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수다 전혜원 기자 이름:석범규(47·그림) 주소:서울 서초구 서초동 석범규씨는 원 〈시사저널〉 을 꾸준히 보던 독자였다. 2007년 기자들이 〈시사저널〉을 나와 새 언론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는 기꺼이 창간 독자가 되었다. “당시 상황이 어려웠잖아요. 도움이 될까 해서 구독했어요. 제대로 된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컸죠.”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긴 시간 동안 〈시사IN〉을 떠나지 않은 석씨는 배송이 잘 되느냐는 질문에 “문제없다”라며 “해외에도 배송이 잘 되나요?”라고 물었다. 이제는 미국에 사는 동생에게도 한 부 보내줄까 생각한다고 했...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사계절 펴냄 “하나를 위해 전부를 바치지 마라.”먼저 제목에 눈길이 가고, 저자 이름에 손길이 갔다.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이라니,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봤을 이야기다. 퇴사는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 ‘일’이란 뭘까.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을 도쿄 대학 교수였던 강상중이 제시했다. 일본 NHK TV 〈직업 특강〉에서 한 ‘인생철학으로서의 직업론’ 강의를 보완해 출판했다.재일조선인 2세로서 차별과 좌절을 극복하고 자기 일을 찾아가는 ‘미니 자서전’에... 국세청은 정의로운가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국세청은 정의로운가 안원구·구영식 지음, 이상 펴냄 “우리 역사에서 민중봉기의 도화선이 된 사건들의 배경에는 세금 문제가 깔려 있다.”책 제목을 보고 대다수가 “아니요”라고 답할 것이다. 누구나 국세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이를 풀어가야 하는지 공론화되지 못했다. 최순실씨 일가 해외 은닉 재산을 추적해온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현직 기자와 함께 국세청의 역사와 개혁 방향을 짚었다. 부마항쟁부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이르기까지 세금을 둘러싼 역사적 사건을 살피고, 종교인 과세 등 논란... 기사 후~폭풍 김연희 기자 공영방송사 파업이 2주차에 접어들었다. 〈시사IN〉은 지난주에 이어 MBC와 KBS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시사IN〉 페이스북(facebook.com/sisain)에서는 이용마 MBC 해직기자의 인터뷰 영상이 큰 울림을 주었다. 암 투병 중임에도 이 기자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향한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후배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감추지 못했다. 이 영상은 총 7만6452명에게 도달했고 124회 공유되었다. ‘좋아요’ 744개를 받았다. “당신 같은 언론인이 있어서 아직 기대해봅니다” 등 공영방송 파업과 이용마... 마음을 건다는 것 박지영 (창비 편집자) 오래전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비난하는 건 가장 쉬운 일이다. 그다음 어려운 일은 장점을 발견하는 것, 가장 어려운 건 감동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마음이 아팠다. 그즈음 나는 비난만 했다. 심지어 아주 좋아했던 것들마저 비난했고 감동은커녕 장점도 읽어내지 못했다. 더 이상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았고 누구도 동경하지 않았다. 그 당시 나는 눈앞에 있는 사람의 면전에서 문을 닫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존중과 경탄을 넘어 때로 마음을 걸기도 한다. ‘마음을 건다.’ 무서운 말이지만 나는 이 ... 대통령 의중을 꿰뚫는 기자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남문희 기자가 취재를 ‘당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쓴 글이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청와대에서부터 정치권까지 화제가 되고, 일간지 사설도 그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한반도 문제만 20여 년째 탐사하고 있는 남 기자입니다. 페이스북 글이 화제를 모을 걸로 예상했나? 설마요. 당연히 몰랐죠(웃음). 금요일 마감하고 썼는데 주말을 거치며 퍼져 나도 좀 당황. 제522호 커버스토리를 압축한 내용에 내 개인 의견을 보탰죠. 직접 반응을 받았을 텐데? 정치권 인사 등 전화를 많이 받긴 했죠. 사실 전술핵 배치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우리를 함부로... 영리한 뮤지션과 불안정한 록 마니아 은유 (작가) 용산전쟁기념관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였다. 