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도 재난은 가장 약한 곳을 망가뜨렸다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3월25일(현지 시각) 기준 확진자는 2510명, 사망자는 42명이다.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입원환자 중에서도 중증 환자 우선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스웨덴 보건 당국은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겐 검사 대신 자가격리를 권하고 있다.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경미한 증상이 보여 2주간 자가격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말 겨울방학이 끝나고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에 스키 여행을 갔던 가 말뫼의 기적 뒤 ‘말뫼의 눈물’ 흐른다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는 한국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한국 언론은 말뫼를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 도시’ ‘이노베이션 도시’ ‘앵커 도시’ ‘도시재생 모델’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한 첨단 도시’라고 화려하게 조명한다.말뫼는 스웨덴 조선업의 중심지였다. 1870년 설립되어 조선업을 이끌었던 코쿰스 조선소가 1987년 문을 닫았다. 말뫼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3만여 명이 실직했다. 2002년 코쿰스 조선소 15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단돈 1달러에 한국 현대중공업에 팔렸다. 말뫼 시민들은 떠나는 크레인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스웨덴 “육류 대용품이 아니다 이 고기는 신세계다”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의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한국 면(Korean noodles)’이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을 SNS로 접했다. 궁금해진 나는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사보았다. 간편식 용기에 담긴 냉동식품은 비건 대체육(代替肉) 코너에 있었다. 콩을 주재료로 만들었다는 대체육 조림이 쌀국수 위에 얹혀 있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지 않는 면과 간장소스, 향신료 범벅이었다. 베트남이나 멕시코 요리에 쓰는 ‘코리안더(고수)’가 이 제품에도 들어 있다. 나는 스웨덴 회사가 이 코리안더를 일부러 ‘코리안’으로 이름 붙인 상술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스웨덴을 울린 한국 입양인의 사연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 국영 라디오의 〈여름 이야기〉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여름이면 스웨덴 사람들이 “라디오에서 그 이야기 들었어?”라고 말할 정도다. 스웨덴 명절 중 하나인 하지절이 끝나자마자 여름 내내 매일 오후 1시, 1시간30분짜리 사연이 방송된다. 연예인, 문화 예술인, 정치인 등 주로 유명인들 사연이 소개되는데, 마이너리티(소수자) 목소리를 공론화해 토론하기도 한다. 청취자 사연도 ‘예선’을 걸쳐 전파를 탄다. 올해는 일반인 약 450명의 사연이 올라왔다. 청취자들이 투표를 했고 최종 8개 사연이 선정되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마들레인 스웨덴 공교육은 어떻게 무너졌나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 국립 예테보리 대학교 교육대학 초등교육과를 다니는 로버트 카스포 씨(40)와 암리트 질 씨(31)는 최근 인턴십(교생실습)을 다녀왔다.카스포 씨는 늦깎이 학생이다. 교육 현장 경험이 풍부한 그는 교장을 맡으려 하는데 그러려면 자격증(관련 학위)이 필요했다. 카스포 씨가 실습을 나간 A학교의 교육 환경은 그가 재직했던 학교보다 훨씬 열악했다. 학생들에게 간식으로 비스킷만 주는 등 부실하게 운영되었다.질 씨는 IT 프로그래머를 그만두고 교사직에 도전했다. 그는 A학교와 사회경제적 환경이 비교적 비슷한 B학교에 배치받았다. B학교 예테보리 시가 성소수자 위원회를 만든 까닭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지난해부터 예테보리 대학 예술학교에서 평등정책 관련 보고서 작업에 연구보조로 참여했다. 또 사회예술 과목 강의를 동료 예술가와 함께 맡아 진행했다. 수강생은 순수미술·사진·영화과 학부생들이었다. 신설 강좌인 데다 필자와 동료 둘 다 처음 스웨덴 대학생들 앞에 섰다. 강의 진행 내내 도전받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학기가 지난 후 돌이켜보면 호칭 때문에 가장 진땀을 흘린 듯하다. 수강생 중 한 명이 우리가 부르는 호칭에 대해 매번 지적하며 수정을 요구했다.스웨덴어에는 삼인칭 대명사에 ‘그(Han·남성)’와 ‘그녀(Hon·여성 쉴 새 없이 울린 한국 학자의 휴대전화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필자는 학회 행사 때문에 예테보리를 방문한 가브리엘 욘손 교수를 만났는데, 이날은 운 좋게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었다. 그는 스톡홀름 대학의 한국학과 교수로 스웨덴에서 대표적인 한국 전문가로 통한다. 한국 언론에도 자주 나온다. 남북 정상회담 전날인 4월26일(현지 시각) 욘손 교수는 스웨덴 TT뉴스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자리에 초대되는 사람, 만찬 음식, 심지어 가구 배치와 선택, 미술 작품까지 모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빈틈없이 신고 체계 간소화 익명으로 신고도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영화감독 한나 스쾰드는 2015년 〈Granny’s Dancing on the table〉(한국에서는 〈에이니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2016년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 상영)라는 작품을 연출했다. 