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은 팔굽혀펴기, 피해 여성은 화형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2012년 12월 뉴델리 집단 성폭행 사건 이후 인도 여행자들 사이 핵심 이슈는 안전 문제다. 사건 이후 인도 형법이 개정되는 등 제도 개선이 있었고, 여행지의 경우 관광객 감소를 걱정한 지역사회의 노력까지 더해지며 최소한 그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말하고 싶지만, 고착화된 이미지는 쉬이 바뀌지 않는다. 사실 잦은 성폭행 보도는 갑자기 성폭행이 늘었다기보다 만연해 있던 악습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라 볼 수도 있다. 어느 순간 성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기보다 과거에 지나쳤던 범죄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입을 열기... 기사 후~폭풍 김연희 기자 〈시사IN〉 제582호 커버스토리에 이어 583호에서도 영포빌딩 이명박 청와대 문건 단독 기사가 이어졌다. 한 신규 독자는 “이명박 청와대 문건이 궁금해서 인생 최초로 〈시사IN〉 정기 구독을 신청했다”라고 〈시사IN〉 홈페이지(sisain.co.kr)에 남겼다. 김은지 기자가 쓴 ‘김비서 바꾸듯이 KBS 사장 뽑았네(제583호)’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큰 반응을 얻었다. 댓글 1521개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을 꾸짖는 내용도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영방송이 정권에 치우친 보도를 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차료 인상에 꺾인 ‘100년 가게’의 꿈 전혜원 기자 안상현씨(35)는 오후 2시 늘 같은 백반집에서 밥을 먹는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뒤 산비탈에 있는 ‘가정식당’이다. 동갑내기 아주머니 두 분이 20년째 하는 식당에 2016년 10월 폐업 위기가 찾아왔다. 주변에 사무실이 비어 손님은 줄었는데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달라고 했단다. 뭐라도 해야 했다. 매일 한 끼는 꼭 여기서 먹는 ‘연대’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해 12월 건물주가 바뀌었고 가정식당은 자리를 지켰다. 2년 뒤, 이번에는 술집 주인 안상현씨가 위기에 빠졌다. 건물주가 시세의 3배 수준 월세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안... ‘보헤미안 랩소디’가 탄생하기까지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1497년 7월8일, 포르투갈의 동방원정 대장 바스쿠 다가마는 배 세 척을 이끌고 리스본 항구를 나섰다. ‘항해왕’으로 불린 엔히크 왕자가 국가의 명운을 걸고 동방 항로 개척을 주창한 지도 어느덧 70여 년, 마침내 그 끝을 보고야 말 참이었다. 배 세 척은 구조와 크기가 똑같았다. 한 척이 고장 나더라도 다른 배 부품으로 수리하기 위해서였다. 동방의 향신료를 싣고 돌아오기만 하면 갑부가 되었기에 선원 180여 명을 모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선원 가운데는 사형수도 18명이나 있었다. 사형수 선원들의 임무는 항해 중 ... 꽤 흥미로운 ‘셔누’의 자리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케이팝에는 육체가 필요하다. 얼핏 사이비 종교의 그릇된 교리처럼 들리는 이 말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진실이다. 그리고 잔인한 사실이 또 하나, 그 육체는 젊을수록 환영받는다. 탄생부터 지금까지 젊은 육체를 병적으로 선호해온 대중문화계의 오랜 습속, 어리고 힘찬 육체가 아니면 도무지 견뎌낼 수 없는 강도 높은 준비 기간과 버티기가 이 현실을 대표하는 이유가 아닐까 느슨히 짐작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에서 육체를 이야기하는 건 낯설다.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들의 몸을 직시하는 것이 낯설다. 앞서 언급한 병적... 복면 논객의 송년 토크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독일 녹색당의 이유 있는 선전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바이에른과 헤센의 주 의회 선거 이후 독일 녹색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녹색당은 10월14일과 10월28일 치러진 바이에른, 헤센 주 의회 선거에서 각각 지지율 17.5%와 19.8%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지난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지지율이 약 9% 상승했다. 반면 독일 정치를 이끌던 거대 대중정당인 기독교민주당(기민당)·기독교사회당(기사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사민당)은 양쪽 지역 선거에서 모두 10%가 넘는 지지율을 잃었다. 녹색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하인리히 뵐 재단은 녹색당이 헤센 주에서 정당의 핵... 여진인 퉁두란은 왜 ‘이지란’이 되었나 김형민(SBS Biz PD) 1257년 몽골은 또 고려로 쳐들어왔다. 횟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아홉 번째 침략이었지. 