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나가르로 보내는 뒤늦은 안부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뉴베를린 하우스보트에 머물고 계신다고요? 와. 추억 돋네.” “환타님이 아는 집인가요?” “네, 지금 사진 하나 보낼게요. 주인장 보여줘요. 한국에서 환타가 안부 전한다고요.” 잠시 후 지인이 다시 단톡방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사진 속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대요. 지금은 사진 속 아이가 사장이래요.” 이크발 칸카쉬는 인도 북부 카슈미르 계곡에 있는 도시 스리나가르의 ‘하우스보트’ 주인이다. 카슈미르 계곡은 예로부터 수많은 영국인이 휴양지로 애용했는데, 당시 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토지를 살 수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 강제동원 판결을 보는 한 일본 방송의 시각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10월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 언론 대부분은 ‘법치가 뭔지 모르는 나라’ ‘사법부가 정권의 시녀인 후진국’이라며 한국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일방적인 언론 보도 중 11월3~4일 실시된 JNN 여론조사에서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78%였고, 11월13일 실시된 NHK 여론조사에서는 동일한 의견이 69%였다. 그런데 11월2일 생방송된 BS-TBS의 시사 프로그램 〈보도 1930-일·한 관계에 충격, 징용공 판결의 영향은? 전후 처리를 생각해본다〉는 한쪽으로... 나도 그 굴뚝 위에 있었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기획실장)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새벽 4시40분, 습관처럼 옷을 갈아입고 현관문을 나섰다. 일요일임을 알아차린 건 문 밖에 있어야 할 신문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허탈했지만 모처럼 시간을 번 것 같은 기분으로 현관문을 닫고 들어와 읽던 책을 펼쳤다. 한 장 정도 읽다 말고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켰다. 홈쇼핑 광고가 시선을 끌려 애쓰고 있었고 액션 영화에선 쉴 새 없이 총격전이 펼쳐졌다.바람은 점점 차가워지는데 다들 어떻게 지내나 싶어 SNS를 켜 오랜만에 새벽 시간 타임라인을 훑었다.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소식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동남극도 눈물을 흘린다 문정우 기자 어려서부터 교과서를 새로 받으면 맨 먼저 홀린 듯 읽던 책이 있었다. 지리부도였다. 그곳에서는 무궁한 얘깃거리가 펼쳐졌다. 공간을 압도하는 드넓은 바다와 박력 있게 대륙을 가로지르는 높은 산맥, 텅 비어 오히려 꽉 찬 듯한 메마른 사막. 인간이 그어놓은 국경선이 빚어내는 각 나라의 모양은 또 얼마나 다양하던지. 우리나라의 각 도나 미국 50개 주의 생김새는 따로 떼어놓고 보면 하나같이 개성이 넘쳤다. 나라나 지자체 가운데는 서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으면서도 낳자마자 헤어져 자란 쌍둥이처럼 신통하게 닮은꼴이 많았다. 내 마... 미국, 북한 볼모로 중국 잡는다 남문희 기자 11월6일(현지 시각)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변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는 중간선거를 겨냥한 표정 관리였다는 것이다. 선거만 끝나면 본색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중간선거 이후에도 유화적 제스처는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상황에서도 그렇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유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양 정상은 12월1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직후 회담을 갖고 무역전쟁 아수리안 랩소디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미국 중간선거 데이터, 들여다보니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다. 선거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었다. 중간선거 결과 대통령이 속한 정당과 하원의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즉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가 생겨났다. 