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경의선에는 항쟁이 흐르고 있었지 김형민 (SBS CNBC PD) 우리 역사상 경부선, 경인선에 이은 세 번째 철도는 무엇일까. 그건 경의선이야.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총연장 518.5㎞의 철도. 경의선 부설권을 처음 따낸 건 프랑스의 피브릴(Fives Lile)이라는 회사였어. 피브릴 사는 서울-의주 철도 노선을 세 번이나 답사했지만 정작 공사에 들어가지는 않았단다. 자본 조달도 여의치 않고 국제 정세도 묘하게 돌아갔기 때문이야. ‘칭다오’ 맥주라고 들어봤지? 칭다오(靑島)는 중국 산둥반도의 항구야. 독일은 1897년 이 칭다오가 포함된 산둥반도 교주만 일대를 점령하고 독일 태평양 함대 기... 좋아서 하는 윤병주의 기타 이야기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㉕ 윤병주3인조 밴드 ‘로다운30’이 드럼·베이스·기타로 그리는 세계는 우람하게 우뚝 솟은 밤의 건축물을 연상시킨다. 투박하게 내리꽂히는 드럼 소리 위로 베이스가 넘실대고 윤병주의 기타는 호령하듯 공연장 전체를 지배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의 탄탄함은 가히 국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일면 투박해 보이지만 귀 기울여보면 ‘로다운30’의 음악 역시 모든 좋은 음악이 그렇듯 소리로 이루어진 매우 섬세한 구조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의 음악은 나름의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향한다. 밴 초현실을 현실화한 현대적인 흑백 영상 이상엽 (사진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에 대한 입소문이 심상찮다. 2018년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 때문이다. 정작 이 영화는 개봉관이 많지 않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되면서 한국 극장들이 개봉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1970년대 쿠아론 감독의 어린 시절을 그린 이 자전적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흑백의 6K 고화질 영상 때문이다. 감독 혼자서 제작·각본·촬영·편집을 한 이 영화는 매우 사진적이다. 이전 작품인 〈칠드런 오브 맨〉이나 〈그래비티〉를 뛰어넘는 영상이 분명할뿐더러, 흑백으로 제작되면서 풍 카풀 논란에서 우리가 놓친 ‘빅 픽처’ 윤형중 (lab2050 연구원) 2018년 연말, 카풀과 택시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카풀이나 공유경제가 아주 새로운 용어는 아닌데, 왜 이 시기에 논란이 커진 걸까? 혹시 이 논란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이런 질문에 좋은 단서를 제공하는 사례가 2017년 연말 암호 화폐(가상화폐) 투기 열풍이다. 한국만 보면 투기 열풍이 거의 전부였던 것 같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이더리움이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2017년 한 해 동안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시기였다. 블록체인이 ‘자산시장의 투기적 성향’이라는 국내적 특성이 과도하게 주목받았던 것처럼, 카풀 논란... 가짜 독립유공자 국립현충원에 누워 있다 정희상 기자 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의 한 빌라에서 구순 노모를 모시고 사는 김세걸씨는 국립현충원에 묻힌 가짜 독립유공자를 찾아내는 데 20여 년을 바쳤다. 그동안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가짜 독립유공자 5명을 밝혀내 줄기차게 서훈 취소와 묘 이전을 요구했다. 또 국가보훈처가 가짜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수십 년 동안 지급한 연금을 국고로 환수하라고 촉구해왔다. 김세걸씨는 2018년 10월1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가짜 독립운동가 포상은 일생을 조국 광복에 헌신한 애국선열에 대한 모독이요,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대체 어떤... 2019 출산전후휴가 이렇게 바뀌었다 김민아 (노무사) 노동자가 사용할 수 있는 법적 휴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연차 유급휴가와 같이 ‘근로’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휴가가 있다. 또 보장적인 휴가가 있는데 이는 모성보호,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행사할 수 있다. 2019년부터 출산과 관련해 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휴가제도 내용이 일부 개정될 예정이다. 출산을 여성의 의무로 당연시하는 것이 아니라, 미약하나마 부모가 함께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먼저 출산전후휴가를 보자. 임신 중인 여성은 출산 전 아쿠아맨이 육지에 전쟁 선포하겠네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최근 개봉한 슈퍼히어로 영화 〈아쿠아맨〉은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해저에 가라앉은 고대문명 아틀란티스의 후예인 주인공은 수중에서 호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양 생명체와 교감도 한다. 