고려의 동북면, 오늘날의 함경남도 지역도 전란에 휩싸였어. 각 지역의 수비를 책임진 사람이나 백성들이나 더 이상 전쟁이라면 지긋지긋했지. 마침내 조휘, 탁청 등이 중심이 돼 반란을 일으켰고 그들은 동북면 병마사 신집평을 죽이고 몽골에 항복한다. 이 항복 대열에 가세한 사람이 있었어. 이안사(李安社)라는 이였지. 고려 동북면은 고려인만 살던 곳이 아니었어. 여진족도 적잖이 살았고 거란족의 후예도 띄엄띄엄 있었는데 여기에 몽골인까지 몰려왔... 1996년 총선 종로에서 김연희 기자 5월23일이 잠시 화제였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세 명이 이날과 연관이 있다. 2009년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2017년과 2018년 5월23일에는 차례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저지른 잘못으로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6년 4월11일을 더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권변호사로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노무현 통합민주당 후보와 현대건설 사장 출신으로 ‘샐러리맨의 신화’로 포장된 이명박 신한국당 후보가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에서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연차휴가 제도 김민아 (노무사) 노동시간 단축 시대, 과거에는 노동시간에 맞는 금전적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관심이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노동시간과 휴식의 구분, 그에 따른 노동시간의 설계에 관한 논쟁과 시도가 활발하다. 특히 장시간 노동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노동자의 휴식제도(휴게·휴일·휴가)가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하는 권리 중 대표적 제도인 ‘휴가’에 대해 종류별로 연재해보려고 한다. 이번 회에서는 연차휴가다.노동시간에 관한 교육을 하다 보면 가장 질문이 많은 분야 [카드뉴스] ‘배달 라이더여, 접속하라’ 시사IN 편집국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2018년 여름, 맥도날드 앞에서 ‘폭염수당 100원’을 요구한 청년이 있었다. 맥도날드에서 라이더(배달원)로 일하는 박정훈씨(33)다. ‘폭우·폭설 때 지급하는 수당 100원을 폭염 때도 지급하라’며 그가 벌인 1인 시위는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맥도날드 라이더들에게는 여전히 폭염수당이 없다. 라이더들에겐 위험한 상황에서 배달을 거부할 ‘작업 중지권’도 보장되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뿌옇게 덮은 11월7일 그는 자체 구매한 희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박정훈씨는 지난 10월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 우... 지적이며, 섬세하며, 절제된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㉒ 일레인 음악이 시작되고 노랫소리가 들리면, 모든 악기들은 목소리에 길을 내어준다. 그리고 노랫소리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악기는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목소리는 음악이라는 무대에서 주연배우이다. 그렇다면 어떤 보컬이 좋은 보컬일까. 오늘의 주인공 ‘일레인’이 알려주는 훌륭한 보컬의 확실한 두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좋은 보컬은 매우 매력적인 자신만의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하나, 바로 그 목소리로 듣는 이를 ‘현실 바깥의 세계’로 즉시 데려다줄 수 있다는 것이다.1994년생 가난을 짊어진 아이들 이야기 파리∙이유경 통신원 11월7일 오후 1시(현지 시각), 파리 오페라극장 근처 드루앙 레스토랑은 기자들과 특파원, 그리고 문학 팬들로 가득 찼다. 심사위원 10명으로 구성된 아카데미 공쿠르(Académie Goncourt)가 올해 수상자를 발표했다. 공쿠르상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학상이다. 형제 소설가인 에드몽 드 공쿠르와 쥘 드 공쿠르의 뜻에 따라 만들어졌다. 에드몽 드 공쿠르는 “가난하고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를 지원해달라”는 유언과 함께 전 재산을 아카데미에 기탁했다. 1903년부터 소설·산문 작가들이 이 상을 받고 있다.르노도(Renaudot) 미국의 ‘무역 공세’에 움츠러든 중국 이종태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태양전지 및 세탁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대중(對中) 무역전쟁의 발발을 선언했다. 두 달 뒤 수입 강철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매겼다.마침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대통령 명령으로 지난 2017년 8월부터 중국의 무역관행을 조사 중이었다. 통상법 제301조에 근거한 조치다. 