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지금도’ 민중음악가 청년 손병휘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1970~1980년대에 20대를 통과한 많은 청춘들이 음악을 소비하던 방식과 지금 20대의 소비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음악의 장르와 재생 매체는 늘 달라지는 것이고, 그걸 제외하면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아마도 음악의 사회적 목적성 유무일 터이다. 음악이 한 영혼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도달해 위로해주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을 테지만, 그 시대에는 지금과는 다른 음악의 형태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독재정권이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항거하는 각종 집회에서 불리던 이른바 ‘민중가요’이다. 많을 때는 수십만명의 시민이 거리에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카코포니 음악이 나왔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㉛ 카코포니지난해 데뷔 앨범 〈화(和)〉를 발매한 스물다섯 살 여성 싱어송라이터 카코포니는 이제 막 분출하기 시작한 화산 같은 뮤지션이다. 정확히 1년 전만 해도 그는 음악과는 관련 없이 그저 아픈 어머니를 간호하던 보호자였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그는 단 보름 만에 정규 앨범에 수록된 거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했다. 그 후 6개월 만에 정규 데뷔 앨범을 발표했으며 뮤직비디오 네 편을 제작했고 그중 두 편에서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무(無)에서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데에는 채 1년도 록보다 강렬한, 쿤타의 ‘레게’ 음악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레게(Reggae)는 1960년대 후반 자메이카에서 만들어진 음악 장르다. 1970년대에 밥 말리라는 불세출의 슈퍼스타가 나타나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 대표적인 레게 뮤지션 쿤타는 레게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그저 느슨한 파티 음악 혹은 신나는 영상의 배경음악 정도로 쓰이던 10여 년 전부터 본격 레게 음악을 해왔다. 원래 레게는 가난한 자메이카 사람들이 갖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종교에 대한 믿음을 다루었다. 그가 만드는 레게 곡 역시 한국 사회에 대한 통찰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그의 레게는 우리가 흔히 아는 평화롭고 나른한 천사들의 악기로 사랑을 나누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㉙ 곽정퀸의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도입부에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를 막 시작하기 직전에 나오는 악기 소리는 무엇일까. 흔히 천상의 소리, 혹은 천사들의 악기라고 불리는 하프이다. 하프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나오기 전에 악기의 등장만으로 객석의 환호와 카메라 세례를 받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악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연주되어온 이 오래된 악기는 그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 외에는 일반에게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내가 하피스트(Harpist) 곽정을 처음 음악으로 몸부림친 아름다운 4년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레인보우99’는 2012년에 데뷔해 지금껏 정규 앨범 5장을 발표한 솔로 뮤지션이자 여행 음악가이다. 그는 영혼을 구원받기 위해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처럼 4년째 전국 곳곳을 기행하며 매달 음악을 발표해오고 있다. 그가 2015년 〈캘린더(Calendar)〉, 2016년 〈유럽(Europe)〉, 2018년 〈컴 백 홈(Come Back Home)〉 이렇게 세 차례 여행 프로젝트를 앨범으로 묶어 발표하면서 거쳐온 곳은 전남 담양·강원 태백·경남 밀양 등 국내 24곳,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헝가리 부다페스트·체코 프라하·독일 베를린 등 남상아 “록 음악 해왔지만 로커이고 싶지 않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㉗ 남상아 얼마 전 나는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보컬 남상아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2017년 여름 내가 속한 밴드 ‘허클베리핀’과 ‘3호선 버터플라이’의 협연 이후 약 1년 반 만이었다. 우리는 함께 만든 ‘허클베리핀’의 첫 번째 앨범 〈18일의 수요일〉에 대해, 그리고 신림역에서 처음 만났던 오래전 그날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었다.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나는 안타까움과 이해와 슬픔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남상아는 1990년대 중·후반 시작된 보라, 이 통렬하고 피 끓는 밴드를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세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음악적인 당당함에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밴드가 여기에 있다. 