내게 용산역은 ‘용산참사역’이고 불에 탄 남일당 건물에 유가족이 사는 그 일대는 망자들이 떠도는 슬픈 무덤이다.그와 밴드 멤버들이 날렵한 검은 정장을 맞춰 입고 무대에 올랐다. 속으로 기뻤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5개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한 달 됐으니 저건 애도의 복장일지도 모른다고 내 뜻대로 해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틀스’ 코스프레였다. 몸은 공연장에 있고 마음은 남일당으로 기우는데, 공연이 절정으로 치달을 즈음 오색찬란한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펑! 펑! 일본 택배 노동자는 아마존이 무섭다지 허은선 (캐리어를끄는소녀 대표) 8월 말 일본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한글 디자인 텀블러 하나를 들고 숙소를 나섰다. 나고야에 이 텀블러를 보내야 했다. 근처 우체국으로 향하던 중 택배 사무소를 발견했다. 이름은 탁큐빈(宅急便). 야마토 운수의 택배 서비스다. 나도 여기서 물건을 부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겨 우체국으로 향했던 발길을 돌렸다.“텀블러 하나 나고야로 보낼 수 있나요?” 직원이 가능하다며 송장을 줬다. 주소 등을 채우고 결제를 기다리는데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날아왔다. “여기가 비어 있네요.” 다시 송장을 봤다. 상대방이 택배를 받을 시간을 지정할 수 있 ‘합리적 의심’ 뒤에 숨은 ‘불합리한 외면’ 이은의 (변호사) 성폭력 피해자들을 법률 지원하면서 가해자가 처벌받지 못할 때가 있다. 그때 피해자들한테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뭐가 합리적 의심이라는 거냐”이다.무죄 추정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 아래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이 있으면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법리가 불합리하게 적용되면, 뻔한 거짓말을 하는 가해자가 처벌을 피해 간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본 피해자에게 합리적 의심 대신 불합리한 외면만 남는다.사회변화에 맞추어 성폭력 사건들이 법정에서 많이 다뤄진다. 이런 성폭력 사건들에서 적용되고 있는 합리적 [배철수의 음악캠프] 다시 만날 날까지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언제부터였는지 확실치 않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어느 순간 내가 열등감 덩어리로 변해 있었다는 점이다. 대략 고등학교 즈음이었던 것 같다. 공부를 ‘조금’ 잘해서 들어간 학교에서 나는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는 내 친구들을 옆에 두고 3년을 보냈다. 경험에 의거해 단언하는데, 공부도 재능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결론 낸 뒤 나는 미친 듯이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결정해야 했다. 음악을 직접 할 것인가, 아니면 음악을 듣고 글 쓰는 직업을 찾아볼 것인가. 이 갈림길에서도 열등감에 휩싸인 나는 재능 부족을... 19년 만에 지킨 김훈 중위와의 약속 정희상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문무철 조사관(46)의 휴대전화에는 지난 8월31일 이후 “미안하다. 고맙다”는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다. 발신자는 모두 현역 육군 대령이었다. 국방부가 19년 만에 김훈 중위에 대해 순직 결정을 내리자 김 중위의 동기생(육사 52기)인 군 장교들이 보내온 감사 인사였다. 문무철 조사관도 김훈 중위와 함께 육군 소위로 임관한 육사 동기이다. 그는 2006년 소령으로 예편한 뒤 권익위에서 국방옴부즈맨으로 활동 중이다. 김훈 중위 사건은 문 조사관을 비롯한 육사 52기생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 김경수의 시사터치 김경수 (만화가) 양한모의 캐리돌 만평 양한모 기자 불평등이 문제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불평등이 문제다 김윤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불평등을 줄일 모든 수단을 가동시켜라!”2012년 총선·대선 당시 ‘복지 열풍’을 주도했던 김윤태 교수가 2017년의 시점에서 ‘불평등 해결’의 관점으로 ‘복지국가 노선’을 재정립했다. 상위 1%가 개인 토지의 55.2%(상위 10%는 97.6% 점유)를 소유한 한국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 현상을 분석하면서, 이런 상황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낱낱이 파헤친다.그동안 복지운동 내에서 활발했던 ‘보편복지 대 선별복지’ 논쟁에 대해서도 매끄러운 답변을 내놓았다.저자는 “2016년 촛불... 