먼저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선거 전보다 두 석을 더 확보하며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반면 하원은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11월20일 현재 아직 다섯 군데 선거구가 공식적인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미 하원 다수당이 되기 위해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아와야 했던 23개 지역구를 훨씬 ... 읽히는 소설에 대한 ‘경애의 마음’ 임지영 기자 “너, 지금 온 신경이 주변에 가 있어.” 김금희 작가가 자주 듣는 말이다.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정신을 빼앗긴다. 별명도 늘 주위를 살피는 미어캣이다. 지난 주말, 교외의 한 아웃렛에 갔을 때도 그랬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가 많았다. 어떤 남자가 가족의 의자 하나가 모자랐는지 다른 테이블에 가서 의자를 빌렸다. 그 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유모차에서 자고 있던 어떤 아기를 툭 쳤다. 아이가 눈을 떴다가 다시 잠들었다. 양해를 얻고 의자를 가지고 가는데 또 같은 자리를 쳤다. ‘툭툭툭.’ ... [카드뉴스] 영화 미쓰백 - ‘쓰백러’ 덕분이에요 시사IN 편집국 ‘쓰백러’ 덕분이에요 이지원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화 〈미쓰백〉은 “우리나라에 있는 투자사에서 다 까인(거절당한)” 시나리오였다. 주연배우를 남자로 바꾸면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투자금을 회수당하는 한이 있어도 (주연은) 한지민’이라는 감독의 고집이 〈미쓰백〉을 탄생시켰다. 극장에서 일주일 뒤면 내려갈 것이라던 영화 〈미쓰백〉을 다시 불러낸 건 ‘쓰백러’ 덕이었다. (*쓰백러 : 미쓰백 팬덤) ‘쓰백러’들은 불리한 상영 시간대 또한 ‘영혼 관람’으로 이겨냈다. 영혼 관람이란 관객이 갈 수 없는 상영 회차라 하더라... 홍대 앞 림가기에는 홍콩 서민의 음식이 있다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저는 장인이 아니에요. 그냥 먹고살려고 하는 거예요.” 짐작대로였다. 취재의 다리를 놓아준 지인도, 식당 살림 전반을 책임지는 중국인 아내 방휘(方輝·팡후이) 사장도 조이준 주방장이 얼마나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은지 누누이 강조했다. 음식점이 잠시 쉬는 오후 3시 조이준 주방장은 부직포 위생모와 합성수지 앞치마를 두른 채 나타났다. 멋 부린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의 몸에서 습기와 열기가 묻어났다. 온종일 탕면의 탕국을 돌보기 때문이다.첫 만남이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모든 대답은 무뚝뚝하고 짧았다. 사진 촬영도 필리핀 정부는 ‘가짜 뉴스’ 생산자? 임지영 기자 필리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의 확산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페이스북은 국가마다 제3의 기관으로 하여금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 뉴스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래플러〉와 〈베라파일(VERA Files)〉이 그 검증 기관이다. 2008년 6월, 베테랑 여성 저널리스트 6명이 의기투합해 단발성 기사를 지양하고 심층보도를 추구하는 매체를 창간했다.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로 시작했다. 〈베라파일〉은 2017년, 필리핀 언론 최초로 국제팩트체킹연대(IFCN)의 회원이 되었다. 기자 10여 명... 언론인의 무덤 위에 군림하는 필리핀 정부 마닐라/글 임지영 기자·사진 윤무영 기자 2009년 11월23일 오전, 필리핀 남부의 마긴다나오 주에 위치한 암파투안 마을로 차량 6대가 들어섰다. 어디선가 무장 괴한 100여 명이 나타나 차에 타고 있던 58명을 납치해 살해했다. 그중 32명이 지역 신문과 방송국의 기자·카메라맨이었다. 여성의 경우, 살해당하기 전 성폭행을 당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건의 배후로 안달 암파투안 마긴다나오 주지사가 지목되었다. 그는 이스마엘 망우다다투 불루안 시 부시장이 주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철회를 종용하며 협박해왔다. 차에 타고 있던 이들은 망우다다투의 주지사 후보 등록 페이스북 끊어보니 [프리스타일] 김동인 기자 지난여름, 페이스북을 끊었다. 계정을 삭제한 건 아니다. 그럼 취재를 못하니까. “나 앞으로 방치할 거임.” 오글거리는 선언을 남기고 아무 활동도 하지 않았다. 헛헛할 때 글 쓰고, 행복할 때 사진 올리고, 재밌는 링크를 공유하던 인생의 가장 큰 놀이터랑 작별했다. 가입한 지 9년 만이다. 처음에는 정말 이 거대한 소셜 미디어를 떠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앱을 켤 일도, 주소창에 ‘f’자를 적을 일도 많지 않았다. 재미가 없어서였다. 떠난 이유도, 딱히 다시 떠올리지 않는 이유도. 2년 전만 해도 페이스북은 웹(W... 조선 외교 책임진 위구르인 설장수 김형민(SBS Biz PD) 재중동포, 즉 조선족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서울 밤거리의 신풍경으로 떠오른 음식이 있지. 