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만든 인플레? 기업이윤 주도 ‘탐욕 인플레’!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2021년 말 영국 〈가디언〉에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단적 주장이 실렸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이사벨라 웨버 교수의 칼럼이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려면, 미국이 2차 대전 당시 실시했던 것과 같은 ‘전략적 가격통제’가 필요하다고 썼다. 아니면, 기업들이 가격인상으로 이윤 급등을 계속 누리도록 놔두든지.이 글이 발표된 후 많은 경제학자들이 역사가 보여주듯 가격통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웨버 교수를 비판했다. 진보적 거시경제학자 크루그먼까지 “나는 자유시장 광신자는 아니지만, 그건 매우 멍청한 아이디어”라는 그래픽카드만 있으면 나도 AI를 만든다고? 김응창 (SK텔레콤 MLOps 테크팀 매니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컴퓨터에서 화면 표시를 담당하는 부품이다. 보통 중앙처리장치(CPU)가 GPU 기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꼭 따로 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몇백만 원짜리 비싼 GPU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3차원 그래픽 게임을 고화질로 실감나게 즐기기 위해서다.3차원 그래픽 성능은 커다란 행렬에 대한 계산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런 행렬 계산이 필요한 곳이 또 있는데, 바로 인공지능(AI) 학습과 추론이다. 가정용 GPU로도 상당한 수준의 AI 연산이 가능하다. 이런 점을 이용해 이미지 생성 A 한국 대학 경제학과에서 ‘경제발전론’은 왜 사라졌을까 김정주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초빙교수) 어느새 한국의 대학 거의 대부분 경제학과에서 ‘경제발전론’이란 과목이 사라져버렸다. 경제발전론뿐 아니라 이른바 ‘주류’인 신고전학파 이외의 다양한 경제학 강좌들(경제학설사, 경제사, 정치경제학, 경제체제론 등)이 모두 말살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경향은 국립대학보다는 사립대학 경제학과의 경우가 훨씬 심하다. 그러나 신고전학파만으로 경제적 현상을 해석하고 유효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어도 될까? 따져보면, 신고전학파는 현실적·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몇몇 경직된 가정에 기초해 인간의 모든 문제를 수학적 방정식의 해를 어떤 사람을 작가로 정의할 수 있는가? 강홍구 (사진가) 얼마 전 미술계의 주목을 끈 재판 결과가 나왔다. 대중가수 조영남씨가 조수 두 명에게 대신 그리게 한 화투 소재 작품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판매한 사건이다. 검찰은 조영남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결과는 무죄였다. 대법원은 작품을 산 사람들이 ‘조영남씨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유통되는 그림을 매입했으므로, 조수들이 그렸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지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또한 조수가 그렸다는 사실이 구매자에게 꼭 필요한 중요 정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사기 혐의는 무죄라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미술작품에 대한 평가는 위작 5000년 지나도 똑같은 앵글 속 권력의 규칙 강홍구 (사진가)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독사진’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찍은 사진을 의미한다. 사진 찍는 일이 특별하고 비싸던 시절,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사진을 찍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던 셈이다. 필름 한 장이 구성하는 ‘사각형 프레임’의 공간과 시간을 독점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사람의 이미지를 사진 프레임 같은 특정한 공간에 배치하는 일은 권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공간을 점유하는 정도, 크기, 위치에 따라 그 사람이 갖는 권력의 크기를 보여준다. 이는 한 사람 이상이 모여 찍는 모든 단체사진에 적용된다. 가족사진, 졸업 모든 사진이 연출한 대로만 소비될까? 강홍구 (사진가) 정치인을 찍는 사진기자들 사이에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셔터를 누를 땐 안 보이지만 인화하면 틀림없이 나오는’ 인물이 있다. 기자들의 카메라는 권력의 중심인 사람을 겨냥하기 마련이다. 촬영된 사진에는 권력자 외에도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이 들어간다. 주변 인물들 처지에서는 그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자신과 권력자의 친분 관계를 과시할 수 있으며 언론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권력자를 찍는 현장에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눈치와 몸이 재빠른 누군가만이 ‘셔터를 누를 땐 안 보이지만 인화하면 틀림없이 나 〈월간조선 뉴스룸〉은 왜 저 사진을 썼을까 강홍구 (사진가) 사람들은 사진이 진실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사실을 담고 있다고 믿는다. 