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이 주의 숫자 : 49,764 최예린 기자 이 주의 숫자 : 49,764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제598호 ‘이 주의 그래픽뉴스’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인공임신중절 건수는 4만9764건, 1000명당 중절률은 4.8건으로 줄었다. 이는 피임 실천율, 응급(사후) 피임약 처방 건수 증가와 만 15~44세 여성의 지속적인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음식 글쓰기, 그렇게 쉬운 거 아닙니다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인류학· 민속학)는 학계를 넘어 대중매체와 대중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학자다. 알고 나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통념과 상식을 깨는 새로운 지식과 시각이 그 영향력의 바탕에 있다.설렁탕은 좋은 예다. 고려·조선 시대에 임금이 선농단(先農壇)에서 의례를 행하고 친히 밭갈이한 뒤 끓여 먹은 소고기 탕국에서 설렁탕이 유래했다는 소리 말이다. 주 교수는 이런 옛날이야기의 수집은 설렁탕, 음식, 음식 문화사 공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냉정하게 선을 긋는다. 1940년에 나온 홍선표의 〈조선요리사〉에 그런 조선 청년들이 뿜어낸 100년 전 함성 되새기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1919년 2월8일, 폭설이 내리는 도쿄 간다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서 조선인 유학생 600여 명은 비장한 각오로 2·8 독립선언서와 결의문을 선포했다. 이들은 ‘우리 겨레는 결코 무단 전제의 부정 불평등한 정치 아래에서 생존과 발전을 누릴 수 없’고 ‘한·일 합병이 우리 겨레의 자유의사에서 나오지 않았고 우리 겨레의 생존 발전을 위협하고 동양 평화를 뒤흔들 원인이 된다’며 조선 독립을 주장했다. 100년 전 조선 청년들은 일본 제국의 수도 도쿄에서 조국 독립의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고, 이것은 이후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사이공에 울려 퍼진 ‘화이트 크리스마스’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1975년 4월29일 10시, 사이공(현재의 베트남 호찌민 시)의 ‘아메리칸 라디오 서비스’ 채널에서 다음과 같은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이공의 온도는 현재 화씨 105°(섭씨 40°)이며, 점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쏭달쏭한 안내 멘트 뒤로, 빙 크로스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이어졌다. 자못 초현실적으로도 들리는, 뜬금없는 이 방송은 최후까지 베트남에 남아 있던 미국인들과 그 조력자들을 위한 암호였다. 이 노래를 듣는 즉시, 사전에 약속된 지점으로 모여 헬리콥터를 타고 사이공을 탈출하기로... Worms Wars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퍼포머의 길 묵묵히 걷는 ‘태민’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퍼포머(Performer)’라는 용어가 있다. ‘행하다, 공연하다’라는 뜻을 가진 ‘Perform’에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er)가 붙었으니 ‘행하는 사람, 공연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겠거니 싶지만 말처럼 쉽게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도 이 단어의 번역이 화두에 올랐다. 프레디 머큐리는 영화 속에서 자신을 퍼포머라 칭했지만 자막은 뮤지션(musician)으로 표기되었다. 영상에 맞춰 초 단위로 넘어가는 자막 특성상 대중에게 좀 더 익숙한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번역가의 ... [빅이슈] 파는 이를 한 번 더 보게 된다 김연희 기자 저자인 임상철씨는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빅이슈〉를 파는 ‘빅판’이다. 스마트폰 지도 앱으로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찾아봤다. 자주 지나다니던 길목이었다.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잡지’라는 정보를 듣고, 거리에서 빅판을 마주치면 종종 〈빅이슈〉를 구입했는데 이곳에서는 빅판을 본 기억이 나질 않았다. 새삼 눈 밝게 저자를 알아보고 책을 출판해준 편집자가 고마웠다. 하마터면 그의 글을 영영 모른 채로 살아갈 뻔했지 뭔가. 서른 무렵이던 1998년, 외환위기로 직장을 잃은 임상철씨는 이후 약 18년간 노숙인 생활을 ... 중국에서 마르크스주의자가 탄압받는다고? 베이징·이우연 (가명·중국 연구가) 공산당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마르크스주의를 공부하며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대학생들이 체포당하거나 실종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광둥성의 한 도시에서 만난 ‘좌익’ 활동가 톈샤오(가명)에게 물었다. “(마르크스주의 학생운동 그룹 중 하나인) 베이징 대학 마르크스주의학회의 투쟁은 지나치게 무모하지 않은가?” 