일단 USTR이 상대국의 무역관행이 ‘부당하다’고 판정하면,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제재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 USTR은 지난 3월부터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트럼프 행 재개발 지역에서 사진을 줍는 일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사진은 기억의 창고다. 민족에게도 그렇고 개인에게도 그렇다. 막 태어난 아기의 사진을 찍어 앨범에 간직하고, 설명을 붙여 보관한다.오랫동안 재개발 지역을 돌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낡은 가구와 더불어 앨범을 생각보다 많이 버리고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집은 성혼선언문과 결혼식 사진부터 아이의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된 앨범들을 두고 간다. 또 어떤 집은 3~4대에 걸친 집안의 역사가 담긴 앨범을 버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걸 왜 버릴까 싶었지만, 그럴 만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사진을 갈무리하는 앨범이라는 양식 그때 그 판사님이 뉴스에 나오네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기자 1년차에 첫 번째로 취재했던 재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파기환송심이었다. ‘파기환송심’은 1심, 2심, 그 뒤 대법원에서 이루어지는 3심을 거쳐 다시 하급법원으로 내려온 재판이다. 이런 나도 재판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이 재판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가 아니라, 검사와 판사가 싸웠다. 검사가 증거를 제시하고 원세훈 피고인의 범죄를 입증하는 주장을 펼치면, 재판장이 마치 변호사처럼 검찰 측 논리를 따졌다. 재판장이 엉뚱한 소리를 할 때도 많았다. 검사에게 다음 재판까지 ‘A를 준비해오라고 해놓고 B에 대해 묻... 동성애자였으니까 괜찮아?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1998년 10월6일, 와이오밍 대학 대학생인 매슈 셰퍼드는 래러미 중심가의 바에서 처음 만난 애런 매키니와 러셀 헨더슨을 따라 그들의 트럭을 탔다. 그다음 날 매슈는 외곽 도로의 울타리에 묶인 채 발견되었다. 권총 손잡이로 잔인하게 얻어맞은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던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미국인의 눈과 귀는 온통 래러미에 쏠렸다. 매슈 셰퍼드는 엿새 만에 숨졌다. 인구 2만6000명의 평범한 시골 마을 래러미는 단 한 건의 살인 사건으로 웨이코와 재스퍼에 맞먹는 기호가 되었다. 텍사스 주에 있는 다윗교 신자들의 거주지였던... 미국과 중국의 ‘세계의 공장’ 쟁탈전 이종태 기자 아이폰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애플 본사에서 ‘디자인(design)’하지만 제조(made)되는 곳은 중국이다. 아이폰의 콘셉트를 만들고 설계하며 필요 부품을 가장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을 세계 곳곳에서 찾아 네트워크로 엮어낸다. 반도체는 한국과 일본, 카메라 모듈은 독일 기업에서 만들게 하는 식이다. 이런 부품들은 중국의 폭스콘 공장으로 실려가 완성품으로 조립된 뒤 다시 해외로 수출된다. 폭스콘은 타이완 업체다.이처럼 세계 곳곳의 수많은 기업들이 엮여 서로 물품을 주고받는 관계를 ‘공급사슬(supply chain)’이라고 부른다. 존재감 없는 중국 위안화 이종태 기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선언한 것은 2009년 7월이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위안화로 물건을 사거나 팔고, 금융상품에 투자하며, 세계경제가 어려워 다른 나라 돈의 가치가 위아래로 춤출 때 보유하기를 원하는 안정적 통화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마치 지금의 미국 달러화처럼.그 이전까지 중국은, 외국인이 위안화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통제하는 나라였다.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돈을 위안화로 쉽게 바꿀 수 있다면(예컨대 미국 달러로 위안을 자유롭게 매입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중국을 투기 대상으로 삼아 모처럼 쌓 남중국해에서 격돌한 미국과 중국 이상원 기자 지난 9월 말 남중국해에서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구축함 디케이터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순찰하자 즉각 중국 군함이 출동해 해역을 떠나도록 경고했다. 양측 함선은 40m까지 근접했다.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긴장이 고조된 순간이었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은 남중국해 도서와 암초 부근 해역에 군함을 무단 진입시켜 중국 주권과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라고 성명을 냈다. 반면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항행의 자유 작전’은 계속할 것이다. 미국은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세계 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