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친구’의 일자리 발명하다 장일호 기자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었다. 장애인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존재였다. 노순호씨(28)는 2014년 동아리 친구들과 창업을 준비하다 장애인 중에서도 발달장애인 고용률이 특히 낮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근속연수 차이도 컸다. ‘왜 발달장애인은 오래 일하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사회적 기업을 통해 풀어보고 싶었다. 도시농업이 유행할 때였다.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농부를 배출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동구밭’이라는 회사명에는 마을 어귀 공터마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지자체가... 자영업자가 꼭 알아야 할 상가임대차보호법 박현정 (변호사) 한국은 자영업의 나라다. 자영업자 비율은 전체 취업자 대비 25.5%로, 취업자 네 명 중 한 명은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6.9%로,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나라는 콜롬비아·그리스·터키·멕시코·칠레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층과 하층 자영업자 소득은 임금근로자보다 못한 실정으로 이들을 자기고용노동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기고용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 새해 두 번 즐기려면 사모아로 가라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1872년 10월2일 저녁 8시45분 영국 런던을 출발해 인도-일본-미국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80일이 되는 12월21일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한다. 포그를 은행 강도로 오인한 형사의 방해 때문에 약속시간을 넘기고 만다. 그런데 이들이 감안하지 못한 게 있었다. 지구를 서에서 동으로 일주하게 되면, 출발 지점으로 돌아왔을 때 날짜가 하루 줄어든다는 점이다. 지구를 위에서 내려다보자. 하나의 원으로 보일 것이다. 이 원을 피자를 자르듯 24조각으로 나눠보자. 이 피... 중동 분쟁의 뿌리,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2000년 동안 기독교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비난을 받는 인물이 있다. 로마 티베리우스 황제 시대인 AD 26~36년께, 유대와 사마리아 지방의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다. 예수를 재판했던 이다. 유대인들이 아우성을 치니 예수의 무죄를 알면서도 사형을 선고했던 까닭에, 졸지에 그리스도 고난의 주범이 되었다. 정작 예수를 배신하고 팔아넘긴 가룟 유다보다 더 비난받는 셈이다.중동의 복잡한 분쟁사를 이야기할 때 마치 본디오 빌라도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둘 있다. 영국의 마크 사이크스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조르주 피코다. 양국을 교훈과 교가가 ‘헛소리’ 한다면 장일호 기자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 교칙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했다. 양말은 흰색으로 발목을 꼭 두 번 접어야 한다거나, 머리핀은 검정색으로 3개 이상 꽂을 수 없다거나, 한여름에도 브래지어 위에 캐미솔을 챙겨 입어야 하는데 무조건 흰색으로 입어야 한다거나(심지어 검사했다), 걸으면서 음식물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거나…. 물론 나는 ‘성실하게’ 교칙을 어기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 〈훈의 시대〉를 읽다 말고 졸업한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모교 홈페이지를 찾았다. 3년간 지겹게 보고 불렀을 교훈과 교가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90년... ‘포텐’ 터뜨리는 카리스마 청하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청하는 ‘솔로로 데뷔한 솔로 아이돌’이다. 〈프로듀스 101〉의 아이오아이(I.O.I)로 일시적인 그룹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청하는 해당 프로그램 출연 이전부터 솔로 가수로 기획되었고, I.O.I의 활동이 끝난 뒤 곧바로 솔로로 정식 데뷔했다. 그러니 진짜배기 솔로 아이돌이라 불러도 될 것이다. 솔로 아이돌 자체가 가요계에 흔치 않다. 최근 몇 년간 활동한 여성 솔로 아이돌을 헤아려보면 아이유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그룹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선미(원더걸스)나 태연(소녀시대)처럼 긴 시간 그룹 멤버를 했던 ... 한의학은 과학인가 철학인가 문정우 기자 스타가 떼 지어 나오는 예능도 아니고 화제의 드라마도 아니면서 갤럽이 조사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순위 앞자리를 고수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MBN이 2012년 8월부터 방영해온 〈나는 자연인이다〉 말이다. 