피 끓는 사람들이 만든 통렬하고도 가식 없는 음악. 그들의 이름은 빌리카터다. 빌리카터는 베이스 없이 드럼과 기타 그리고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진 원초적이고 단순한 밴드다.여성 두 명이 이끄는 그들의 라이브는 특유의 폭발력으로 데뷔 후 단숨에 록 음악 신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유럽 각국의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되었다. 특히 2016년에 발표한 정규 앨범 〈Here I Am〉은 우리 시대에 들을 수 있는 가장 거침없는 록 앨범 중 하나이다. 2 영화음악 감독 방준석의 음악세계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㉔ 방준석 방준석은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영화음악 감독이다. 그가 작업한 작품은 〈신과 함께〉 1·2편부터 〈사도〉 〈베테랑〉 〈라디오스타〉 〈공동경비구역 JSA〉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굵직굵직한 영화들이다. 1994년 모던록 밴드 ‘유앤미 블루’로 음악 생활을 시작한 그는 록의 문법에 더해 클래식, 국악까지 아우르며 영화마다 다양한 서정을 입혀온 작품들로 청룡영화상 음악상 두 번, 대한민국영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가 발표한 영화음악과 음반은 역시 한국 대중음악을 이야기할 때 박광현, 20년 침묵 깨고 음악으로 돌아왔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㉓ 박광현한국 대중음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박광현은 당대 주류 음악계의 한가운데 서 있던 개성이 뚜렷한 작곡가 겸 가수였다. 그가 작곡하고 이승철이 불러 히트한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등 여러 노래는 분명 그 시대의 새로운 멜로디였고 색다른 감성이었다. 록밴드 ‘부활’에서 탈퇴해 불안한 마음으로 이제 막 새 출발을 준비하던 이승철에게 박광현이 만든 음악은 성공으로 가는 확실한 디딤돌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나는 거리 가판대에서 줄기차게 흘러나오는 그의 음악을 들을 때 지적이며, 섬세하며, 절제된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㉒ 일레인 음악이 시작되고 노랫소리가 들리면, 모든 악기들은 목소리에 길을 내어준다. 그리고 노랫소리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악기는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목소리는 음악이라는 무대에서 주연배우이다. 그렇다면 어떤 보컬이 좋은 보컬일까. 오늘의 주인공 ‘일레인’이 알려주는 훌륭한 보컬의 확실한 두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좋은 보컬은 매우 매력적인 자신만의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하나, 바로 그 목소리로 듣는 이를 ‘현실 바깥의 세계’로 즉시 데려다줄 수 있다는 것이다.1994년생 음악으로 채워진 도서관 관장처럼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도대체 지구상에는 얼마나 많은 음악이 있을까. 뉴욕의 도심 한복판부터 몽골의 어느 초원에 이르기까지 매일 세계 곳곳에서는 수많은 음악이 녹음되어 사람들에게 들려지고 있다. 그렇게 지구상에 존재하는 음악은 3억 곡이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음악을 접하게 될까. 디제이(DJ)는 평생 다다를 수 없는 음악의 망망대해에 기꺼이 뛰어들어 구석구석까지 살피는 음악계의 탐험가들이다. 그들은 방대한 음악을 고집스럽게 파고들어 수집한 노래를 세상 사람들에게 삶으로 고민하며 나직이 읊조리며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연영석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내 할 수 있을 때 일하는 세상/ 내 일한 만큼만 갖는 세상을/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연영석 작사·작곡 ‘간절히’ 중에서).’연영석은 대표적인 민중가수이다. 아울러 그의 음악은 사회적인 메시지와 음악이 완성도 있게 잘 결합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가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 발표한 ‘간절히’와 ‘이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 할 줄 아나’와 같은 곡들은 지금도 많은 노동 현장과 집회에서 자주 불리는 민중음악의 김사월이라는 단 하나의 장르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김사월김사월은 현재 한국 포크 음악에서 가장 색다르고 매력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여성 뮤지션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음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포크 음악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것은 놀랍도록 잘 통제된 사운드와 더불어 그의 목소리에 담긴 여러 이질적 요소 때문이다. 김사월의 목소리는 자기 고백적이면서 동시에 도발적이다. 내향적이면서도 통통 튀는 솔직함이 있다. 