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관두고 소도시 마트 사장으로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서울에서 정유회사에 잘 다니다가 전북 군산으로 내려가 마트를 창업한 김경욱씨가 쓴 책을 읽었다(〈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 김경욱, 왓어북 펴냄). 그는 ‘안정적인 김 과장의 삶을 즐기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에 열려 있는 삶’을 살고 싶어 마트를 창업했다고 한다.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투자를 받는 화려함 대신, 성과를 직접 볼 수 있고 확실히 프로페셔널로 성장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소도시 마트 사장이 되기로 한 그의 결심이 무척 진지해 보였다.이 책의 주요 독자는 아마도 퇴사를 고민하는 예비 창업자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왜 노동 밖에서의 삶 누리고 계십니까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2020년은 모두의 인생에서 처음 맞는 새로운 해이지만, 사실 우리는 2019년, 2018년 이즈음과 마찬가지로 살고 있을 것이다. 항상 1월에는 새해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맞추어 뭔가를 해보려고 허둥지둥 사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를테면, 누군가는 일주일에 적어도 두어 번은 헬스장에 간다는 따위의 계획에 맞게 벌써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시작했을지 모른다. 이미 굳어진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끌고, 나태와 관성에 맞서 싸우고 있는 모습 역시 작년 이맘때와 같지 않은가.이와 달리 우리를 강제하는 작업장, 회사에서는 우리 스스로를 채 선배는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었을까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얼마 전 직장 선배를 만났다. 11년 만이었다. 내가 로스쿨에 다니던 시절 그의 급작스러운 퇴사 소식을 듣고 놀랐다. 그는 나와 달리 대기업 회사 생활에 최적화한 인간형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선배가 적어도 상무 승진 정도는 할 줄 알았다. 명문 사립대 ROTC 장교 출신인 선배는 상사들을 성실하게 따르며 후배들을 부드럽게 ‘갈굴’ 줄 아는 유능한 사원이었다. 말하자면, 성골 출신의 견실한 대기업 사원의 표본이었다고나 할까.그런 그가 중도 퇴사와 동시에 머나먼 외국으로 이민까지 결심했다니 놀랄밖에. 우리가 차례로 그만두었던 그 회 고시생 시계와 근무시간 차감 제도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내가 ‘고시생 시계’를 처음 접한 것은 로스쿨에 다닐 때였다. 나보다 성실하게 학습하던 동료들이 사용하던 그것은 항상 책상 위에 놓여 있었는데, 사용법은 매우 단순했다. 일종의 시계 겸용 스톱워치인데,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면서 버튼을 누르고 자리를 벗어날 때면 다시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침에 출근해 밤에 퇴근할 때까지 하루의 순공부량이 계산된다.고시생 시계를 사용해 ‘하루 8시간’ 공부량을 매일같이 채운다면 떨어질 시험이 없다는 속설이 있었다. 아침 9시에 출근해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휴게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저 ‘축구 노동자’ 호날두의 ‘추가 노동’ 거부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지난 7월26일 서울에서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팀 간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이 스포츠 이벤트는 경기 내용이 아니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해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한국 언론은 분노를 터뜨리며 그의 ‘노쇼’가 축구 팬들을 우롱하고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과연 그런가?호날두는 한국에 오기 닷새 전인 7월21일 싱가포르에서 토트넘과 63분간 경기를 치렀고, 7월24일 중국 난징에서 인터밀란 전에 풀타임으로 출전했다. 이틀 뒤 7월26일 예정된 서울에서의 경기가 아시아 투어로 준비된 세 번째 경기였다. 비행 맥주병으로 내 머리를 가볍게 때린 과장님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내가 ㄷ 과장에게 맥주병으로 맞은 사건은 입사 3년 차에 일어났는데, 팀 회식에서 2차로 찾은 맥줏집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부하로서 충성을 맹세하는 척하며 호기롭게 술을 마시고, 세련된 아부와 함께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술자리는 그날도 다르지 않았다. 농담 사이사이 업무상 부하가 가져야 할 태도를 얘기했던 것 같다. ‘직장 생활, 일 잘하는 것보다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 이런 말이 오가다가 내가 별 반응이 없자, ㄷ 과장이 웃으면서 “이 자식아, 좀 잘해라” 하며 맥주병으로 가볍게 내 머리를 때렸다.평소라면 “과장님, 열심히 하겠습 슬기로운 연차휴가 사용법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점심시간에 식당에 조금이라도 빨리 체킹하면 개인 평가점수 감점’ ‘점심시간 외엔 양치하지 마라’ ‘컴퓨터 본체는 아래로 내려 내가 모니터를 볼 수 있게 하라’ 등등. 어떤 기업 임원이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근무 수칙이다. 뉴스로 나올 만큼 화제가 되었지만, 실제 회사에서 ‘소시오패스’ 상사의 일상적 업무 지시에 비추어보면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적어도 하루 여덟 시간 동안 회사에 대한 종속을 노동계약을 통해 자발적으로 약속한 노동자는, 인권 침해적이거나 굴욕적인 어떤 지시에도 일단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회사를 안녕하세요 저는 ‘불평 사원’입니다만 양지훈 (변호사·〈회사 그만두는 법〉 저자) 최근 한 대기업의 내부 인사관리 문건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되었다. 해당 문서는, 사내에서 업무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저성과자’를 선별하고 관리할 것을 계획했다. 저성과자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부여한 후 강력한 피드백을 주어 자발적 퇴직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문제는 회사가 단순히 저성과자만을 관리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보통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사원이더라도 회사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자들을 별도로 분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문건에는 이들을 ‘blamer’라고 표현하고 있다).저성과자란 일반적으로 ‘직무수행 능력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