그는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해저와 육상의 두 세계가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판타지에 속하는 슈퍼히어로물인 만큼,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상상의 산물이다. 하지만 여기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가 처한 실제 상황과의 접점이다. 영화에는 뭍사람들에게 바다의 왕이 품게 된 분노를 설명하기 위해, ... 올해의 아홉수 주년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워싱턴 분위기를 일거에 바꾼 책 남문희 기자 〈백년의 마라톤〉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2015년 10월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 기사를 준비할 때였다.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필스버리 중국전략센터 소장이 지은 책 때문에 워싱턴에 반중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이 추진해온 남중국해 인공섬 문제로 격렬한 파열음을 낸 채 끝났고, 오바마 정부는 이때부터 대중 강경책으로 돌아섰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워싱턴의 분위기를 일거에 바꿔놓았을까? 궁금증을 갖고 있던 차에 마침내 책을 구해 읽었다. 저자에 따르면, 1949년 마오... 고독하지 않은 독서를 위하여 장정일 (소설가) 노동은 고역이지만 손발을 맞추는 동료가 있고, 노동요가 있다. 거기에 비해 독서는 홀로 하는 고독한 노동이랄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이 손발을 맞추듯이 책을 읽으며 입을 맞출 수는 없을까. 문학평론가이면서 출판기획과 출판평론을 겸하는 장은수의 〈같이 읽고 함께 살다: 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서〉(느티나무책방, 2018)는 독서의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지은이가 전국에서 활동하는 24곳의 독서모임을 탐방하고 쓴 결과물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독서 공동체를 이루어 같이 책을 읽으려는 이... 매티스 같은 인물을 어디서 구하리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취임 직후부터 ‘미국 우선주의’ 슬로건을 내세워 기존 국제협정 무시, 동맹 무시, 보호무역 등을 밀어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선과 아집이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탕 및 테러 재발 방지를 위해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2000여 명에 대한 철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결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철수 결정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과 주요 언론은 매티스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감시견’ 노릇을 해온 인사가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트럼... 여당 대표 되었으나 머나먼 독일 총리 자리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12월7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독일 집권 여당 기독교민주당(기민당)의 전당대회에서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가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앞서 18년간 당 대표직을 유지했던 앙겔라 메르켈은 2018년 10월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이 많은 표를 잃은 직후 당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또 총리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크람프카렌바워는 결선투표에서 총 517표(52%)를 얻어 482표(48%)를 받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크람프카렌바워는 2011년부터 2018년 2월까지 자를... 브렉시트 뒤흔든 ‘국경의 남쪽’ 사정 이종태 기자 아일랜드 섬은 영국 본토(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지역으로 이뤄진 ‘그레이트브리튼 섬’) 서쪽에 있다. 섬의 북부는 영국의 일부인 북아일랜드다. 그 남쪽으로 펼쳐진 지역은 독립국인 ‘아일랜드공화국(이하 아일랜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이 2019년 3월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서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국제법상 다른 나라이지만 그 국경에는 세관도 보안검문소도 없다. 〈이코노미스트〉 자료에 따르면, 연간 1억여 명과 차량 7200만 대가 어떤 통과 절차도 ... 영화 [로마]가 미래에 던지는 4가지 질문 임지영 기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극장에 모인 기자들을 향해 물었다.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보셨나요? 아니면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봤나요?” 누군가 답했다. “극장에서요!” 감독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어진 반응이 그의 심정을 대변했다. “판타스틱!” 