톈샤오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엄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들은 중국 좌익운동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경제투쟁(노동조건의 향상에 집중하는 운동)에 몰두하던 자생적 노동운동과 목적의식적이고 이념적인 학생운동... ‘면장질’ 때려치우고 독립 만세 외친 그들 김형민(SBS Biz PD) “뭘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을 많이 쓴다. 여기서 ‘면장’이란 논어에 나오는 ‘면면장(免面牆)’에서 유래된 말이야. 장(牆)이란 담벼락을 말해. 즉 면면장이란 담벼락에 얼굴(面)을 대듯 갑갑한 상황을 면(免)한다는 뜻이지. 뭘 알아야 갑갑함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인데, 언제부턴지 이 말이 ‘면장’으로 줄여 쓰이면서 행정구역상 면(面)의 책임자인 면장을 뜻하는 것으로 잘못 쓰이고 있어. 이런 식이지. “뭣도 모르면서 무슨 면장을 한다고.” 왜 이렇게 됐을까 질문을 던지면 그 답은 여러 가지겠지만 아빠는 면장이 꽤 큰 ‘벼슬’... 코끼리,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다 문정우 기자 거울을 들여다보면 앳된 소년도 혈기왕성한 청년도 간데없고 머리가 허연 중년 사내만 남았다. 얼굴 곳곳에는 검버섯마저 피었다. 인생은 창가를 휙 스쳐 지나가는 백마와 같다고 했던가.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걸 절감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상념에 젖을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랫동안 인간은, 거울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살피는 존재는 지구상에 자기 말고는 없는 줄로만 알았다. 거울은 상상력을 자극해 신화와 전설, 동화의 소재가 되었다. 인간은 스스로를 완전한 독립체(자아)로서 의식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데 무한한 자부심을 느꼈다.... ‘일리 없는 세상’ 향해 일리 있는 ‘그림 투쟁’ 김연희 기자 상가임대차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공기씨(본명 한소영· 26)는 낯익은 얼굴이다.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여러 번 봤다. 을지면옥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화제가 됐던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부터 멀게는 2010년 두리반 투쟁까지, 그는 임차인과 세입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는 현장에 늘 함께했다. 2009년 용산 참사 이후 연대자로서 여러 투쟁에 참여했고 2016년부터는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맘상모)’에서 상임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그가 만화를 그렸다. 〈일리 없는 세상〉. 부제는 ‘공간을 빌려 쓰는 사람들... 김마리아 열사에게 ‘대한민국장’을 허하라 정희상 기자 3·1운동 하면 대개 유관순을 떠올리고 기린다. 김마리아 역시 3·1운동과 뗄 수 없는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다. 그는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도쿄 2·8 독립선언에 참여한 뒤 독립선언서를 국내에 들여와 널리 알렸다(38~39쪽 기사 참조). 이후 서울에서 3·1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일제에 체포됐다. 고문을 당해 병마로 평생을 시달리면서도 독립운동 의지를 꺾지 않았다.3·1운동 이후에도 그는 전국 단위 여성 항일운동 단체인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조직해 독립군 자금 모금에 앞장섰다. 그 뒤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여 일본 서점가의 ‘82년생 김지영’ 열풍 임지영 기자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가 도쿄 신주쿠 기노쿠니야 서점을 찾은 날이었다. 행사장의 400석 자리는 일찌감치 마감되었고 따로 마련된 라이브 중계석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김승복 ‘쿠온’ 출판사 대표는 서울역 커피숍에서 정부 관계자를 만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을 일본에서 출간하기 위해서였다. 두꺼운 연설문집을 비롯해 각종 문구류가 담긴 큰 가방을 들고 〈시사IN〉 편집국에 들어선 그에게 일본에서의 ‘김지영 열풍’에 관해 물었다. 과장된 건 아닌가. 그가 고개를 저었다. “히라노 게이치로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눈의 왕관’ 쓴 랑탕, 그 눈부신 아름다움 히말라야 랑탕/글·사진 고재열 기자 3억3000만의 신을 섬긴다는 네팔, 히말라야의 날씨는 신의 수만큼이나 변화무쌍했다. 해발 3870m 캉진곰바 마을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니링 게스트하우스의 4층 식당에서는 랑탕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잔 뒤 올라가보니 계곡 아래쪽으로부터 눈보라가 올라오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고요하던 곳이었다. 눈보라가 계곡 밑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모습이 신기해 동영상으로 담았다. 