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규제법’ 살려야 경제 산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시장경제를 하자고 하면서 시장경제의 기본 룰인 독점규제법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중소기업의 기술 아이디어와 인력을 착취하고 경쟁에서 도태해버린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전문직·공무원 외에는 품위 있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힘든 경제구조가 만들어졌다. 결국 수많은 사람이 자영업자가 되었다. 어차피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니 시작하기 쉽고 착취를 덜 받는다고 여긴다. 한국에서 자영업자 비율은 전체 취업자 대비 2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9% 인터넷의 선물을 걷어차버리나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이 애용하는 해외 인터넷 서비스의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논의된다. 심지어 클라우드처럼 정보의 국외 이전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기술의 경우, 금융권에서는 아예 기술 전개 자체를 제한하자는 주장도 등장한다. 이유는 명시적인 것과 암묵적인 것 여러 가지가 있다.첫째는 해외 인터넷 업체가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으니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불법 표현물을 방치해도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내에서 돈을 벌어가는 해외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국내·국제 세법에 따라 이들의 ‘사업장’인 서버를 국내에 두도록 해야 미투 운동 2.0을 위하여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투 운동으로 폭로되는 행위는 권력형 성폭력이다. 피해가 발생해도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당수 피해자는 신고 자체를 꺼린다. 가해자는 침묵이 조장되는 환경을 다시 악용해 가해를 일삼는다. 권력형 성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악순환의 첫 단계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고위직 여성 할당제의 확산이 필요하다. 작년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의 수상소감이 ‘포용 부칙(inclusion rider)’이었다. 영화에 여성 또는 소수 인종을 최소 비율 이상 포함할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약속을 담은 계 문재인 정부가 ‘재벌 독점’ 막으려면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주로 ‘공정거래법’이라고 불리지만 그 연원을 따져보면 ‘독점규제법’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 시장경제에서 독점은 공정과 불공정을 따지기 이전에 중소기업과 소비자로부터 부를 착취하는 한편, 소비와 생산도 축소시켜 결국 사회 전체의 효용을 축소시킨다는 것이 미시경제학의 변함없는 결론이다.장하준 교수는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라고 말한다. 미국·영국 등은 보호무역으로 이득을 취한 자국의 성장사를 은폐하고, 근래 들어서는 ‘자유무역과 비교우위가 국내 경제를 발전시킨다’고 후발국에게 강요해왔다. 장하준은 ‘성적 대상화’가 문제일까 박경신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치적 목적의 상의 탈의는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는 여성의 권리이다. 음란물은 세 가지 요건으로 정의된다. 첫째 노골적인 성적 노출, 둘째 성적 도덕의 위반, 셋째 ‘하등’의 사상적·사회적 가치의 부재이다. 공연음란죄는 현장성이 가중시키는 공격성 또는 흥분성 때문에 이 기준이 조금 더 낮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정치적 목적의 상의 탈의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니 세 번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음란물이 될 수 없다.그렇다면 성적 목적의 상의 탈의는 어떨까? 예를 들어 미국 패션잡지 〈배너티 페어〉에 실린 엠마 왓슨의 박경신의 주장 “난 드루킹 형사처벌 반댈세” 박경신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네이버 기사에 드루킹이 댓글을 많이 달거나 추천을 많이 해 댓글 순위를 조작했다며 형사처벌을 한다고 한다. ‘여론 조작’이라는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어뷰징은 회의 시간에 확성기를 이용해 크게 떠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묻히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니, 나쁜 일은 맞다. 네이버 같은 실명제 사이트에서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를 차용해 댓글을 달면 여러 사람 의견처럼 비친다.그런데 회의 시간에 큰 소리를 내거나 여러 사람이 말한 것처럼 했다고 형사처벌을 한다? 담벼락에 여러 사람이 낙서한 판결문 공개를 허하라 박경신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과는 무엇인가? 사과의 정체성은 다른 것과의 차이에서 현출된다. 사과 혼자 존재할 수 없고 ‘사과성’이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를 둘러싼 관계와 관계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도 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내가 교수로 강의하는 것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를 교수로 보고 들어주는 학생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내가 변호사로 활동하려면 내가 대리할 의뢰인이 필요하다. 내가 한국인이 된 것은 한국인이라는 어떤 특질이 내 안에 있어서가 아니다. 특정 지역에 정보를 통한 해방 혹은 속박 박경신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 R&D 챌린지’를 열었다. 뉴스 데이터 6000개 중에서 ‘가짜 뉴스’를 찾는 기술력을 평가해 우수 연구팀 3개 팀을 뽑아 연구비 15억원을 지원했다. 2위를 차지한 아이와즈팀 강장묵 교수(남서울대)는 “1년 동안 신문 기사 130만 건을 기계 학습하며 이룬 규칙 기반의 뉴스 기사 분석”을 성공 비결로 밝혔다.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가짜 뉴스는 인터넷 및 정보기술이 우리 삶을 파괴하는 방식 중 하나로 지적되었는데, 그 가짜 뉴스의 질곡을 바로 인터넷과 정보기술이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권리와 잊힐 권리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보는 누군가에게 해방의 도구로 인식된다. 누군가에게는 위협의 원인으로서 통제 대상으로도 인식된다. 정보의 공유나 검색은 그 자체가 표현의 자유에서 ‘표현’에 해당되는 행위이며 알권리의 행사이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시장경제를 영위한다. 정부, 기업, 일부 범죄자들에게 우리 삶이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이들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평등한 세상을 이룰 수 있다.