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교사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시사IN 편집국 원문 보기 sisain.kr/33430 “안정적 직업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도 여전히 교사를 선택하실 건가요?” 교직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강의에서 학생들이 하는 질문은 보통 이러했다. “학생과 심한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나요?” “여교사의 경우 남학생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이 돼요.” 주로 교직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질문이었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니, 예비 교사들의 두려움도 이해할 만하다. 한 강사는 “여러분들의 심장 건강을 위해서 못한 이야기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사가 꿈인 어린 학생... 도쿄 도서관은 살아 움직인다 임윤희 (도서출판 나무연필 대표) 12월1~9일 총 8박9일 동안 도쿄의 도서관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서경식 도쿄게이자이 대학 도서관 관장의 초청을 받아 ‘도서관에 미래는 있는가’라는 주제로 이틀간 강연도 들었다. 동행한 이들은 나를 비롯해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조금주 서울 도곡정보문화도서관 관장, 이렇게 총 네 명. 도서관 관계자가 아닌 내가 끼어 있었지만 나름 열혈 이용자라 할 수 있으니, 한국 도서관계의 자칭 ‘F4’의 출동이었던 셈이다. 여행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했다. ‘도서관’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500... 직업교육 선생님이 비정규직인 세상 김혜인 (금속노조 경기지부 조직사업부장·전 하이디스 노동자)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점거 농성 36일, 청와대 앞 농성 38일, 집단 단식투쟁 10일 만이었다. 부당한 자회사 전환 강행에 맞선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 분회가 지난 11월30일 사용자 측과 잠정 합의했다. 조합원 전원이 결국 자회사로 전환 채용되었지만,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2020년까지 처우 개선을 포함한 발전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한국잡월드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과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직 직원은 모두 비정규직이다. 강사들은 교육받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일본이 이민국가 된다? 뭘 모르는 소리! 홍상현 (〈게이자이〉 한국 특파원) “(정부·여당은) 논의를 다하라!” 12월7일 밤 일본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 1500여 명이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정부·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했다. 낯익은 얼굴도 눈에 띄었다. 2015년 ‘실즈’(SEALDs: Students Emergency Action for Liberal Democracy-s,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를 주도하며 아베 정권의 전쟁법 추진에 맞섰던 시민활동가 스와하라 다케시 씨(26)였다(〈시사IN〉 제421호 ‘아베산성 앞 일본 시민 분투기’ 기사 참조). 그는 격앙되어 있었다... 들어는봤나, ‘사진적 무의식’이라고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광학적 무의식 혹은 시각적 무의식(das Optisch-Unbewuβte)이라고 번역되는 말이 있다. 원래는 발터 베냐민이 영화에 쓰이는 카메라의 기술적 기능을 가리킨 말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사진에도 널리 쓰여 사진적 무의식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다. 사진적 무의식이란 사진과 영화에 쓰이는 카메라가 인간의 눈이 보지 못하는 대상의 모습을 잡아내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의도하지 않은 사실이 카메라에 잡히는 걸 뜻하기도 한다.발터 베냐민의 말대로 클로즈업 기법이나 고속 촬영 기법이 그것이다. 클로즈업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프로 데뷔러’ 혹은 ‘빛채경’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그룹 에이프릴의 채경에게는 ‘프로 데뷔러’라는 별명이 있다. 남들은 보통 한 번 하는 데뷔를 여러 차례 했기 때문이다. 길지 않은 시간에 그는 해체, 텔레비전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과 탈락, 극적인 그룹 합류 등을 경험했다. 2012년이 첫 데뷔였다. 당시 나이는 열여섯 살. DSP 엔터테인먼트(이하 DSP)에서는 카라의 동생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채경이 포함된 퓨리티를 론칭했다. 일본까지 갔지만 별 소득 없이 해체했다. 연습생으로 돌아온 그는 2년 뒤 카라의 신멤버 선발 오디션 〈베이비 카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결과는 탈락.... 