영화에는 산골에 고립되어 사는 아버지와 어린 소녀 에이니가 등장한다. 아버지는 딸에게 폭력을 일삼는다. 소녀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에게 힘이 되어줄 할머니를 상상한다. 소녀는 아버지가 왜 폭력적이고 가학적인지 그 이유를 유추해 나간다. 감독은 영화에서 잔혹한 폭력 장면을 배우들의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했다. 이유가 있다. 감독 자신 북유럽 박물관에 제주 해녀 뜨다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스웨덴에 건너와 이민자로 10여 년간 살았다. 한국 사고방식은 새로운 환경이나 체계와 부딪쳤다. 신박물관학을 공부할 때도 그랬다. 박물관 전시를 보며, 원주민과 다른 시선에서 유럽 박물관이 구축해온 프레임과 담론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었다. 2014년과 2016년 ‘스텐 베리만과 나’라는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스웨덴 출신인 스텐 베리만은 유명한 조류학자이자 탐험가였다. 그는 주로 이국적인 장소를 여행하고 책을 썼으며 강의도 했다. 1937년 그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를 출간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국 학교는 장애 학생을 거부할 수 없다 스웨덴·고민정 통신원 지난 3월 김수미씨(가명)는 스웨덴 예테보리 시 근교 파틸레 코뮨의 공립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어린이집의 한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증을 겪고 있는 만 4세 아이였다. 이 아이는 비장애 어린이와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는 다른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종일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을 반복했다. 잠깐이라도 교사가 자리를 비우면 손이 문에 끼는 등 사고가 일어났다. 늘 교사 한 명이 전담하다시피 살펴야 했다. 동료 교사들의 제안으로 김 복지국가 스웨덴이 키운 ‘공부하는 시민’ 스웨덴·고민정 통신원 지난 6월 말, 스웨덴 예테보리 시의 한 사무실에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아랍어로 운동을 의미한다는 ‘하라캇(Harakat)’ 강좌를 듣기 위해서였다. 탈식민주의와 인종차별주의를 토론하기 위해 신설된 시민 강좌였다. 무슬림 복장을 한 강사들은 현직 초·중등학교 교사들이었다. 이들은 “스웨덴 문화계의 권력 구조를 비판하고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인종차별주의적 시선에 대해 토론하는 공간을 마련하려 했다”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스무 명 남짓한 참가자들은 주로 문화예술인으로, 스웨덴의 주류 백인이 아니라 입양인·이민자 2세이거나 필자처럼 “오늘 동성애가 와서 아프니 결근합니다” 스웨덴·고민정 (자유기고가) 스웨덴 하면 복지국가를 떠올린다. 그래서 성 소수자들 인권도 일찍이 보장되었을 것으로 여긴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1979년까지만 해도 스웨덴 정부는 동성애를 질병으로 분류했다.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성 소수자 인권운동가들이 나섰다. 이들은 정부의 보건 담당 시설을 점거하는 투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연대 투쟁에 나섰다. 예를 들면 운동가들과 시민들은 직장에 전화를 걸어 “오늘 동성애 감정을 더 느껴요. 아프니 결근합니다”라며 동성애를 이유로 병가를 냈다. 병가 제도를 역이용한 것이다. 동성애가 병리학적으로 질병으로 분류되어 스웨덴 ‘난민 전쟁’, 그 이후 스웨덴·고민정 (자유기고가) 스웨덴 하면 난민에게 우호적인 나라로 인식된다. 그러나 2015년 스웨덴 사회는 ‘난민 전쟁’을 치르며 상황이 달라졌다. 2015년에만 약 16만3000명이 스웨덴에 난민 신청을 했다. 그해 9월에서 12월까지 3개월 동안 난민 11만4000명이 이 나라 국경을 넘어왔다. 이 가운데 3만5000명이 부모 없이 들어온 청소년이었다.스웨덴은 난민에 관용적인 사회였지만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사회적 비용에 대한 해법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 사이 국경 검색을 강화하는 법이 발효되었다. 솅겐 조약에 따라 유럽 케이팝 콘서트 가니? 우리는 기획하는데 스웨덴·고민정 (자유기고가) 지난 10월29일 토요일 오후, 스웨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예테보리 중심가에 있는 뢰스카 디자인 미술관에는 케이팝 댄스음악이 크게 울려 퍼졌다. 평소라면 관람객이 많지 않은 미술관인데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연을 펼친 청소년들은 외모 때문에 한국 부모를 둔 청소년으로 비쳤다. 하지만 모두 부모가 동남아시아 출신이었다. 이들은 더듬더듬 한국어로 인사를 했고 먼 나라 한국을 동경했다. 또래끼리 공연하는 데 익숙한 이 학생들은 처음에는 다양한 관객층에 다소 긴장했다. 이내 케이팝 댄스 퍼포먼 스웨덴 복지모델은 이민자도 포용할까 예테보리·고민정 (자유기고가) 스웨덴은 정의롭고 평등한 이미지의 복지국가로 통한다. 이주민 통합정책에 대해 다문화 사회 통합 성과를 7개 영역, 4개 하위지수로 구성한 이민자통합정책지수(Migrant Integration Policy Index:MIPEX) 결과를 보면 스웨덴은 조사 대상 38개 국가 중에서 1위를 차지한다. 이뿐이 아니다. 유엔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6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0위를 차지했다.스웨덴 하면, 남녀 양성평등과 민주주의가 매우 고도로 구현된 복지사회, 타 문화에 가장 관대한 사회, 난민을 유럽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