그런데 내 의사에 반해 정부나 기업 또는 타인이 나에 대한 정보 등을 취득하거나 유통시킬 때 혹자들은 그것만으로도 사 개개인을 위해 공동체가 작동하고 있다는 믿음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억력은 변혁 이론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로 정확히 나뉘어 있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블랙리스트 등으로 편 가르기를 하면서 싫든 좋든 더 많은 사람들이 진보와 보수로 편이 갈렸다.노무현 정부 때로 돌아가보자. 노무현 정부에게 진보라는 수식어를 쓰기는 어려웠다. 아니 누구라도 스스로에게 진보·보수라는 라벨을 붙이는 것 자체가 겸연쩍었다. 지금의 범진보 세력은 노무현 정부 내내 분열되어 있었다. 당시 복잡한 사회문제에 대한 논의가 백가쟁명 식으로 이뤄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파도만 보지 말고 바다를 봐야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경쟁법의 목적은 경쟁을 보호하는 것이지, 경쟁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법언이 있다.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주류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이 명제가 우리나라의 경쟁법 및 그 집행체계 전반의 근저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는 상당히 다르다. 경쟁자, 특히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해달라는 것이다. 하도급,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달라는 것이다.” 그가 주류 공정거래법 해 ‘지연된 혁명’을 성공시키려면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987년 6월 항쟁이 승리로 끝난 뒤 그 승리를 명실상부하게 체화한 ‘국민의 정부’는 10년이 지난 1997년에야 들어섰다. 1987년 대선에서 6월 항쟁의 열기를 이어받은 김대중(평화민주당)·김영삼(통일민주당) 후보가 받은 득표율을 합치면 쿠데타 세력인 노태우(민주정의당) 후보보다 많았다. 하지만 야권 분열로 그해 선거에 패배했다. 10년 뒤 1997년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연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2017년 정권교체 역시 한국 역사에서 반복되는 ‘지연’ 현상의 하나다. 2012년 대선 전까지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바보야, 문제는 결국 ‘정치’야!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책은 경제 서적이라기보다는 정치 서적이다. 어떻게 정치가 자본가들에 의해 왜곡되어왔으며 정치는 다시 불평등을 고착해왔는가를 풍부한 사례와 함께 웅변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통찰은 시장경제 속에서 민주주의를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저자의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사회적 약속이 무너지고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가 깨지면, 사람들은 정치에 환멸감을 느끼거나, 이탈하거나, 그보다 더 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정치 시스템을 자기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조종하고자 하는 부유층은 이런 결과를 환영한다(238쪽).” 결국, 투표에 참 ‘이 마트’들이 대형마트가 아니라고?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12월12일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장석조(사진))는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 동대문구청·성동구청이 관할 구역의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 영업시간 제한을 둔 조례가 위법하다는 판단이었다. 2012년 각 지자체는 대형마트는 오전 0시부터 8시까지 문을 닫고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대형마트들은 이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걸었다.1심 재판부는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근로자의 건강권, 대형마트와 중소 유통업 상생 발전 등 공익 달성의 필 신자유주의 담론은 이제 그만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책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즈음해 그에 대한 평가를 배경으로 새로운 변혁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이다.신자유주의는 시장과 국가가 균형을 이루고 있던 케인스주의 및 사회민주주의하 자본주의 국가들이 동유럽권의 몰락과 함께 경쟁체제가 없어지자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사회복지를 해체했던 흐름을 지칭하는 정치 사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안타깝게도 신자유주의 흐름을 걱정할 정도로 의미 있는 사회복지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2009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신자유주의 반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태안은 말한다 “추가보상의정서에 즉시 가입하라” 박경신 (고려대 교수·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삼성중공업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200일이 훌쩍 지났다. 지금 국민의 관심은 온통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가 있다. 그런데 태안 사고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서로 닮은꼴이라는 점을 깨닫는 이는 별로 없는 듯하다.이명박 정부가 수출 기업의 미국 시장 확보를 위해 성급하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것은, 2005년 노무현 정부가 국내 정유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IOPC(국제유류오염보상기구)의 보상 한도를 높이는 ‘추가보상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은’ 것과 같다.이 의정서에 가입했다면 우리나라 정유사가 매년 분담금을 수억 삼성 딱 걸렸다? 중과실 입증 가능 박경신 (고려대 교수, 법과대학) 검찰은 태안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예인선단 선장 3명과 삼성중공업을 업무상 과실 및 해양오염방지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상법 746조는 ‘선주 자신이··· 손해 발생의 염려를 인식하면서 무모하게 한 작위 또는 부작위에 의한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논란이 되는 삼성 측의 ‘중과실’ 여부가 이 조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다.국내외 판례에 비추어 삼성중공업 예인선단의 행위가 법적으로 ‘무모하다’는 점에서는 전문가도 대체로 동의한다. 풍랑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자기 무게의 수십 배가 넘는 크레인을 철사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