오는 악기 소리는 무엇일까. 흔히 천상의 소리, 혹은 천사들의 악기라고 불리는 하프이다. 하프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나오기 전에 악기의 등장만으로 객석의 환호와 카메라 세례를 받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악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연주되어온 이 오래된 악기는 그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 외에는 일반에게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내가 하피스트(Harpist) 곽정을 처음 ‘낙태죄’ 폐지로 여성의 몸 잠금 해제 장일호 기자 한국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은 가임기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면 둘 중 하나의 낙인을 피할 수 없다. 문란하거나 피해자이거나.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는 임신에 대한 사회의 ‘도덕적’ 판단은 도덕에서 멈추지 않고 법의 이름으로 여성의 몸에 개입한다. 형법 제269조(낙태)와 제297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 낙태)는 인공임신중지(인공임신중절)는 물론 이를 조력하는 의료인을 처벌하는 조항이다. 처벌을 피하려면 정숙과 순결을 국가에 증명해야 한다.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이 인정하는 임신중지 예외조항 다섯 가지에 속하는 경우에만... [카드뉴스] 이 주의 숫자 : 187 시사IN 편집국 이 주의 숫자 : 187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제600호 ‘이 주의 그래픽뉴스’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3월6일 서울과 인천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의 대기질’ 2•3위에 올랐다. 국제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Visual)의 도시별 대기질지수(AQI) 통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8분을 기준으로 서울과 인천의 AQI는 각각 187, 184로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190)에 이어 대기질이 가장 좋지 않았다. #미세먼지 #대기질 [카드뉴스] 직업인으로서 출판 편집자의 현실은? 시사IN 편집국 직업인으로서 출판 편집자의 현실은?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에코백에 교정지를 말아 넣는다. 월요일에 고스란히 들고 출근할 걸 알면서 왜 주말에 교정지를 집에 싸가느냐고 뭐라는 건, 어차피 죽을 줄 알면서 왜 사느냐는 질문과 같다.” 2년 전 출판 팟캐스트인 〈뫼비우스의 띠지〉에 소개됐던 출판편집자들의 금요일 퇴근 풍경이다. 교정지는 조판한 인쇄물을 교정하기 위해 임시로 인쇄한 것인데, 책의 예비 단계다. 지난 1월, 한 출판사에 마련된 편집자들의 집담회에서 박태근 알라딘 MD가 말했다. “교정지를 넣어가지고 들어갈 때 이미 실패... [카드뉴스] MB의 집앞을 지키는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유튜브 생중계) 시사IN 편집국 〈시사IN〉 기자들이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을 100시간 동안 지킵니다. 3월9일 오전 10시 시작해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이 있는 3월13일 오후 2시까지 이어지는 사상 초유의 뻗치기 입니다. 여러분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함께 감시하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대신 읽어드립니다. 댓글이나 메신저로 보내주세요. 〈시사IN〉 유튜브 생중계, 오늘도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립니다. 〈시사IN〉 유튜브 생중계 https://www.youtube.com/watch?v=C3IPZaisKvY ... ‘김용균의 죽음’ 언제까지 봐야 하나 당진·김연희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총면적은 740만㎡로 서울 여의도의 2.5배 규모다. 공장은 A·B·C 세 지구로 나누어져 있다. 원료 투입부터 철강제품 생산까지 설비를 모두 갖춘 일관제철소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당진공장 단 두 곳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노동자들이 출퇴근 때 꼭 지나가게 돼 있는 출입구에는 회사명보다 더 크게 걸려 있는 문구가 있다. ‘안전제일.’ 이 문구가 무색하게 노동자 한 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2월20일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보수 공사를 하던 이 아무개씨(50)가 협착 사고를 당했다. 이씨는 외주... 들리지 않는 목소리, 이주여성의 ‘미투’ 대구·김영화 기자 한국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캄보디아인 깐냐 씨(가명·23)가 한국에 첫발을 디딘 건 2014년 6월이었다. 1년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방문동거 비자(F-1)는 2017년 이후 더 연장되지 않았다. 2017년 5월부터 형사소송이 진행되면서 그의 체류가 임시 연장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17일이 되어서야 1심 판결이 났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봉수)는 처제인 깐냐 씨를 강간·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 아무개씨(52)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녀의 체류 기간이 예상과 달리 더 길어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