사진은 과학적 원리에 의해 빛을 기록하는 기계장치니까. 사진에 대한 믿음엔 과학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깔려 있다.그러나 사진은 거짓말을 하기에 아주 효율적인 매체이기도 하다. 그 방식으로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그야말로 가짜 사진이다. 이 사진과 저 사진을 따 붙여 사실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사람들은 이런 사진들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그대로 수용하기도 한다.사진을 다른 맥락 속에 교묘하게 끼워넣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사기꾼과 정치가는 유명 인사, 연예인 김부겸 후보 사진이 화살처럼 내게 꽂혔다 강홍구 (사진가) 사진계에 널리 쓰이는 말 가운데 롤랑 바르트가 처음 사용한 푼크툼(punctum)이라는 용어가 있다. 어원은 라틴어로 ‘바늘로 찌르다’라는 뜻인데 사진을 읽는 한 방법 혹은 시각을 말한다. 푼크툼과 상대를 이루는 말은 스투디움(studium)이다. 스투디움은 사진에 관한 일반적인 해석 또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뜻한다. 반면 푼크툼은 일반적인 사진의 정보가 아니라 한 개인의 특수한 관점과 마주쳐 일어나는 예외적인 경험을 말한다. 스투디움은 사진이 가진 일반적인 정보이고, 푼크툼은 사진을 보다가 우연히 갑자기 느끼는 경우가 선거 벽보 사진도 점점 변해간다 강홍구 (사진가) 4년마다 돌아오는 국회의원 선거를 대표하는 신호 가운데 하나는 선거 벽보이다. 지금은 SNS 등 유권자에게 후보를 알릴 방법이 많다. 예전에는 선거 벽보가 후보자와 소속 정당, 경력과 공약 등을 알리는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수단이었다. 커다랗게 인쇄된 얼굴 사진과 정치 구호가 결합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했다.필자에게는 초등학교 시절인 1967년 5월 치러진 제6대 대통령 선거 벽보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통틀어 80가구 정도가 살았던 작은 섬마을 돌담 벽에 줄줄이 붙어 있던 선거 벽보는 주위 풍경과 전혀 어울리 윤석열의 저 표정 혹시 연기는 아닐까 강홍구 (사진가) 사람들 대부분은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면 경계심을 갖기 마련이다. 자신도 모르게 포즈를 취하거나 거부한다. 포즈를 취하는 것은 여러 연구자들이 지적하듯 일종의 연기이자 가장이다. 심지어 이를 사진적 죽음의 순간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사진을 찍는 순간은 본래의 자기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남는 것은 연기된 자아 혹은 가장의 순간이다.연예인들은 그런 포즈에 익숙해서 늘 연기를 한다. 그렇지 않은 순간을 찍기 위해 파파라치들이 활동한다. 정치인이나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권력자, 재력가 등 저명인사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다 시각은 사진 덕분에 감각의 최상위에 섰다 강홍구 (사진가) 코로나19가 ‘폭격기’처럼 찾아왔다. 중국에서 시작되어 세계로 퍼졌고 한국에서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창궐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의 얼굴도 공개되었다. 코로나19는 태양의 코로나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신형이라고 한다.인간은 눈으로 바이러스를 볼 수 없다. 바이러스가 사진 이미지로 만들어지려면 당연히 전자현미경을 거쳐야 한다. 전자파와 자기렌즈,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현미경은 망원경이 그렇듯 인간의 시각을 확장시키는 도구다. 인간은 망원경으로 우주의 머나먼 곳을 보고, 전자현미경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셔터를 누른들 쓰레기가 없어지랴마는 강홍구 (사진가)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을 돌며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된다. 1000개가 넘는 섬을 다 돌아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다. 무인도를 제외하고 유인도만 한 번씩 가보려 해도 그마저 쉽지 않다. 여러 해 동안 다니다 보니 변화가 눈에 띈다. 섬에 다리가 새로 놓이고,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태양광발전 설비가 염전에 들어선다.가거도의 거대한 방파제는 태풍에 몇 번째 부서졌고, 만재도·홍도·흑산도를 비롯한 남쪽 섬에는 철새들이 죽어 바닷가에 나뒹굴기도 한다. 많은 변화 가운데 바닷가에 쌓이는 쓰레기가 가장 가슴 아프다. 특히 플 국가가 원하는 사진의 규격 강홍구 (사진가) 영구 미제로 남을 것 같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특정되어 잡힌 지 꽤 되었다. 무기징역으로 수감 중인 이춘재가 범인이었고, 여죄가 많다는 것도 드러났다. 그가 저지른 사건을 뒤집어쓴 윤 아무개씨의 억울한 사연도 알려졌다. 윤씨는 누명을 벗기 위해 재심을 청구했다.이춘재의 과거 사진과 몽타주, 현재 사진도 공개되었다. 언론은 이 과정에서 그의 과거 사진과 몽타주가 닮았다고 보도했다. 이춘재가 이렇게 닮은 얼굴인데도 당시 수사망을 벗어난 것은 국과수의 방사성 동위원소 감별법과 혈액형 감정 결과 때문이라고도 했다. 즉 과학적 검사 인간이 세워놓은 북한산 흉물 강홍구 (사진가) 사는 곳이 북한산 근처라 자주 그곳을 오른다. 북한산은 큰 산이어서 많은 봉우리가 있고 여러 해를 다녔어도 가보지 못한 길이 많다. 