이 프로그램이 가진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치유이다. 저 험한 바깥세상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던 이들이 자연의 품에 안겨 자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카메라는 좇는다. 출연자 중에는 도시에서 남부럽지 않게 돈도 벌고 고급 식당에만 출입했던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일상적인 결핍과 소박... 대학언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다 전혜원 기자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대학언론만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2018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대학언론다움’이었다. 출품작 100여 개 가운데 최종적으로 선정된 5개 부문(대상, 취재보도, 사진·그래픽, 방송·영상, 뉴커런츠상) 수상작은 기성언론이 아닌 대학언론이기에 포착하고 파고들 수 있는 주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출품작 가운데 ‘미투(나도 말한다)’ 관련 보도가 많았고, 수상작 5개 중 2개 역시 ‘미투’ 관련 보도였다. 2018년을 뒤흔든 성폭력 고발 흐름이 대학가에 미친 영향을 ‘미투’에서 시작해 노동·인권으로 나아가다 전혜원 기자 2018년 ‘미투(나도 말한다)’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한국외대 교수가 3명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인 L 교수는 2006년 외대노조 파업 때 직원을 성희롱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를 받은 인물이었다. 한국외대 독립언론 〈외대알리〉 인보근·정소욱 기자는 L 교수 관련 취재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L 교수는 제자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인 2018년 3월 숨진 채 발견되었다. 학교는 관련 조사를 멈췄고, 기사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외대알리〉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해당 사건을 더 들여다보... 아무도 문제 삼지 않던 외국인 수업료 인상 비판 전혜원 기자 10년 전만 해도 대학가의 핵심 이슈였던 등록금 인상은 점차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가고 있다. 대학들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 등록금을 올릴 수 없고, 올리더라도 정부 재정지원 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학부 등록금을 사실상 동결하고 있다. 중앙대 역시 학부 수업료는 2013년 이후로 6년째 동결되었다. 반면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 수업료는 2017년부터 2년 연속 5%가 올랐다. 중앙대 교지 〈중앙문화〉 박기현 기자(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15학번)는 이런 상황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분... 개교 첫 총장직선제를 영상으로 담다 전혜원 기자 지난해 5월30일 성신여대는 193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구성원이 직접 총장을 뽑았다. 이화여대에 이어 대학 구성원이 직접 총장을 선출한 두 번째 사립대다. 지난해 성신여대 교육방송국 국원으로 활동한 김주현·박정인·조수연씨(모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8학번)는 ‘성신여대 봄의 시작, 총장직선제’를 기획·제작했다. 장영은 국장(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7학번)이 방송국을 총괄하고, 강윤지 아나운서부장(국문과 17학번)이 AD 구실을 했다. 박정인씨는 “사회 분위기가 민주적으로 바뀌면서 대학에도 민... 여성 홈리스는 어떻게 살아갈까 전혜원 기자 지난해 3월부터 홈리스 야학 교사로 활동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50~ 60대 남성들만 있는 곳에서 수업을 하다 보니 불편하고 어려웠다. 간혹 여성 학생이 오면 관심을 가지고 챙겼다. “여성 교사가 많아서 좋다”라고 말하거나, 남성이 옆에 오기만 해도 싫어하는 여성 홈리스들을 보며 여성 홈리스가 겪는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용산역 인권지킴이로 활동했다. 금요일마다 용산역에 가서 홈리스를 만나 필요한 것을 묻고, 단속이나 폭력 상황이 생기면 개입하는 일이었다. 거리에 서니 명확해졌다. ... 2042명 중 2034명이 찬성 비표를 든 순간 전혜원 기자 2018년 3월28일 이화여대 학생총회가 열렸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조소과 K 교수와 음악대학 관현악과 S 교수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직후였다. 총회가 성사되려면 재학생 10분의 1인 1535명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참여자는 2000명을 훌쩍 넘겼다. 