음악을 조용히 듣고 있으면 어둠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번지듯 다가오는 듯하다. 2014년 데뷔한 김사월은 포크 뮤지션 김해 이쁘고 강한 키라라, 그가 들려준 전자음악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키라라 ‘저기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잘 지내요? (3집 앨범 〈Sarah〉 수록곡 ‘걱정’의 가사 일부)’ 흔하게 쓰이는 일상어로 이루어진 이 문장이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의 곡에 쓰이면 어딘지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잘 지내요?’라고 묻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는 대지를 때려 부술 것 같은 드럼 소리와 대비를 이루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누구에게 잘 지내느냐고 안부를 묻는 걸까. 키라라는 2017년 그의 2집 앨범인 〈Moves〉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댄스 나에겐 ‘노래’ 하면 최백호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최백호 나에게 가수 최백호에 관한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디제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배 뮤지션이 해준 말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노래하는 것을 보아왔지만 넋을 놓고 그저 듣게 되는 경우는 최백호 외에 없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그 이후로도 몇 사람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던 터라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가수’ 하면 자연스레 나는 최백호가 떠오르게 되었다. 과연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듣는 이의 영혼 깊숙한 곳에 그의 목소리가 닿는 느낌이 든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의 계절 사람의 목소리 닮은 하모니카 연주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전제덕 한 뼘 남짓한 크기의 하모니카는 사람 체온에 가장 가까운 악기다. 사람의 들숨과 날숨만을 이용해 연주하는 악기는 하모니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전제덕은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하모니카 연주자이다. 서정적 감수성과 화려한 테크닉을 동시에 갖춘 그의 연주는 독보적이다. 그와 같은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 그는 생후 보름 만에 찾아온 원인 모를 열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에 재학 중 사물놀이를 익힌 그는 세계 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 귀를 기울이면 오직 ‘짙은’의 목소리뿐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15 짙은뮤지션 ‘짙은’의 목소리는 호소력 있으면서 과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몇 년 전 제주에서 만든 노래의 녹음을 위해 많은 남자 보컬리스트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오래 머리에 남은 것은 오직 짙은의 목소리뿐이었다. 국내에서 흔히 찾기 어려운 음색이고 한번 들으면 멈춰 서서 계속 귀 기울이게 되는 목소리이다. ‘당신을 둘러싼 바다와 하늘/ 푸르게 푸르게 빛나고 있는데/ 당신만 어둡게 그 어둠 속에서/ 기억나지 않는 무엇으로.’ 이 곡은 그가 사진의 역광 효과에서 영감을 받아 최근 정원영의 음악에 담긴 슬픔과 아름다움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14 정원영 “결국 너는 떠나갔고/ 두려움은 없었네/ 가슴속에 물이 차고/ 숙제처럼 남겨져 하지만 나 두렵지 않았네/ 다만 긴 세월 흐른 뒤/ 바람도 차고 하늘도 얼어붙은 밤/ 그 밤이 지나도 해는 안 뜨고/ 세상은 어둠뿐일 때/ 니 곁에 아무도 없고/ 나도 거기 없다면/ 그게 두려워/ 너무 두려워.”-정원영의 ‘두려움은 없었네’ 중에서.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정원영이 올해 초에 발표한 곡 ‘두려움은 없었네’는 사랑과 이별에 관해 새로운 시선을 던져주는 노래이다. 대부분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달려라, ‘캡틴락’ 한경록처럼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13 한경록 1995년 봄, 수능시험을 끝낸 네 친구는 홍대 앞에 있는 ‘드럭’이라는 라이브클럽을 찾아간다. 처음에는 누가 무슨 악기를 연주할지 정해놓은 것도 없었다. 노래도 곡의 가사를 아는 사람이 그때그때 불렀다. 크라잉넛의 시작이었다.시작은 미약했지만 그들은 곧 특유의 에너지와 퍼포먼스로 ‘말 달리자’ ‘밤이 깊었네’와 같은 히트곡들을 발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로 자리매김했다.크라잉넛은 그동안 수없이 공연을 하며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그들만의 무대를 만들어왔다. 다른 연주자들이 아무리 랩으로 전하는 성찰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12 허클베리피“그곳은 꿈꾸는 모두를 집어삼키는 무덤/ 하루에도 몇 구씩 발견되는 싸늘한 주검/ 하늘 아래 가장 높게 솟은 새하얀 구멍/ 꼭대기에 대한 상상은 내겐 오래된 즐거움”(허클베리피 ‘에베레스트’ 가사 중).2016년에 발표된 〈점〉 앨범에 수록된 ‘에베레스트’라는 곡은 인생을 높은 산에 오르는 것으로 비유한 곡이다. 이 곡의 가사는 근래 보기 드물게 높은 문학성으로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프리스타일 랩(즉흥으로 라임을 만들어가며 하는 랩)의 실력자로 데뷔 초기 힙합 신에서 두각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