지난 12월21일,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영화 〈로마〉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다. 이날 그는 스스로 표현하길 “어색하지만 현대적인 방법으로” 국내 기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화상 연결을 통해서였다. 그의 최근작 〈로마〉 역시 그로서는 ‘어색하지만 현대적인 방법으로’ 관... 할아버지 나라에서 그들은 ‘난민’일 뿐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 12월3일 노동조합 ‘유니온 미에’는 도쿄 후생성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은 미에 현 가메야마 시의 샤프 가메야마 공장이 외국인 노동자 약 3000명을 무더기 해고한 것에 항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샤프 가메야마 공장은 액정 텔레비전을 제조하다가 애플 부품을 만드는 하청 공장으로 전환한 곳이다. 2016년 타이완의 혼하이가 샤프를 사들인 이후 가메야마 공장의 일거리가 크게 늘자 샤프는 지역의 파견 업체 휴먼그룹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모집했다. 휴먼그룹이 외국인 노동자들과 맺은 고용계약이 문제였다. 휴먼그룹의... [카드뉴스] 30년이 지난 후, 영화 〈그린 북〉이 만들어졌다 시사IN 편집국 그로부터 30년이 지났다 〈그린 북〉이 만들어졌다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제591호 ‘김세윤의 비장의 무비’ 기사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1 1962년 미국. 흑인은 백인과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던 때. ‘닥터 셜리’라 불리는, 돈 많고 예의 바르고 교양 넘치는 흑인 뮤지션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가 미국 남부 투어를 앞두고 새 운전기사를 고용한다. 2 ‘떠버리 토니’라고 불리는, 돈 없고 힘만 세고 허풍도 심하지만 사람은 진국이라 믿음직스러운 이탈리아계 이민자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운전대를 잡는다. 3 8주 ... [캐리커처뉴스] 의원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ㅠㅠ 시사IN 편집국 의원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이번 주는 국회의원 분들에게 유난히 가혹한 일주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 의원들의 입에서 한숨과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그 사연을 시사인 캐리커처뉴스에서 한 번 들여다보시죠. 쌀쌀한 날씨에 비염과 축농증이 도졌다 첫 번째 주인공은 컨디션 난조를 호소한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입니다. 지난 12월23일, 지역 주민 앞에서 침을 뱉었다는 논란이 일자 이와 같은 해명을 내놨는데요. 침을 뱉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이유를 지병 탓으로 돌렸습니다. 의원님, 어서 병원 가보셔야겠습니다. 모르는 전화번호... [카드뉴스] 김정은의 ‘~라면’ 시사IN 편집국 이 ‘라면’이 아니고 신년사에 담긴 ‘~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 전문 200자 원고지 66장, 이중 남북관계를 언급한 내용은 12장 분량. ‘진영’에 따라 다른 해석. 보수진영은 ‘새로운 길’에 주목. ‘미국이 제재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진영은 ‘비핵화’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방점. 북한이라는 변수가 어떻게 요동칠지 가늠할 수 있는 신년사. 불과 1년 전 2018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 ‘긴장고조-투쟁선동-혁명 동원 연설’ 문... 도대체 북한은 왜 저러나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무대는 비었고 객석의 열기는 식었다. 감동과 흥분의 한 해였던 것은 맞는데 무엇이 남았는지 조금 허탈하다. 남북 접촉은 계속되고 있지만 북·미 관계의 진전 없이는 힘을 받기 어렵다. 북·미 관계는 자신들의 선행 조치에 대해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북한의 고집에 막혀 있다. ‘어어’ 하는 순간 북한은 스스로 채권자가 되었다. 미국은 빚진 게 없다고 하니 ‘셀프 채권자’인 셈이다. 북한의 태도에 의문을 갖게 된 요인 중 이 문제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분명히 그랬다. ‘미국과 신... 외양간 고치기는 왜 늘 뒷북인가 강릉·김연희 기자 강원도 강릉시 저동 경포대 주차장에 내리자 화살표가 그려진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라레이크 펜션 200m.’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이 묵었던 이 펜션은 경포대와 경포호에서 걸어서 5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었다. 지난 12월18일 오후 1시12분, 아라레이크 펜션 201호에서 투숙하던 대성고 학생들이 객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3명은 사망했고 7명은 의식이 없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시작된 현장 감식은 밤 10시30분까지 계속됐다. 경찰은 1차 합동감식에서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이 1~2㎝ 어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