바로 양꼬치. 중국에서도 양꼬치는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양꼬치를 처음 ‘개발’한 사람들은 중국 서쪽의 신장성(新彊省:오늘날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 많이 사는 위구르인들이라고 해. 753년 중국 당나라에서 ‘안사(安史)의 난’이 일어난다. 당나라의 인구가 3분의 1로 줄었다 할 정도로 참혹한 전란이었지. 이때 당나라는 이웃 나라에 도움을 청했고 북방 초원지대의 회흘(回紇)도 군대를 보냈는데, 이 회흘이 바로 위구르인들의 나라였어. 위... 복잡하고 위험한 미·중 갈등 시나리오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전 육군본부 군사연구소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20일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INF 조약은 냉전의 마지막 시기인 1987년 미국과 소련이 500~5500㎞ 사거리의 지상 탄도탄 및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금지한 핵군축 조약이다. 일부 언론은 미국의 INF 조약 파기 선언이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이 표출된 결과로 본다. 그러나 INF 조약은 그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운명을 다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미국의 INF 조약 파기 선언은 단순히 군축 합의 파기가 아니라, 새로운 안보 환경이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북·미 양국은 내년 초 2차 정상회담 준비에 한창이다. 관건은 양측이 대북 제재 완화, 북한 핵 검증 등 쟁점을 놓고 얼마나 견해차를 좁힐 수 있느냐이다.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미국 정부가 제재 완화를 고려해볼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은퇴한 뒤 미국평화연구소(USIP), 아시아그룹(Asia Group) 선임고문으로 재직하며 각종 대북 관련 토론회, 세미나 참석 등으로 바쁜 그를 만났다.북한은 무엇보다 제재 완화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북한이 폐쇄한 핵시설, 미사일 기지 등의 검증을 우선 바란다.북·미 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온라인 매체는? 마닐라/글 임지영 기자·사진 윤무영 기자 래플러(Rappler)설립:2012년 1월규모:80여 명(멀티미디어 리포터, 멀티미디어 프로듀서, 소셜 미디어 프로듀서, 디자이너, 데이터 리서처 등)출판 방식:웹사이트(rappler.com) 및 페이스북(구독자 377만여 명), 트위터(팔로어 304만여 명), 인스타그램(팔로어 30만8000여 명)운영 방식:설립자 마리아 레사를 비롯한 기자들이 래플러 지주회사(Rappler holdings)의 지분 34.42%를 소유. 최대 주주(Dolphin Fire Group)가 31.2% 소유. 창업 초기 편집과 경영권의 독립을 보장하는 협 왜 ‘현장실습생 사고’는 반복될까?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노무사) 2017년 1월과 11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두 명이 사망했다. 두 학생은 졸업 전 ‘전공 교과와 연계한 실습’ 중이었다. 사망 사고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다들 그렇게 실습 중이려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어진 사고는 많은 사람에게 의문을 품게 했다. 애완동물과를 전공한 고 홍수연양은 ‘욕받이 부서’라 불리는 통신사 콜센터 해지방어팀에서 어떤 실습을 했을까? 학교는 왜 원예를 전공한 고 이민호군을 산업안전보건 기준 513개, 근로감독 기준 167개를 위반한 음료 공장 기계 앞으로 보냈을까? 이전부터 반복되었던 사고와 사망 사건 ... 야쿠시마는 ‘수직 식물원’이라 불린다 야쿠시마·고재열 기자 야쿠시마 원시림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 공주(모노노케 히메)〉의 실제 배경이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원시림을 가로지르는 종주는 보통 요도가와 등산로 입구(1400m)에서 시작한다. 하나노에고 습지(1630m)를 지나 미야노우라다케 정상(1936m)을 거친 다음 신다카쓰카 산장(1500m)이나 다카쓰카 산장에서 1박을 한다. 이튿날 수령 7200년 된 조몬스기(1400m)와 윌슨 그루터기(1000m)를 본 뒤 산림철도를 지나 쓰치 고개(980m)를 넘어 시라타니운수이 협곡(600m)에서 종주가 마무리된다... 나무가 살았던 자리 이명익 기자 강원도는 ‘천년의 숲’ 가리왕산에 동계올림픽 스키장을 만들며 산림 복원을 약속했다. ‘복원을 전제로 한 개발.’ 하지만 강원도는 전면 복원 대신 관광자원 활용안을 구상하고 있다. 경기장 81㏊ 중 77.6㏊만 복원하고 곤돌라 등 일부 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지금도 수만 그루 나무가 베어진 자리가 선명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