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8개월 김정환 (미디어몽구 운영자) 2011년 일본 대사관 앞 1000회차 정기 수요시위 때부터 김복동 할머니와 인연을 맺었다. 그 뒤 할머니는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찾곤 하셨다. 그러면 다른 곳에 있다가도 가장 먼저 달려가 상황을 알려드렸다. 그런 나를 할머니는 손주로 맞아주셨다. 지난 8개월간 모든 걸 제쳐두고 할머니 곁에서 할머니의 마지막을 기록했다. 그 기간 기억에 남은 것들을 다시 돌아봤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몇 시간 전, 귓가에 “할머니 보고 싶어요”라고 했더니 “나도”라고 하셔서 크게 놀랐다. 암 조직이 온몸을 침범한 상태에서 의식까지 멀어져가... 변호사 자격 되찾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김은지 기자 2월12일 만난 백종건씨(35)는 변호사 신분증 두 개를 꺼내들었다. “오늘 우편으로 받았다”라는 새 신분증은 ‘2019.02.08’ 날짜로 대한변호사협회장 도장이 찍혀 있었다. 같은 내용의 다른 신분증은 2011년 11월25일 발행된 것이었다. 5년 동안 사용했던 그 신분증은 2016년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효력을 잃었다.2011년 군법무관으로 4주간 받아야 하는 군사훈련을 거부한 결과였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던 백 변호사는 총을 들 수 없었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첫 법조인으로 기록됐다. 수많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미국은 왜 화웨이를 공격하는가? 이종태 기자 1월28일 미국 법무부는 중국의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및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23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혐의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미국 테크 기업의 기술을 훔쳤다는 것. 수년 전, 화웨이 직원이 미국 모바일 통신회사 T-모바일의 스마트폰 내구성 테스트 로봇인 태피(Tappy)의 팔 하나를 빼돌렸다가 적발된 바 있다. 화웨이는 2017년 T-모바일에게 48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선고받았다. 미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다른 회사의 지적재산을 절취한 직원들에게 그 가 기막힌 인도 가이드, 몸서리치는 인도 여행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최근 인도 관광장관이 한국 언론인을 뉴델리로 초청했다는 보도를 읽었다. 슈리 알폰스 인도 관광장관은 2012년 겨울 뉴델리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망사건 이후 인도의 여성 안전 문제에 대해 해외 언론이 의문을 제기하자, “인도는 안전하고 위생적이다”라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여행작가로서 인도 여행의 온갖 난맥상을 겪어본 내가 보기엔 알폰스 장관이 뭘 단단히 잘못 짚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는 흔히 ‘배낭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린다. 이 말을 쓰고 보니 참 모호하다는 느낌인데, 사실 이런 거다. 인도 여행 중에 뭔가를 하기 위해... 좌파여, 포퓰리즘을 차지하라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이 책은 중요하다. 이 책이 있기 전까지 포퓰리즘은 민주주의를 오염시키는 더러운 얼룩으로만 취급되었다. 예컨대 조기숙은 〈포퓰리즘의 정치학-안철수와 로스 페로의 부상과 추락〉(인간사랑, 2016)에서 포퓰리즘을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의 산물로 업신여기고 있고, 박구용 역시 〈문파, 새로운 주권자의 이상한 출현〉(메디치, 2018)에서 여태까지 되풀이되어온 포퓰리즘에 관한 상식을 반복한다.‘큰 틀에서 볼 때 신종 포퓰리즘의 주역과 신자유주의의 주역은 다르지 않다. 신종 포퓰리즘 선동의 정점에는 언제나 신자유주의의 최대 수혜자들이 있 아이돌 같지 않은 편안한 문현아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일렉트로닉 그룹 하우스룰즈의 객원 싱어이자 모델이었다. 사진과 글쓰기를 시작해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자작곡을 발표하더니 프로듀싱 듀오 더로키즈(The Lowkies)와의 협업으로 일렉트로닉 음반을 내고 있다. 문현아는 2016년 탈퇴하기까지 아이돌이었다. 소속 그룹은 공교롭게도 최근 해체를 선언한 나인뮤지스였다.나인뮤지스의 시작이 썩 탄탄해 보이지는 않았다. 모델 출신의 늘씬한 미녀들을 모아서 데뷔시키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기획의 산물로 보이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꾸준한 고군분투 속에서 나름 독보적인 자리를 ‘스쿨 미투’ 이끌어낸 용화여고의 그 이후는? 