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근 백년 목 디스크 방지하는 ‘척추 위생 8계명’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연재를 마감하며 필자가 겪었던 목 디스크 탈출증 경험을 공개한다. 먼저 당부드릴 게 있다. 의사들 중에 자신이 병을 앓고 치료했던 과정을 대중 앞에 내보이는 경우가 있다. 의학 지식을 가진 사람이 겪은 내용이라 많은 공감을 산다. 그런데 필자는 그런 ‘의사들의 투병기’에 상당히 회의적이다. ‘당신은 그렇게 좋아졌겠지만 그것이 다른 환자에게도 적용될 거라는 보장이 있나?’ 똑같은 병이라도 사람마다 증상, 자연경과, 치료 과정이 다른 법인데 의사 자신이 겪은 상황을 일반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척추와 관절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 뒷목 잡는다고 오해하지 말자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정지된 차를 다른 차가 뒤에서 추돌하면, 앞차에 타고 있던 사람의 목이 갑자기 뒤로 강하게 젖혀졌다가 다시 앞으로 세게 꺾인다. 이런 움직임이 마치 채찍질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영어로는 ‘위플래시 인저리(whiplash injury)’라 하고 우리말로는 ‘편타 손상’ 혹은 ‘채찍질 손상’이라고 부른다. 몸이 채찍 손잡이, 목이 채찍 줄, 머리가 채찍 끝에 달린 무거운 덩어리가 되는 셈이다. 채찍 끝에 달린 덩어리가 날아갔다가 돌아오는 반동을 이용해 빠른 속도를 얻는 것처럼 목이 채찍처럼 움직일 때 머리에 걸리는 속도와 충... 수많은 치료법에 수많은 헛수고가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진료실에서 환자들의 병력을 듣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목 디스크 손상 치료법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짧은 역사의 신대륙인 미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논문에서도 가끔 “수많은 치료법(a myriad oftreatments)”이라는 표현이 나와 헛웃음을 짓는다. 목 디스크 손상으로 심하게 고생하며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던 사례를 보자. 올해 초 장문의 편지를 보낸 43세 주부가 있었다. 필자에게 진료 예약은 되어 있는데 “짧은 진료 시간에 병력을 다 전달하기 어려울 거 같아 미리 편지를 보낸다”라고 했... 수술을 왜 하니? 90%가 그냥 낫는데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병에 걸려 못쓰게 된 심장과 간을 건강한 장기로 바꿔주는 수술도 가능한 세상이다. 그럼에도 내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을 하려면 꺼려진다. 더욱이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라 통증만 있다거나 근육 힘이 살짝 떨어지는 정도인데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꼭 해야 하는 것인지,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2차 의견을 듣기 위해 필자를 찾아온 두 명의 실제 사례를 보자. 사례 1은 37세 전직 권투선수였다. 한 달 전 기계체조를 하다가 목... 이 동작이면 목 수술 필요 없다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백년 목’ 연재가 5회를 넘겼다. 이쯤에서 목 통증에 대한 올바른 ‘개념 탑재’를 확인하기 위해 독자 퀴즈를 기획해본다. 준비된 상품이 없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직장인 K씨는 회사 업무로 온종일 컴퓨터 앞에 매달려 산다. 출장이라도 가면 노트북에 머리를 박고 몇 시간씩 보내는 것은 다반사다. 그렇게 일해도 부장님께 좋은 소리 한번 못 듣는 날이 많아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 적진을 때려 부수는 것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어깻죽지 근육... 목병 두면 어깨병 도진다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2년 전부터 시작된 오른쪽 견갑골 통증으로 50대 여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견갑골 쪽이 따갑고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때문에 어깨 MRI를 촬영했더니 찢어진 부위가 발견되어 8개월 전에 어깨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도 여전히 똑같이 아프다는 것이다. 어찌된 영문일까? 외부 병원에서 가져온 영상을 보니 어깨에는 약간의 힘줄 손상이 있고 경미한 목 디스크 탈출이 보였다. 목과 어깨를 수차례에 걸쳐 이리저리 만져보고서야 어깨의 병 때문이 아니라 목에 생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이리 복잡한 것일까? 목-정확히는 ... 엄살이 아니었어 디스크 문제였어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미국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큰 회사 CEO, 고위 경제 관료들이 목 디스크 탈출증으로 잇달아 진료실을 찾았다. 미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는다는 말은 들어본 적 있지만, 한국 경제 전문가들이 목 디스크 탈출증으로 고생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한 경제부처의 고위 관리는 위쪽 등에서 시작해 왼쪽 어깻죽지를 거쳐 팔꿈치에 이르는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목 디스크 탈출증이다. 진찰을 하고 영상 소견을 설명하는 와중에도 잔뜩 찡그린 얼굴로 “주가가 너무... 목 디스크 손상되니 귓구멍도 아프구나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우리 병원 외과 전임의가 ‘담이 결렸다’고 진료실을 찾았다. 어제 아침 자고 일어났더니 왼쪽 어깨뼈(견갑골) 근처가 저리고 뻐근했는데 점점 심해져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파스·안마·근육이완제도 소용이 없고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통증을 10이라고 할 때 9 정도를 느낀다고 한다. 이 정도면 눈물 나게 아픈, 극심한 통증이다. 외과 전임의라면 전문의를 취득하고 나서 위암이나 간이식 같은 전문적인 분야를 더 깊이 파고드는 사람이다. 현대 의학의 첨단을 걷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의학에 문외한인 60대 아저씨라면 모를... 이 처음 보는 자세가 당신의 목을 지킨다 정선근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한 달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욱신거린다고 진료실을 찾아온 할머니. 자세히 보니 아픈 부위가 팔이나 어깨가 아니라 목과 어깨 사이, 즉 어깻죽지였다.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지속되는 양상이라 어깨보다는 목 디스크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팔과 목을 이리저리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목 디스크 탈출증의 전형적인 양상이었다. “할머니, 목에 디스크라는 물렁뼈가 있는데요. 거기 문제가 좀 생긴 거 같습니다.” “뭐? 이 나이에 무슨 목 디스크라고?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할머니, 목 디스크 이상은 꼭 힘든 일을 해야 생기는 게... 백년 허리 비결이 백년 목 비결이라네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우리 병원의 젊은 교수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아주 우울한 표정이었다. 오랫동안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다가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는데 이번에는 목이 문제인가 보다. MRI를 보니 경추 4~5번 디스크가 약간 탈출되었고 종판 손상되어 찌그러진 것이 보인다. “목 디스크 손상으로 보입니다.” “저는 참 재수가 없네요. 허리가 안 좋아서 그렇게 고생했는데 이제 또 목 디스크가 문제라니.” “재수가 없다는 것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원래 허리 아픈 분이 흔히 목도 아픕니다.” “그건 왜 그런 거지요?” “크게 보면 재수라고 할 수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