중국 추리소설이 이 정도였어? 이종태 기자 중국의 한 대도시. 유명한 변호사가 큼직한 여행 가방을 끌고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소란을 피우다 공안에 체포된다. 그가 ‘살상무기’가 들어 있다며 공안을 협박하던 가방 안에서 나온 것은 중년 남자의 시신. 살인 혐의를 순순히 인정하던 그는 법정에서 돌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알리바이도 완벽하다. 이 엉뚱한 ‘시체 유기 및 진술 번복’ 사건은, 15년 전 농촌에서 의문의 사체로 발견되었던 젊은 법대생에게로 이어진다. 사건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풀려가면서 거대 정치·경제 권력에 맞서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 싸운 한 검찰관의 처절한 ... 빅데이터가 프라이버시를 탈취하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인간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프라이버시’라는 독특한 개념을 발전시켰다. 프라이버시는 개인의 주거와 신체의 안전은 물론 사상과 신념의 자유도 보호한다. 프라이버시의 가장 극적인 형태가 정치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비밀투표제 도입이다. 그런데 서구를 중심으로 힘들게 구축되어왔던 프라이버시 개념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안드레아스 와이겐드는 〈포스트 프라이버시 경제〉(사계절, 2018)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난 100년간 애지중지해온 프라이버시가 이제 그저 환상에 불과함을 인식할 때다.” 프라이버시를 파괴하는 것은 당신에 ... 국립현대미술관이 시끌시끌한 이유 고재열 기자 12월27일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에 이어 청주관이 개관하면 국립현대미술관은 4관 체제가 된다. 규모로 보았을 때 미술계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차지하는 위상은 압도적이다. 특히 2013년 서울관이 개관하면서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 자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을 들여다보면 미술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문화 행정의 무능, 우리 사회의 극명한 대립을 엿볼 수 있다. 12월13일 임기를... 철거민 박씨가 유서에 남긴 말 김영화 기자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철근으로 세워진 가림막이 동네 가장자리를 모두 에워싸고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이대역을 잇는 대로변에서 불과 5m 이내에 있었지만, 장벽 너머 풍경은 가로막혀 있었다. ‘철근 장벽’이 이어진 길목을 지나자 건축자재들이 나뒹구는 황량한 공터가 눈앞에 펼쳐졌다. 내부 구조를 훤히 다 드러낸 빈집들 앞으로 가재도구며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stop gentrification.’ 떨어진 문짝 위로 누군가가 휘갈겨 쓴 붉은 글씨가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재건축 사업으로 강제 철거가 진행된... 제1야당 신체제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500냥 자본으로 경부철도 놓았다네” 김형민(SBS Biz PD) 1899년 경인선이 준공됐어. 일본이 만든 것이라면 무엇이든 곱게 보지 않았던 대한제국 사람들은 철도를 그리 즐겨 이용하지 않았고 경인선 철도 회사는 만성적자에 시달렸다고 해. 어차피 돈을 벌자고 벌인 일은 아니었어. 일본인들은 고작 32㎞의 경인선 철도와는 차원이 다른 철도 노선을 일찌감치 구상하고 있었단다. 한국 사람들이나 한국 정부가 근대화의 상징인 철도에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본과 기술이 터무니없이 모자랐고 자주적으로 밀어붙일 힘도 부족했지. 일본은 이 지점을 빈틈없이 파고들었고,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욕... 탈북자 탈탈 털던 감옥 아닌 감옥 김은지 기자 서울 영등포구 1호선 대방역 3번 출구로 나가 10분 정도 걸으면 공군회관이 나온다. 10차선 대로변에 자리 잡은 공군회관 바로 오른쪽 건물은 유독 담이 높다. 창문은 대부분 가려져 있고 곳곳에 CCTV가 달려 있다. 1970년대 탈북자가 남한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가야 했던 일명 ‘대성공사’다. 정식 명칭은 국군정보사령부 소속의 6073부대다. 당시 중앙정보부·국군정보사령부·국군기무사령부·국방정보본부·경찰 5개 기관이 이곳에서 탈북자를 합동으로 신문했다. 지금은 ‘대방아트센터’라는 이름으로 위장해 있다. 여전히 군 시설이다.... 울고 싶은 미국, 뺨 때린 화웨이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중 ‘기술 냉전’의 본격 신호탄인가, 아니면 무역협상용인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세계 제2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 멍완저우 부회장이 지난 12월1일(현지 시각) 미국 수사 당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전격 체포되었다. 보석금 1000만 캐나다 달러(약 84억여 원)를 내고 풀려나긴 했지만, 가뜩이나 첨예한 미·중 무역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화웨이 창업자의 맏딸이기도 하다.