타인에 대한 공감 세상을 견디는 양심 차형석 기자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무례는 무례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권력이 타자를 괴롭히는 데 쓰인다면 우리 모두가 지는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얼마나 연약한지를 그(트럼프)가 일깨워주었다.” 트럼프가 장애인을 조롱하는 언사를 보인 것 등을 두고 배우 메릴 스트립이 한 말이다. 배우 오지혜씨는 “내가 그녀를 존경하는 건 지구에 현존하는 배우 중 연기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만은 아니다. ‘문화 지식인’의 기능과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항상 보여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메릴 스트립의 국적이 한국이... “박상진 불러와라 해서 어안이 벙벙했다” 신한슬 기자 ■ 9월8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57차 공판 매주 금요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 관련 증인 신문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혐의로 지난 8월1일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준우 전 정무수석도 자신의 업무수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검찰:오늘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추가 증거를 제출하겠다. 첫 번째는 일명 ‘캐비닛 문건’이라 불리는 것으로, 대통령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사본을 받았다. 두 번째는 청와대 서버 내에 제2... 땅이 흔들려도 정말 안전한가요? 이명익 기자 2016년 9월12일 경북 경주시 일대가 흔들렸다. 규모 5.8로 1978년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대 크기의 지진이었다. 여진만 634차례. 시민들의 공포를 키운 건 경주 인근에 밀집해 있는 월성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단지였다. 그리고 1년 뒤인 9월12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안전하지 않은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자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소녀는 그렇게 숙녀가 된다 송아람 (만화가) 보통 휴가는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자유롭게 쉬는 것을 뜻하지만, ‘여름휴가’라고 하면 괜히 더 설렌다. 더구나 사춘기 소녀라면 어떨까. 부모가 계획한 휴가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서지만, 속으로는 일탈을 꿈꾸지 않을까. 그 일탈은 비밀스러울수록 좋다. 마치 피터팬과 웬디가 부모가 잠든 사이에 네버랜드를 다녀왔던 것처럼.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만의 비밀을 하나씩 간직한 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보다 근사한 휴가는 없을 것이다. 〈그해 여름〉은 매년 여름 같은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로즈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 중국 동포 혐오증은 흥행 보증수표? 이오성 기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섬이다. 처음 가보는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빨갛고 노란 중국풍 간판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양꼬치, 훠궈, 마라탕은 물론이고 서울 다른 거리에서는 찾기 힘든 초두부집까지 즐비하다. 세계 최대 은행 중국공상은행 지점도 있다. 특히 대림역 12번 출구 앞 작은 길은 오롯한 중국이다. 한국말과 한글 대신 중국말과 한자가 공간을 점령했다. 화교들이 모여 사는 인천 차이나타운이 관광지라면, 이곳은 중국 동포에게 삶의 터전 그 자체다. 주말이면 한국인 커플들이 ‘가성비 최고’라는 양꼬치집이나 훠궈집 앞에 진을... 문과 동지여 코딩을 배워보자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 고등학생들이 나와 퀴즈를 풀며 최후의 1인을 가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마지막 50번 문제는 ‘흑점이 폭발해 플라즈마 입자가 방출되는 현상’이었다. 이 학생은 골든벨을 울릴 수 있는 마지막 문제 앞에서 한마디를 남기고 탈락했다. “문과라 죄송해요!” 줄여서 ‘문송’이라는 이 표현은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하다. 취업시장에서 이공계 졸업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된 인문계 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쓰인다. 유사어로 ‘인문계의 90%가 논다’를 줄인 ‘인구론’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필자도 대학생 앞에서 강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