누구나 인정하듯이 서울 근처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어느 봉우리에나 올라 전경을 보고 있으면 미세먼지에 휩싸인 서울이 부풀어 오른 거대한 공갈빵 같기도 하다.북한산에는 가볼 만한 장소가 많다. 숙종 때 완성되었다는 북한산성의 성문과 암문이 일단 둘러볼 만하다. 한 번도 써먹지 못한 그 성곽과 건물을 쌓고 짓기 위해 백성들은 피, 땀, 눈물을 흘리며 무거운 돌을 다듬고 날랐을 것이다. 위정자 표절인지 참조인지 아무튼 낯 뜨겁다 강홍구 (사진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 우연히 한 지자체의 축제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녹색 바탕에 문자와 드로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드로잉이 어쩐지 낯익다. 몸매가 뚱뚱한 남녀 관광객이 뭔가를 쳐다보고 있는 자세인데 틀림없이 누군가의 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하이퍼리얼리즘 조각가로 유명한 두에인 핸슨의 작품인 듯싶었다. 이상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역시 두에인 핸슨이 맞았다. 물론 조각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고 선으로 형태만 따왔다.핸슨은 실제 사람의 몸에 석고를 발라 떠낸 다음 주조한 조각에 채색하고, 실제 옷을 입힌다. 가구 등 소 권력은 낙엽과 같아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강홍구 (사진가) 3년 전쯤에 찍은 사진 한 장을 꺼내 본다. 촬영 날짜를 확인하니 2016년 11월19일. 촛불집회가 열렸던 서울 광화문 근처 아스팔트 바닥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이 흩어져 있고, ‘박근혜 퇴진’이라는 글귀가 찍힌 노란색 전단 한 장이 떨어져 있다. 낙엽 같다.사진은 디지털카메라의 파노라마 모드로 찍었다. 초점을 맞춘 다음 셔터를 누르고 카메라를 회전시키면 자동으로 파노라마 사진이 만들어지는 기능이다. 완벽한 파노라마 사진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다.파노라마라는 말은 요즘에는 대개 가로로 긴 사진이나 영상 비율, 또는 구 캐릭터가 된 ‘조국의 뒷모습’ 강홍구 (사진가) 9월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초역에서 내렸다. 7번 출구는 사람이 많아 1·2번 출구를 이용하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다. 역 구내에도 사람이 많아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역 밖으로 나가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었고,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 행태에 반발해 검찰개혁을 요구하기 위해 나온 이들도 있었다.2016년 탄핵 촛불집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때보다 더 절박하고 분노에 차 있었다고 할까? 선출되지 않은 검찰 권력의 앤디 워홀 뺨치는 돈 광고 전단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한국의 길거리만큼 광고가 많은 곳을 거의 본 적이 없다. 홍콩에 비견해도 별로 뒤지지 않아 보인다. 건물과 하늘과 길바닥에도 명함 크기 광고 전단이 지천으로 깔린 나라는 별로 많지 않다.길바닥에 깔린 명함 크기 광고 전단은 대개 두 종류다. 하나는 성매매 광고로 의심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대부업 광고 전단이다. 이들을 언젠가 작업에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중 눈에 띄는 광고 전단을 모아 보관 중이다.성매매로 의심되는 마사지 광고 전단은 대개 일본이나 다른 나라 젊은 여성들 사진을 차용했다. 대부업 광고 전단은 더 다양하 반일, 극일, 노 아베 구호에 담긴 현대사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일부러 일본 대사관 앞을 갔다. 재건축 공사를 한다는 일본 대사관은 높다란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평화의 소녀상’은 더위 속에도 숄을 걸쳤고 꽃다발이 발밑에 놓여 있다. 누군가가 보여준 정서적 교감이었다. 작품의 심미성과 상관없이 이 조각상만큼 대중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작품은 근래에 드물다. 소녀상 옆에는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단식 농성 천막이 있고, 한 젊은 정당인은 ‘노 아베’ 팻말을 들고 서 있다.노 아베 팻말을 보니 자동으로 ‘반일’ ‘극일’ 구호가 떠올랐다. 반일은 일본에 반대한다는 뜻인데 무엇을 반대한다는 것일까? 아마도 서울 한가운데에 이런 공터가 있다니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한국일보사 건물에서 취미 화가 지망생들을 가르치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건물인데 강의실이 9층인지 10층인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창문으로 옛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가 보였다. 미국식 건물이 커다란 나무들과 녹지 사이에 서 있고, 높은 돌담이 사방을 둘러치고 있었다. 어쩐지 치외법권 지역을 느끼게 하는 광경이었다.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은 가끔 그곳의 풍경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넓이 3만6642㎡에 달하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의 이 땅은 조선 시대에는 경복궁 바깥 숲 정원인 송현(松峴)이었다 더보기