해당 교수들을 파면하고,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이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요구하자는 안건이 올라왔다. 학생 2042명 중 2034명이 ‘찬성’ 비표를 들었다. 〈이대학보〉 우아현 사진기자(조소과 17학번)는 바로 그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다. 2016년 ‘미래라이프대학’ ... [카드뉴스] 공정한 입시 따윈 불가능하다 시사IN 편집국 공정한 입시 따윈 불가능하다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97호 '학교의 속살' 기사를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 시험지 유출 사건과 드라마 〈SKY 캐슬〉의 흥행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고 공정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 한때 수능이 대입의 핵심인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보다 학원에서 수능 교과에만 몰입해 공부했다. 학교 수업은 시간낭비로 인식됐고 과목당 100만원 하는 과외가 성행했다. === 이후 확대된 것이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하는 수시 학생부 전형이었... 기사 후~폭풍 장일호 기자 2월1일 〈시사IN〉 신년 기획 ‘대림동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 프로젝트 페이지(daerim. sisain.co.kr)와 동영상이 공개됐다. 김동인 기자가 한 달간 직접 대림동에 머물며 쓴 기사는 〈시사IN〉 제594·595호에 실렸다. 명절 연휴 기간이라 주목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공들인 탐사보도에 독자의 격려와 호평이 답지했다. 이종찬 독자는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 com/sisain)에 “두 번 놀랐다. 처음엔 분량에, 그다음엔 내용의 깊이에. 10여 년 가까이 제가 구독자가 ... 청년 요리사가 말하는 한국 요식업의 현실 논산·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볕이 좋은 날이었다. 충청남도 논산 꽃비원에서 서른한 살 청년 차현재 요리사를 만났다. 그는 서울 핸드픽트호텔 한식당 나루, 사직동 주반 등 젊은 미식가들한테 인기 높은 업장을 거쳐, 지금은 서교동 이탈리아 식당 첸토페르첸토에서 일한다. 상업 공간뿐만이 아니다. 2017년부터 1년간은 몬트리올 총영사관 겸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몬트리올 대표부의 주방장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그만큼 안팎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숙련 기술자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런 직업의식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싹텄다. “어머니가 일 나가시니까 집안일 하면서 내 3·1운동 살려낸 위풍당당 두 청년 김형민(SBS Biz PD) 지난 호에 탑골공원에서 만세를 부른 정재용 선생 이야기를 했지. 이게 식민지 조선에서 터져 나온 첫 독립 만세였냐 하면 그렇지는 않아. 정재용이 독립선언서를 열정적으로 읽어 내리기 두어 시간 전 평양에서는 개신교인 중심으로 대규모 만세 시위가 벌어졌고, 오후 2시께에는 함경남도 원산에서도 우렁차게 울리는 교회의 종소리와 함께 독립 만세의 봉화가 솟았으니까. 그 뜨거웠던 3월, 조선 어디에서나 만세 운동을 열정적으로 주도한 것은 학생들이었어. 목포 정명여학교 학생 김정애(당시 14세)는 경찰에 체포된 뒤 이렇게 또랑또랑하게 쏘아... 9년 만에 받은 월급 ‘85만1543원’ [프리스타일] 장일호 기자 지난해 7월18일 서울 최고기온은 33℃였다. 대한문에서 취재를 마치고 도망치듯 사무실로 돌아왔다. 마감이 코앞이라 마음이 바빴다. 녹취를 풀던 중 현장에서 흘려들은 목소리 앞에 손가락이 멈췄다. “실은, 저 방금 졸았어요.” 거리의 소음과 한낮의 무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태연한 목소리였다. 숨진 동료 조합원의 빈소를 여러 날 밤새워 지키던 이였다. 나는 몇 번이고 시간을 되감아 그 문장으로 돌아갔다. 그는 감당하기 어려운 손배·가압류 금액을 생각할 때마다 호흡이 깊어진다고 했다. 한 번씩 몰래 울 때도 있다며 수줍어했다. 김 출판 편집자, 그대는 ‘호모 이직쿠스’ 임지영 기자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에코백에 교정지를 말아 넣는다. 월요일에 고스란히 들고 출근할 걸 알면서도 왜 주말에 교정지를 집에 싸가느냐고 뭐라는 건 어차피 죽을 줄 알면서 왜 사느냐는 질문과 같다.” 2년 전 ‘본격’ 출판 팟캐스트 〈뫼비우스의 띠지〉에 소개됐던 출판편집자(편집자) 들의 금요일 퇴근 풍경이다. 교정지는 조판한 인쇄물을 교정하기 위해 임시로 찍은 것인데, 책의 예비 단계다. 지난 1월 서울 홍대 앞 한 출판사 지하 홀, 〈뫼비우스의 띠지〉 진행자 중 한 명이었던 박태근 알라딘 MD가 말했다. “교정지를 넣어가지고 들어... [카드뉴스] 이 주의 숫자 : 23 시사IN 편집국 이 주의 숫자 : 23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제597호 ‘이 주의 그래픽뉴스’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월28일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92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한 김 할머니는 여성 인권 활동에 평생을 바쳤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