김영화 기자 포스트잇은 210여 일 동안 붙어 있었다. 지난해 4월 교실 창문에다 포스트잇으로 ‘#With You’ ‘We Can Do Anything’ ‘#Me Too’로 응답한 그 학교였다. 세 번의 계절이 지날 동안 창문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은 모두 떼어졌다. 지난해 11월15일이었던 수능을 일주일 앞두고서였다.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학교는 아직 제대로 변한 게 없는데….” 김소형씨(가명·19)는 친구들과 창문으로 우르르 몰려가 포스트잇을 붙이던 그날을 떠올렸다. 2018년 4월6일은 아침부터 학교가 유난히 소란스러웠... 가난한 청년의 밥·방 그리고 돈 김은지 기자 ‘누구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것인가.’ 기자에겐 놓칠 수 없는 자문(自問)이다. 어떤 기사를 쓸지, 또 어떻게 쓸지는 이 질문에 대한 자답(自答)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똑같은 팩트를 보고도 어떤 기자는 집값 안정화를, 누군가는 부동산 시장 동결이라고 쓴다. 집주인의 시선이냐, 세입자의 시선이냐로 갈리는 세계가 펼쳐진다. 한국 언론은 대체로 중산층 이상의 시선을 내면화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청년 흙밥 보고서〉는 한국 언론에서 보기 드문 ‘빈곤의 시선’으로 사회를 비췄다는 데 의미가 크다. “젊고... 존재의 무이유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음악으로 몸부림친 아름다운 4년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레인보우99’는 2012년에 데뷔해 지금껏 정규 앨범 5장을 발표한 솔로 뮤지션이자 여행 음악가이다. 그는 영혼을 구원받기 위해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처럼 4년째 전국 곳곳을 기행하며 매달 음악을 발표해오고 있다. 그가 2015년 〈캘린더(Calendar)〉, 2016년 〈유럽(Europe)〉, 2018년 〈컴 백 홈(Come Back Home)〉 이렇게 세 차례 여행 프로젝트를 앨범으로 묶어 발표하면서 거쳐온 곳은 전남 담양·강원 태백·경남 밀양 등 국내 24곳,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헝가리 부다페스트·체코 프라하·독일 베를린 등 익산 사람 문용기의 피 묻은 두루마기 김형민(SBS Biz PD) 일제강점기와 ‘강제된’ 근대화 과정에서 팔자가 바뀐, 즉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도시들이 꽤 많아. 얼마 전 어느 국회의원과 관련해 뜨거운 화제가 된 목포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5대 도시로 꼽힐 만큼 번성했고, 전라북도 군산도 조선 쌀 수탈용 항구로 각광받으면서 완연히 새로운 도시가 되었단다. 전라북도 익산 또한 비슷했지. 1914년 일제는 여산군(춘향전에도 등장하는 전라도 첫 고을), 함열군 등을 익산과 합치고 군청 소재지를 이리(裡里)에 두었는데 이 지역은 조선 시대만 해도 ‘십리노화불견소(十里蘆花不見巢)’라 해서 사방 십 리에 필름에 극명히 새긴 ‘보이지 않는 동네’ 안해룡 (아시아프레스·다큐멘터리 감독) “오사카를 떠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나는 이 사진집에서 ‘60년대’를 넘어서는 자이니치의 역사를 보았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빛이 있는 곳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형태를 갖추고 우리 앞에 역사로 떠오르게 한다.” 〈화산도〉의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 작가 김석범은 조지현이 1960년대에 촬영한 오사카 ‘이카이노’의 사진을 접하고 이렇게 평가했다.이카이노는 지금은 사라진 지명이다. 현재 오사카 이쿠노구 일부 지역의 지명이었다. 이카이노는 일본 최대의 조선인 밀집지역을 가리키는 대명사였다. 일본인에게 이카이노는 조선인을 연상시키는 기피 지금 북한 말이 궁금하시다면 임지영 기자 경복궁 인근엔 골목마다 한복 대여점이 들어서 있다. 그중 한 군데를 찾았다. 한복이 사이즈별로 수십 벌 걸려 있는 옷걸이와 탈의실, 외국인과 외국어를 지나자 작은 스튜디오가 나왔다. 김준연 작가는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 한복 입은 관광객을 찍어줄 때도 있고 커플과 가족의 화보 촬영도 한다. 언젠가, 탈북자 출신이 이곳을 찾았다. 그가 열두 벌을 갈아입었다.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달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일반 사진은 반입이 어렵지만 달력으로 만들어 보내면 괜찮다고 했다. 말투가 좀 달랐지만 사투리 정도의 이질감에 불과했다... 목포가 달리 보인다 [프리스타일] 고재열 기자 손혜원 의원의 원도심 건물 매입 논란 취재 때문에 목포를 두 번 찾았다. ‘손혜원 의원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문화재 등록 여부를 미리 알고 측근을 통해 차명으로 구매해 시세 차익을 노렸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취재였는데, 논란이 되는 사안 외에도 목포를 두루 살필 수 있는 기회였다.목포는 남도 섬에 가기 위해 자주 찾던 곳이었다. 