문득 빙하 쪽으로 산책을 나간 일행의 안부가 궁금했다. 아직 안 내려왔다고 했다. 네팔인 가이드 벅타... 라오스 비극의 진실, 제대로 밝힐까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출장이 결정된 건 사무실 계단 어디쯤이었다. 화장실에 가는 도중 편집국장과 마주쳤다. “가야지.” “어디를요?” “라오스!” 출근길에 읽은 기사가 떠올랐다. SK건설이 라오스 남동부에 건설 중이던 대형 댐에서 사고가 발생해 큰 홍수가 났다는 내용이었다. 얼마 뒤 그 출장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7월23일 사고 직후 한국 언론은 취재진을 급파해 무너진 보조댐과 임시 대피소를 집중 보도했다. 관심은 곧 사그라졌다. 8월 중순이 지나자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소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9월17일 이명익 사진기자, 김영미 편집위원... ‘로켓·새벽 배송’이 가능한 진짜 이유 전혜원 기자 배송이 빨라졌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한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이튿날 아침 7시까지 해산물·고기·야채 등 신선식품을 보내준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경쟁에 가세했다. 다음 날 배송을 넘어 새벽배송이 업계 표준이 되었다.빠른 배송의 기원은 미국 아마존이다. 2005년 아마존은 유료 서비스(연회비 119달러)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무료 이틀 배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지역과 물품에 따라 당일 배송이나 2시간 내 배송도 가능하다. 한국의 100배에 가까운 미국 면 ‘물류’ 일자리 창출했으나 일자리의 질은 ‘글쎄’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 기반 물류 혁명이 오프라인 유통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제거하는 경향을 지닌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온라인 부문에서는 고용을 창출한다. 개발자 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뿐 아니라 물류센터의 피킹·패킹(포장) 임시 아르바이트 자리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 지입 화물차주, 용달 차량 등 개인사업자 신분인 배송기사 수요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동남권물류단지에서 만난 한 배송기사는 낮에는 이마트의 온라인 서비스인 ‘쓱배송’, 밤에는 마켓컬리 ‘새벽배송’으로 투잡을 뛴다고 했다. 김 아무개씨(54)는 “스리잡... 라오스 댐 붕괴 사고, 그 후 6개월 라오스 아타프 주·윤지영 (피스모모 정책팀장) 지난해 7월23일 SK건설이 라오스에 건설하던 세피안·세남노이 댐의 보조댐 하나가 무너졌다. 올해 1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대응 한국 시민사회 TF’는 라오스를 찾아 피해 실태를 조사했다. 시민사회 TF 대표로 1월11일부터 24일까지 라오스에 다녀온 윤지영 피스모모 정책팀장이 글을 보내왔다. 〈시사IN〉은 지난해 9월 사고 댐과 수해 지역 등 라오스 현지를 취재한 바 있다(〈시사IN〉 제578호 ‘마을이 있던 자리’ 기사 참조). 라오스 정부가 꾸린 ‘진상조사위원회’는 2월 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 무리... 고객님, ‘주문하실’ 물건 도착했습니다 이종태 기자 “나는 네가 누구인지 너 자신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물류기업은 이런 속내를 소비자들에게 털어놓고 싶을 것이다. 이 기사를 읽는 당신은 코웃음 칠지도 모른다. 당신이 어떤 제품을 지갑까지 과감하게 털어낼 정도로 좋아하는지, 그 내밀한 욕망을 일면식도 없는 물류기업이 어떻게 본인보다 더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현실에서는 이런 마술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이틀’이나 ‘당일’ 심지어 ‘2시간’ 같은 단위로 이뤄지는 초고속 배송이 그 증거다. 첨단 물류기업은 당신이 데스크톱이나 스마트폰의 앱에 표시... 지지율 비상사태 ‘트럼프 산성’으로 돌파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2020년 11월에 열릴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서 승부수를 던진 것인가? 2월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멕시코 남부 국경지대의 장벽 건설 예산을 의회에서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비상사태에서는 대통령 자신의 권한으로 의회와 관계없이 군부의 자금과 인력, 행정부 예산 중 일부를 국경 장벽 건설에 전용할 수 있다. 야당인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모든 정치적·법적 수단을 동원해 즉각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심지어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장벽자금’ 확보를 위해 의회를 우회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포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