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는 때마침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확전 일로의 양국... 국가부도의 날 누구 탓에 왔나 [프리스타일] 이종태 기자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연간 매출액이 평균 10억원쯤 된다. 가끔 2억~3억원의 순익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는 2억원 정도의 적자. 인테리어를 바꾸고 크래프트 맥주 설비도 매입했으며 종업원까지 추가 고용했기 때문이다. 그 탓에 2억원 정도 빚을 졌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더 벌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옆 가게가 부도를 낸 뒤부터 채권자들이 혈안이 되어 빚 독촉에 나섰다. 동네 채권자 대표라는 B씨는 빚 갚을 돈을 빌려줄 테니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가게 운영권도 넘기라고 했다. 새파래져서 돈을 구하러 돌아다니던 A씨에게,... 영화음악 감독 방준석의 음악세계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㉔ 방준석 방준석은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영화음악 감독이다. 그가 작업한 작품은 〈신과 함께〉 1·2편부터 〈사도〉 〈베테랑〉 〈라디오스타〉 〈공동경비구역 JSA〉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굵직굵직한 영화들이다. 1994년 모던록 밴드 ‘유앤미 블루’로 음악 생활을 시작한 그는 록의 문법에 더해 클래식, 국악까지 아우르며 영화마다 다양한 서정을 입혀온 작품들로 청룡영화상 음악상 두 번, 대한민국영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가 발표한 영화음악과 음반은 역시 한국 대중음악을 이야기할 때 불법 구금에 고문당했어도 배상받지 못하네 김은지 기자 남한에서 130만명이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통일·안보 강연만 4123회를 한 탈북자 김관섭씨(83)는 달변가다. 시사부터 연애까지 대화 소재에 막힘이 없다. 딱 하나, 6073부대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주변을 살핀다. 앞뒤좌우를 확인한 다음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어간다. 6073부대는 과거 국군정보사령부 소속으로 ‘대성공사’라는 위장명을 썼던 곳이다. 현재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이름을 바꾼 중앙합동신문센터(이하 합신센터)의 전신이다(37쪽 딸린 기사 참조). 이름 그대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 법으로 막을 수 있나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의 영리병원 개설을 허용하면서 ‘의료 영리화’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 원희룡 지사가 지난 6월 도지사 선거 당시 ‘영리병원 허용’ 공약을 내걸었다면 당선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선거 이후 그의 태도 전환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는 시비가 제기된다. 더욱이 원 지사는 제주도민이 참여한 ‘숙의형 공론화위원회’의 결정(녹지병원 개설 불허 권고)까지 무시해버렸다.이처럼 제주 지역 내의 반발도 적지 않다. 제주도민들이 녹지병원 개설에 비판적인 이유는, 국내 보건의료 산업 대기업과 보수 언론이 영리병원 원하는 이유 김연희 기자 국내 첫 영리병원이 될 녹지국제병원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총 47개 병상에 진료 과목은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4개뿐이다. 채용 인력 134명 가운데 의사는 9명이다. 오랜 논란 끝에 12월5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외국인으로 진료 대상을 제한해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했다. 제주도는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녹지병원에) 적용되지 않아 영리병원 설립이 국내 공공의료 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보건의료 단체는 녹지국제병원을 일종의 ‘물꼬’로 보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녹지국제병원을 크리스마스에는 안초비가 사라진다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페루의 서해안엔 멸치의 사촌 격인 안초비라는 물고기가 산다. 지천으로 널린 이 물고기는 이 지역의 풍요로운 생태계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1983년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 바다를 가득 채우던 안초비가 사라졌고, 이를 먹고 살던 부비새, 가마우지, 펠리컨이 굶어 죽었다. 1983년은 남미의 어부들에게는 악몽 같은 해였다. 재앙을 맞이한 것은 남미뿐만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에는 기록적인 가뭄이 계속되었고, 술라웨시 섬에는 건조한 날씨로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끔찍한 태풍이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을 강타했고, 미국 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