쇠락한 지방도시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곳이었는데, 이번에 취재차 구석구석 살피니 달리 보였다. 문제가 된 번화로도 낯선 곳이 아니었다. 번화로에 있는 영란횟집은 목포에 갈 때 꼭 들르던 맛집이었다. 홀로코스트 부정한 ‘나치 할머니’ 감옥행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1929년생인 우르줄라 하퍼베크는 극우 성향 매체를 통해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량 학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우슈비츠는 노동수용소였을 뿐 가스 학살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는 글도 발표했다. 그는 여러 극우 행사를 돌아다니며 비슷한 발언을 했다. ‘나치 할머니’라 불리는 극우 운동의 상징이었다.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민간인 학살) 부정으로 이미 수차례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그는 2018년 2월 ‘국민 선동 혐의(독일 형법 제130조에 3항)’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법원으 판사들은 어떻게 사법농단에 맞섰나 류영재 (판사·춘천지방법원) 2017년 2월 이탄희 판사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기획조정실 기획 제2심의관) 발령 인사명령이 나오고 7일 만이었다. 나중에 알려졌듯 이 사직은 법원행정처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결단이었다. 파장을 염려한 대법원은 그의 사직서를 반려했고, 대신 그는 원래 소속되어 있던 법원으로 복귀하라는 새로운 인사명령을 받았다. 이 모든 절차는 비공개로 이루어졌고, 그렇게 묻힐 예정이었다. 이 이례적인 인사가 70년 사법사상 전무후무한 사법농단 의혹으로 이어지리라고, 당시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탄희 판사가 사직서... 열불 나는 가슴 안고, 임을 위해 행진 나경희 기자 열세 명이 겹겹이 둘러앉으니 가로 3m, 세로 6m 크기의 천막 안이 꽉 찼다. 입구 지퍼를 끝까지 잠가도 찬바람이 들어왔다. “괜찮아. 천막 농성 할 때는 좀 추워도 환기가 잘 되는 게 나아.” 김호동씨(64)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1980년 당시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준비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우리 5월 식구들, 천막에서 징하게 잤어. 전두환·노태우 구속하라고. 서울 국회 앞에서도 자고 광주도청 앞에서도 자고. 삭발도 하고. 그때 딱 매듭을 지었어야 했는데, 그게 안 돼서 계속 도돌이표네.”“5·18 유 누구나 다 아는 5·18 진실, 그들은 왜 부정하나 장일호 기자 고립되어 마땅한 말이 온라인에 고이더니 거리로 쏟아졌다. 마침내 입법기관인 국회 안에서 떵떵거리는 말이 되었다. 2월8일 극우 논객 지만원씨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이종명 의원에 의해 ‘광주 폭동’으로, 5·18 유공자는 김순례 의원에 의해 ‘괴물 집단’으로 규정되었다.‘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도태되어야 할 역사 왜곡과 선동이 국회 문턱을 넘어온 건 이 문제가 다른 차원의 해결이 필요한 국면으로 노인 연령 논쟁, 제대로 붙어보자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지난달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인 연령 상향을 이야기하면서 노인 기준이 토론 주제로 떠올랐다. 사람들의 기대여명은 늘어나는데 노인 연령이 65세로 고정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이다.유엔이 노인 기준을 65세로 권고한 게 1950년대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선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노인복지 기준이 65세로 자리 잡았다. 당시 한국의 기대수명은 66세였고 지금은 83세이다.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지 거의 40년에 이르고 기대수명도 상당히 높아졌는데, 아직도 65세가 노인 기준이니 변화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노인 연령이 사회 기사 후~폭풍 김은지 기자 같은 기사 다른 반응. 김동인 기자가 쓴 〈시사IN〉 제594·595호 대림동 커버스토리 기사 일곱 꼭지가 온라인에 풀렸다. “좋은 기획 기사” “일독할 만한 기획” 등과 같은 평가가 SNS에 남았다. 〈시사IN〉 페이스북 (facebook.com/sisain)에 올라간 기사를 공유하면서 독자들이 남긴 평이었다. 반면 포털사이트에서는 “그냥 한국에 중국인들이 있는 게 싫음”과 같은 거친 감정을 드러내는 댓글이 많았다. 같은 호에 실린 장일호 기자의 ‘희망마저 빼앗는 오래된 나쁜 짓’ 기사도 SNS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파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